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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띤떵훈 Mar 24. 2019

마름을 거부하는 미스코리아!



시대의 조류에 휩쓸려 유튜브를 본다. 함께 한 시간이 늘면 구독하는 채널 수도 는다. 그중 아시안 보스가 있다. 아시안 보스는 다양한 컨텐츠를 다룬다. 아시아 국가 소외 계층의 오늘을 르포 형식으로 다루거나, 특정 안건 관련 시민들에게 설문조사를 하거나, 유명인을 초대해 인터뷰를 한다. 오늘 아침 본 것은 특집 인터뷰다. 미스 코리아 김수민 씨가 인터뷰이다. 자극적인 제목이 흥미를 유발한다. Meet the controversial winner of Miss Korea 2018. 무엇이 논란이란 말인가?


그녀는 예뻤다. 당연하겠지만. 영어를 유창하게 했다. 미국 소재의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했단다. 덕분에 영어 인터뷰에서 막힘 없이 본인 생각을 전달했다. 그 인터뷰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그녀가 미인대회에 출전한 계기는 새로운 도전과 이력서에 채울 경력 추가를 위해서다. 그녀는 미스코리아가 됐다. 이런저런 미디어에 나와 목소리를 내고 자원봉사를 통해 주최가 요구하는 이미지를 만든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미인대회는 대중과 멀어졌다. 여성인권과 미디어의 압제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는 판국에 동화될 수 없는 이벤트다.  한국인 미녀 선발대회는 힘겹게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공중파는 대중의 시선을 의식해 2002년부터 미스코리아 본선을 다루지 않는다. 몇십 년 전과 양상이 다르다. 그 예로 줄어든 지원자 수가 있다. 2018년 기준 지원자는 80명. 80명이라는 인력 풀에서 한국의 미를 대변할 이가 존재하리라 믿기 어렵다. 시의성이 포함된 미의식을 갖고 있다면 미인 대회에 참여할 수 없다. 결국 본질이 결여된 이들만 참가하게 된다. 정리한다. 미스코리아는 대표성이 없다.


주최인 한국일보는 당선자를 밀어준다. 종편 방송국을 소유하지 않은 그들의 지원 미약하다. 한국일보 지면이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몇 가지 방송과 인터뷰를 물어다 준다. 아시안 보스 참여도 그 일환이었을까. 그럼에도 대중의 시선은 좀처럼 닿지 않는다.  


아시안 보스의 인터뷰를 보면 미스코리아가 시의성과 만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인에게도 그 편이 이익이다. 대회의 권위가 올라야 본인의 가치도 오른다. 80명 대표가 아닌 한국의 대표가 되기 위함이다.


  김수민 씨는 대회 참여 이전엔 미인대회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지만 당선 후에는 이런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본인의 당선이 가진 의미를 역설했다. 본인은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편으로, 본인의 당선은 대회가 가진 다양한 미의 기준을 상징한다고 한다. 본인의 당선을 통해 여성들에게 씌워진 억압을 풀겠다는 당찬 포부가 느껴졌다. 미디어는 지속적으로 마름의 아름다움을 세뇌시켰지만, 자신은 그 기준에 반발했고 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이제 여성 인권과 미스코리아의 접점이 생겼다. 불편한 시선을 버려도 된다고 권유한다. 그녀의 몸무게는 58kg이다. 키는 173cm다.


처음 영상을 클릭하기 전에 가졌던 의문이 여기서 풀린다. 2018 미스코리아 당선자를 향한 논란이란 그녀의 무거운 몸무게다. 인터뷰 전반에 걸쳐 본인의 몸무게를 향한 대중의 비난과 조롱이 어느 정도이며, 본인과 가족들이 받는 피해를 언급한다. 


인터뷰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편집과 인터뷰어의 생각이 반영된 영상의 주장은 이렇다. 미디어의 세뇌에 맞선 통통녀! 저는 키 173cm에 몸무게가 무려 58kg입니다. 참가자 중 가장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이었죠. 저의 당선은 마름에 대한 반기입니다. 그녀의 몸무 언론 플레이를 본 소비자에겐 다른 억압 요소가 생긴다. -173/58도 비난 받는 사회- 키가 173cm인 세계 미인대회 수상자들의 몸무게는 그녀와 비슷하다. 이미 현시대가 인정하는 미인의 키 대비 체중의 스탠더드다. 구태여 여기에 통통한 저도 해냈습니다는 내러티브를 넣을 필요가 없다. 미디어의 마름 찬양을 강화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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