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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띤떵훈 Jul 06. 2020

돈과 취향에 관한 메모

 열흘 전에 JYP 주식을 샀다. 주식이 많이 올랐다. 일주일이 되던 지난 금요일 기준으로 25% 올랐다. 천만 원을 넣었고, 250 원의 수익이 생겼다. 그리고 오늘 jyp 주식은  올랐다. 300 원가량의 수익이 생겼다.  계산이 맞는다면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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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친구와 저녁을 먹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밋볼 파스타와 씨푸드 피자 라지 사이즈를 주문했다. 피자에 엔초비가 들어 있어 음미하지 못했다. 메뉴를 제대로 보지 못한  불찰이다. 보통 엔초비가 들어간 피자를 주문하지 않는다. 비린 맛이 강한데, 내가  비린 맛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방문한 곳은 비싼 식당이다. 나는 천민자본주의에 물든 인물이라 비싼 만큼의 만족감을 누리고 싶어 한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노동자의 아비투스는 버릴  없다. 노동자 아비투스는 내게 후회를 남긴다. 참고로 친구가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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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우리 집에서 도보 5 거리에 위치했다. 식사가 끝나고 친구를 데리고 귀가했다. 와이프가 저녁 약속으로 외출했기에 눈치  필요가 없었다. 친구에게 와인을 권했으나 운전해야 한다며 거절했다. 와인  잔은 문제없다고 말했으나 사람에 따라 알코올 해독력이 다르다는 사실을 근거로 재차 거절했다. 친구는 녹차를 마셨다. 나는 와인과 맥주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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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상대에 따라 대화 내용이 달라진다. 공통의 관심사 중요하다. 서로 즐거이 말할 주제를 다뤄야 모두 행복하다. 전날 만난 친구는 투자에 관심이 많다. 나도 그렇다. 서로의 투자처와 투자론, 투자금액, 목표 수익률을 공유했다.

친구의 투자 방법은 합리적이다. 겸손한 방식이기도 하다. 친구는 치과 의사라 고정 수입이 많은 편이다. 아버지가 대출 없이 현금 완납으로 집을 사준 덕에 집세를 내지도 않는다. 일반적으로 렌트비가 고정 지출에서 가장  파이를 차지한다. 많이 벌고 많이 나가는 구멍을 메꿨기에 그는  많은 돈을 시드머니로 융통할  있었다. 우선 합법적으로 절세할  있는 최대 금액을 매년 연금에 넣고, 나머지 돈을 전부 펀드에 넣는다. 본인이 시장을 지배할  없음, 시장을 예측할  없음을 깨닫고, 시장  자체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나는  방법이 현명하고 겸손하며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투자처는 시총 기준 상위 200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인덱스 펀드다. 나라가 망하지 않는  펀드가 망할 일은 없다. 다달이 넣는 금액과 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을 기준으로, 60살을 매도 시점으로, 예상 가치를 계산한 결과 천만 불이 넘는 돈이 된다고 전했다. 한국 돈으로 100억이 조금 넘는 돈이다. 나는 그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직장을 잃지 않는   금액 이상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달이 넣는 금액이  것이고, 연금 수익률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나는 친구와 투자 방식이 다르다. 인덱스 펀드가 아닌 직접 개별 회사 주식을 구매한다. 17 기업에 분산 투자를  상태다. 덕분에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친구에 비해 변동폭이  편이다.  변수만큼 수익률도 높다. 감정을 배제하고 투자법을 고수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최소화한다. 투자금의 90% 이상이 특정 공식에 따라 움직인다. 3 보유 후에 판매하는 중장기 투자법이다. 1 이내에 매도를 치는 단기 투자도 한다. 확실한 투자 이유가 있는 경우에 투자금의 10% 이하를 융통해서 넣는다. 열흘 전에  JYP 주식이 이에 속한다.

만일 주식시장에서 지난 3년간  연평균 수익률을 앞으로 29년간(만으로 30세가 되는 시점까지) 유지할  있다면 나는 60살에 435 원을 손에 쥐게 된다. 배당금으로 재투자하는  이외에 추가 자본 투자 없이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돈을  것으로 예상한다.  주식이 이례적으로 높은 성과를  것이며, 앞으로도 꾸준히  정도 수익률을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성과에 예상외의 호재가 작용한 점도 크다. 이를테면, 나는 17 기업에 자산을 균등하게 배분하지 않았다. 특정 기업에 몰아주기 식의 분배를 했다.  기업이 유별나게 좋은 성과를 얻었다. 몰아준 기업이 특별히 좋은 성과를  데엔 운이 크게 작용했다.  위기를   맞는 것을 전제로 다시 예상하면, 29 후의 자산 규모는 35 정도다.

435억과 35억은  차이가 있다. 다만 35억도 넉넉한 돈임을 부정할  없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더라도 말이다. 여기에 70 만기  받는 연금을 더하면   금액이 된다.  돈을 고정적으로 수익을 주는 안전자산으로 옮긴다면 은퇴 후에  문제 없이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투자에 관심 있는 친구를 만나면 본인의 투자를 돌아보는 기회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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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퍼

코로나 여파로 수익이 많이 줄었다. 일하는 시간도 마찬가지다. 호주 정부는 이런 영주권자, 시민권자의 경제 위기를 돕기 위해 매달 일정 금액의 보조금을 준다. 수입이 크게 줄어든 나도 보조금을 받는다.  키퍼라는 이름의 지원금으로  달에 3000불을 받는다. 이번 4월부터 받기 시작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지원금을 받을  있단다.  2.1 불로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1750 원이다.

 잃어버린 수입을 지원받는다. 나는 일을 반밖에  하고 전과 같은 돈을 받는다. 나보다  지원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들을 생각하면 죄책감이 든다. 지원금을  받으면 위기고, 받으면 죄책감이다.  딜레마에서 나는 죄책감을 택했다. 후에 호주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며 죄책감을 덜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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