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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띤떵훈 Feb 03. 2019

멈출 수 없는 이북 구매




 이북 구매를 시작한 이래 상당한 양의 책을 구매했다. 나는 R사 유저다. R사는 매달 1~3일에 특별 이벤트를 한다. 바로 적립금 두 배 지급 행사다. 일전에 충전한 돈을 거의 소진한 참이었다. 충전액이 크면 클 수록 혜택도 커진다. 어제 10만 원을 충전했다. 한동안은 결제할 때 신용 카드 찾지 않아도 된다. 서점 갈 필요없이 버튼 한 번에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다. 이번 글에서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이북을 이용하는지 정리할 계획이다.



책 덕후들은 책장에 책이 세력을 넓히는 것을 보며 뿌듯해한다. 우리 집은 공간이 한정적이다. 나는 대안으로 온라인 서재에 꽂힌 전자 책을 보며 같은 감정을 느낀다. 손으로 만질 수 없지만, 확실한 성취감을 제공한다. 하이퍼리얼리즘의 시대다. 0과1으로 구성된 그래픽이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것은 분명히 존재하는 온전한 나의 소유물이다. 이런 감각을 통해 전자책에 애정을 쏟을 수 있다. 전자책의 장점은 공간을 점유하지 않는다는 사실 이외에도 있다. 바로 비용이다. 저렴하다. 일반적으로 10~30% 할인 혜택을 받는다. 



현물 책을 안 읽는 것은 아니다. 도서관과 아내의 책장을 이용한다. 호주 도서관엔 한국책이 많이 없다. 수량이 한정적이다 보니 원하는 책을 발견할 확률은 낮다. 현물책을 고를 때는 적당히 타협한다. 여기서 찾을 수 없는, 정말 보고픈 책은 이북으로 구한다. '여기서 찾을 수 없는, 정말 보고픈 책'이 생각보다 많았다. 8개월 동안 113 권을 구매했다. 



책 구매 패턴을 크게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할인, 무료, 대여 제품군 - 큰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심지어 무료인 경우도 있다. 이런 책은 관심이 없어도 결제하고 본다.



2. 고전 - 가장 주된 소비 군이다. 인생 전반을 돌아볼 때, 나의 독서는 균형감이 떨어졌다. 무협 소설과 인간관계론, 화술, 일본 소설, 투자 서적들이 주였다. 글쓰기를 제1의 취미로 격상 시킨 이후로 글에 무게를 싣고자 했다. 철학을 필두로 다양한 사상가들의 이론서와 작품성을 인정받는 소설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레퍼런스 되는 작품들을 읽은 후에 대체로 권위를 납득할 수 있었다. 성공 확률이 높고, 남는 게 많고, 지적 허영 채우기에 적합하다. 큰 맥락을 알면 잔가지를 파악하기 쉬워지는 원리다. 고전 한 편엔 잔바리 몇 권의 영양가가 있다. 



3. 발제 도서- 2주에 한 번씩 구매한다. 독서모임은 나의 삶의 활력소다. 의식적으로 독서 폭을 넓히려고 고전을 읽지만, 그 안에서도 내 취향이 영향을 끼친다. 폭넓은 독서를 원할 때 독서모임이 제격이다. 다만 내가 발제할 때는 철학 서적과 고전 서적을 고른다. 




고전 위주의 독서를 하고 있다. 못 읽은 책이 많다. 00 추천 필독서 목록, 문학사 클래식 명저 시리즈 등을 보면 읽은 책은 20%가 되지 않는다. 덕분에 이북 명작 묶음 판매를 할 때 손해보는 기분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어제는 세 번 입천장에서 이빨을 툭툭 치는 그 이름, 롤리타와 더불어 만들어진 신을 구매했다. 만들어진 신과 이기적 유전자를 사이에 놓고 아주 짧게 고민했다. 진화론보다 종교학에 더 관심이 가므로 만들어진 신을 골랐다. 어지간한 책은 이북 사이트가 구비하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간혹 읽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한 책이 있지만 (자유론 논어 군주론 라캉 주석서 등의 이론서가 특히 그렇다) 최소한 큰 그림을 이해할 수는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물리는 지점이 있다. 고전 도장 깨기를 진행해가며 이해도가 커질 것이다. 또한 할인 서적과 발제 도서의 구매를 병행해 현재 사람들이 관심있어 하는 책을 접할 수도 있다. 여기에 이북은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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