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어른들이 모인 자리면 그들의 대화에서 입 버릇 처럼 나오는 말이 있었다.
"먹고 사는게, 제일 힘든기라"
어린 시절의 나는,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때가 되면 차려지는 밥상에 숟가락을 들고 그저 먹기만 하면 되는 일들이, 왜 그리 어려운 일인지 알 수 가 없었다. 시간이 흘러 제 앞가림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그제서야 그들이 속해 있는 세상에 처음 발을 내딛였을때,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내가 먹고 자란 밥상이 내 부모의 피땀어린 것들이라는 것을. 내 부모의 그늘막에 자라 먹고 사는 것이 세상 힘든줄 몰랐음을.
언제나 커다란 산 같던 그들의 어깨가 점차 굽이 지고, 머리에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할때, 그들의 작디작던 동산이 그들의 봄을 먹고 자라 푸르른 산이 되어 세상의 거센 바람을 마주 했을때, 작았던 동산은 그들의 품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그제야 알았다.
책상 머리에 앉아 공부할때가 호시절이라는 그들의 말이 꼭 나를 놀리는 것만 같아 짜증만 내던 어린시절. 옥수수 마냥 알알들이 굳은 심지가 박혀 있는 그들의 손을 한번이라도 꼭 잡아 주었더라면, 해뜨기 전 나가 해가 늬엿늬엿 지어서야 돌아오던 그들을 한번이라도 꼭 안아 주었더라면, 잔잔한 그릇마냥 좁아 터진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