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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띤떵훈 Oct 17. 2019

사소함의 위대함

책 '아주 작은 반복의 힘'




 리디 셀렉트는 한달에 책 한 권 이상을 읽는 독자에게 훌륭한 서비스다. 나는 한달에 한 권 이상을 읽는다. 계산해보니 22일 동안 26권 읽었다. 리디 셀렉트는 내게 훌륭한 서비스다. 오늘은 아주 작은 반복의 힘이란 책을 읽었다. UCLA 심리학 교수가 쓴 책이다. 뇌과학에 토대를 두고 있고, 납득할만한 근거를 제시했다. 분량은 짧았으나 얻은 게 많은 독서였다. 재미도 있었고,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지식도 얻었다.



내용을 정리하자면, 인간의 뇌는 3 층으로 구성된다. 간뇌 중뇌 대뇌피질. 중뇌의 편도체는 방어 반응을 한다. 일상적이지 않은 행위를 하거나 다른 환경에 마주할 때 두려움을 생성한다. 긴 인류 역사에서 자연히 생겨난 종족보존 욕구의 발현이다. 안전한 곳에 머물러 씨앗을 안전히 퍼트리는 목적을 갖고 있다. 호랑이 만나 죽을 위험 없는 21세기에도 그 기능은 유효하다. 방어 반응은 인간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원인이다. 새로운 시도, 도전 등을 극도로 싫어하는 친구다. 이 친구를 어르고 달래기 위해선 사소한 목표가 필요하다. 너무 사소해서 방어 반응이 반응하지 않을 정도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그런 사소한 목표와 성취가 무슨 역할을 하겠냐 반문할 테지만, 사소함은 위대함의 씨앗이 된다. 한 번에 일어나는 혁명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런 혁명은 달성하기 어렵다. 변화의 크기만큼 두려움의 크기가 커진다. 두려움이 커지면 대뇌피질의 기능이 저하된다. 대뇌피질은 모든 창의적 행위를 관장하는 뇌 부위다. 도식화한다.


큰 목표 - 두려움 - 대뇌피질 기능 저하 - 실패

작은 목표 - 두려움 우회 - 대뇌피질 기능 유지 - 성공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스몰 스텝이다. 작은 성취를 말하는 단어다. 스몰 스텝을 반복하면 중뇌는 더 이상 존재 유지에 방해되는 것으로 행위를 규정하지 않는다. 습관을 들이면 유지가 더 쉬워진다. 노력한다는 생각조차 안 할 만큼 쉬운 계획이 큰일을 해낸다.



상대의 행위를 개선하고 싶을 때도 도움이 된다. 상대에게 스몰 스텝을 제안한다. 스몰 스텝의 장점은 달성하기 쉽다는 점과, 성취감을 준다는 점, 그리고 어떻게서든 차이를 요구하는 뇌의 기대를 충족시킨다는 점이다. 작은 성공이 쌓이면 자신을 긍정하게 된다. 긍정할 때 창의성이나 의욕이나 생산성이 증대된다. 긍정의 사슬이다. 상대가 스몰 스텝을 실행하길 원할 때, 명령보다 질문이 효과적이다. 질문이 사소하면 사소할수록 상대가 느끼는 부담은 줄고, 그에 따라 성취도는 오른다. 예를 들자면 군것질을 많이 해서 다이어트에 계속 실패하는 상대를 돕고 싶다. 상대에게 권유할 적절한 스몰 스텝은 무엇일까?



1. 앞으로 초콜릿이 들어간 음식은 먹지 말자

2. 앞으로 초콜릿 먹을 일이 있을 때 원래 먹으려던 양의 절반만 먹자

3. 앞으로 초콜릿 먹을 일이 있을 때 1/3만 먹자

4. 앞으로 초콜릿 먹을 일이 있을 때 한 입만 남기자. 나머지는 다 먹자.


정답은 4다. 이렇게 노력이라는 말 자체가 민망한 정도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달성을 실패하는 게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의 목표를 설정하면 된다. 더 좋은 방법은 상대가 직접 스몰 스텝을 만들게 질문하는 것이다.


초콜릿 섭취 줄이는 가장 쉽고 사소한 행동이 있을까?



스몰 스텝에 보상이 따르면 금상첨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보상이 거창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보상 자체가 목표가 돼서 자극과 창의성이 억제된다. 크고 화려한 상일 수록 내재적 동기를 위축시킨다. 적절한 보상은 돈을 쓰지 않고 그 자리에서 당장 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작은 격려. 초콜릿 한 입을 남겼다면 이렇게 말한다. '이번에도 계획을 달성했군. 멋져. 역시 나야.'



워싱턴 대학 존 가트만 심리학과 교수가 실험했다. 준비된 아파트에 몇 커플을 하루 동안 살게 하고 그들의 대화 패턴을 분석한 것이다. 그들이 사용하는 대화 방식을 토대로 4년 내에 커플이 이혼할 확률을 예측했다. 93%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 실험에서 그는 긍정적 상호 작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5번의 긍정적 코멘트와 1번의 부정적 코멘트가 이상적이라고 한다. 긍정적 코멘트를 할 때 상대가 나에게 이로운 행위를 할 때만 한정하면 안 된다. 행위 없이 칭찬할 지점을 찾아야 한다. 하나의 인격체로 상대가 사랑받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 여기서도 스몰 스텝을 사용할 수 있다. 하루에 하나씩 상대의 좋은 점 말하기. 칭찬에 인색한 이들에게 이것도 어렵다면 하루에 한 번 짜증 안 내기 정도로 수정할 수 있다.



사소함이 큰 변화를 불러오리라. 내게 이 책의 의의는 자기를 더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데에 있다. 사소한 성취, 사소한 행복, 사소한 변화가 무조건 큰 변화를 불러온다고 확언할 수 없다. 당위는 아니다. 항상 사소함에 머무를 가능성도 물론 있다. 확신하는 것은 큰 변화가 없더라도 스몰 스텝을 통해 더 행복하리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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