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투자 서적이 한 입으로 말한다. 꾸준히 + 시장 수익을 상회하는 것은 = 어렵다. 미국 시장의 연평균 수익율은 8%, 코스피의 연평균 수익률은 8.9%다. 나는 4년 동안 투자했고, 매해 시장을 이겼다. 4년 수익율을 연 평균으로 나누면 30%다. 평년 25% 정도였으나, 2020년에 자산이 큰 폭으로 늘어 전체 평균을 올렸다.
투자한 경험이 없다면 수익률 30%의 대단함을 알기 어렵다. 특히나 하루에 50%씩 오르고 내리는 알트 코인 시장에 있는 사람에겐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복리의 마법이 효과를 발휘하면 자산은 엄청난 속도로 불어난다. 나는 2017년 3월에 주식을 시작했고, 4년하고 2개월이 지났다. 최초에 넣은 돈(시드머니)을 100 원이라 할 때, 4년 2개월 지난 지금 313원이 수중에 있다. 그러니까 연 30% 수익을 4년 2개월 동안 거두면 원금은 3배를 넘긴다. 시드머니보다 중요한 건 시간이다. 복리의 은총 아래 시간만 있다면 누구든 부자다.
위 두 문단을 보면 알겠지만, 내 자랑이다. 후에 걱정이 따를 예정이다. 일단은 성취를 만끽한다. 30%의 대단함을 논하기에 한 문단은 모자르다. 현실적인 가정이 필요하다. 대학 4년, 군대 2년, 휴학 1년, 취업 준비 1년을 포함해 28살부터 사회 생활을 시작한다. 중소기업에 취직해 초봉 3000을 받고, 2년동안 개처럼 모아서 3000만 원 정도 시드머니를 마련한다. 평균 수명을 고려할 때 서른은 늦지 않은 나이다. 30% 수익을 낸다면 추가 저축은 필요치 않다. 월급 받는 족족 플렉스로 잔고를 남기지 않는다. 30살에 3천만 원 들고 시작한 투자는 은퇴(60세) 전에 탕아를 부자로 만든다.
먼저 정리하고 넘어가자. 부자의 기준은 무엇인가? 2021년 잡코리아가 한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은 부자의 기준을 49억이라고 생각한단다. 49억? 현실감 없는 이들만 참여한 듯하다. 2019 고용노동부의 순자산 보유액 구간별 가구 분포가 더 합리적으로 들린다. 자산 10억 원 이상 가구(개인이 아니다)는 상위 6.8%다. 상위 6.8% 라면 부자 소리 듣기에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개인이라면 더더욱. 요컨대 한국에서 10억은 부자의 기준으로 충분하다.
30% 복리,
30살 3000만 원으로 시작
35살 1억 1천
40살 4억 1천
45살 15억 3천
43살에 10억을 돌파하고, 나머지 45살엔 15억을 돌파한다. 3천을 갖고 13년이면 부자가 된다. 복리의 마법은 거침없다. 기하급수란 수식은 복리를 위해 존재한다. 그 5년 뒤인 50살엔 55억을 넘긴다. 3천 만 원은 20년 뒤에 55억으로 거듭난다. 여기까지 온 김에 퇴직 나이인 60살에 얼마나 생기는지 확인하겠다. 785억이다. 30살에 마련한 시드머니 3천만 원은 30년 뒤에 785억이 된다.
연평균 30% 수익률은 대단하다.
이제부터 걱정 타임이다. 4년 평균 30% 수익은 터무니없다. 실력만으로 낼 수 없다. 운이 따랐다. 반도체 종목이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구성했다. 반도체는 2020 대상승 렐리의 주역이다. 업종의 대대적 호황을 분석한 게 아니다. 살 때 가장 저평가 받던 산업이 반도체였기 때문이다. 싸게 산 건 맞지만 반도체 붐을 예측한 것은 아니다. 운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코로나 직후 막대한 유동성과 양적완화를 예측하지도 않았다. 세계 경제가 파탄났다 판단했고, 손절을 고려했다. 누군가 적극적으로 매도를 설득했다면 넘어갔을 수 있다. 주위에 그런 사람 없었다. 팔지 않은 것도 어찌보면 운이다.
현재 시장은 고평가다. 십 년치 성장을 몇 개월만에 해버렸다. 펀더멘탈은 나빠졌는데 주가는 올랐다. 부화뇌동파의 돈으로 가득찼다. 마지막 지푸라기 하나가 시장을 무너트릴 수 있다. 위기를 대비하고 있다. 코스피 인버스 etf, 시장 대폭락에 그나마 자유로운 한국전력, 금리 상승이 호재인 금융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완충제를 깔아놓았다. 그럼에도 코스피 지수가 2천으로 돌아간다면 나도 잃는다. 덜 잃는 거지 안 잃진 않는다. 이례적 성장은 이례적 하락의 존재 근거다. 뭐 실패 성장 엄마 그런 거.
현금의 재발견에서 저자 손다이크는 주제파악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30%는 주제에 맞는 수익률이 아니다. 능력에 한참 벗어난 수치다. 뱁새가 황새 걸음 몇 번 따라했다. 분수에 맞지 않는 목표는 불쾌한 미래행 티켓이다. 찾아와준 행운엔 감사하되, 내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언제 올지 모르는 하락을 근거로 시장을 벗어날 순 없다. 시장 예측은 능력 범위 밖이다.
마지막 문단이다. 정리하면 지난 4년엔 운이 따랐다. 불쑥 찾아온 행운처럼 불행도 찾아올 것이다. 운을 실력이라 착각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원칙을 고수하면 깡통 찰 일 없다. 시간은 내 편이다. 잃지만 않으면 된다. 잃지 않기 위해 주제 파악은 필수다. 투자 실수는 과욕에서 기인한다. 굳이 운이 온다면 막을 생각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