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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 Nov 17. 2020

색다른 도전이었던 코로나검사, 검사의 날


  근래에 몸을 혹사시켰던지 어젯밤부터 콧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 내몸의 상태는 콧물, 기침, 설사, 인후통이 다. 즉, 코로나의심증상이다. 열은 37도. 출근을 해야하나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직업특성상 대체인력은 없다. 정부에서는 아프면 출근하지 말랬는데.. 윗분께 전화를 드리니 출근해서 급한 일을 처리하고 아무도 만나지 말고 바로 조퇴하라고 하신다. 



  출근해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 조퇴했다. 소심한 나 고민이 된다. 바로 집에 가서 쉬기만하면 되나..?  고열은 없어도 염려되는 부분이 있어 1339에 전화했다. 보건소로 전화를 하라고 한다. 보건소에 전화했더니 염려대로 직군상 고열이 아니어도 코로나검사를 하라고 한다. 선별진료소 ㄱㄱ 



의사샘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정도로는 검사안받는다는 눈치. 그래도 어쩌겠어. 지침상 코로나검사받아야한다는데. 검사 받겠어요. 어흑 코로나검사. 끔찍했다. 코를 마구 입안을 마구 휘젖는다. 안내문을 받는다. 오전 검사면 오후 6시쯤 결과가 나온단다.


코로나 검사 결과 통지 안내문


고열도 안났고, 가벼운 감기라 생각했기에 처음에는 편안했다. 그런데 이게 뭔일인가. 나꿍이 유치원에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고 하니 큰일난 것처럼 원장님에게서 전화가 온다. 결과 공유부탁 전화다. 까꿍이 영어학원과 피아노학원도 안 보내야 될 것 같아 학원에도 전화를 했다. 직장에도 전화를 했다. 어휴. 내 주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갑자기 코로나 전시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까꿍이가 집에 왔을 때다. 내가 코로나 검사를 했다니 아이가 싹 변한다.




갑자기 마스크를 쓰고 손을 가리고 사회적거리두기를 시작한다. 화장실도 정해주고, 내가 다닐수있는 길을 알려준다. 나꿍이에게도 엄마주변에 가면 안되고,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수칙을 알려준다. 예를 들자면 나랑 손 한번 잡았으니 30초동안 비누로 씻어야한다는.. 억울했다. 병원에서 안해도 된다는걸 굳이 우겨서 했는데 집에서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할말은 없다. 자가격리의 기본을 까꿍이는 철저히 지킬 뿐이니까. 

  거리두기를 집안에서 하려니 죽을 맛이다. 우리 세명의 편안함을 위해 난 화장실이 딸린 안방으로 피신한다. 노트북과 일할 거리를 잔뜩 갖고 방으로 간다. 


  안방에서 5시간을 있었다. 문제는 말이다. 혼자서 있으니 머릿속이 점점 복잡해졌다. 코로나 양성이 되면 어쩌지. 아이들은 어쩌지. 직장일은 어쩌지. 아이아빠까지 양성이면 아이들은 어쩌지. 검사받는 것이 진짜 최악이던데 어쩌지. 생각은 점점 더 심각해진다. 격리시설로 가게될때는 뭘들고가야되지. 책은 꼭 갖고가야겠다. 아이들 핸드폰마다 스카이프는 깔아두고 가야겠다. 등등등등



6시. 째깍째깍. 드디어 검사결과가 나오기로 한 시각이다. 

6시 1분 째깍째깍. 음성이면 문자로 양성이면 전화가 온다던데 양성이라 전화가 안오나. 소심쟁이 걱정이 격해진다. 

6시 2분 째깍째깍.이제 속이 안 좋다. 토할 것 같다. 마음속으로 이미 양성인 사람이 되었다.

6시 3분 째깍째깍. 남편에게 카톡이 온다. 연락왔냐고. 난받은게 없는데. 손이 차가워져온다.

6시 4분 째깍째깍. 핸드폰을 신경질적으로 껐다켰다한다. 

6시 5분 째깍째깍 아. 진짜 걱정쟁이고 소심쟁이구나. 스스로 주눅이 든다.

6시 6분 째깍째깍. 아 진짜 전화오려고 하나. 양성인가. 나 단순한 감기인데.



그때 온 메시지


세상을 다시 얻은 것 같다. 음성이다! 지침상 코로나 검사 받은건데, 양성을 체험한 것 같다. 나꿍이 유치원도, 직장에도, 영어학원, 피아노학원에도 모두 음성이라는 것을 자랑했다. 나 말고도 코로나 검사를 받으시는 분들이 오늘도 엄청 많았다. 검사받은 분들은 다 나같은 하루를 보내셨겠지? 얼른 코로나가 좋아지길 바란다. 이런 불안감이 더이상 없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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