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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 Nov 17. 2020

앞으로 1년만 더 산다면.. 그러기 싫다!


앞으로 1년밖에 살 수 없다면 무엇을 꼭 하고 싶습니까?
어떤 소원을 꼭 이루고 싶은가?


근데.. 지금요? 지금부터 1년이요? 아이들이 이제 7,9세인데요? 아이들 키운다고 한참 빛날 10년을 살고 이제 슬슬 혼자 날라가기 연습중인데 1년만 더 산다고요? 속상하고 억울하고 슬픈 일이지만 만약 1년만 더 산다면 받아들여야하겠지. 죽을 준비를 찬찬히 해야한다.



1. 아이들

내가 살 날이 1년만 남았다고 하니 제일 걱정인 게 아이들이다. 아빠랑 둘이 살거나 새엄마가 오거나 할머니와 살거나.. 최악의 경우 보육원같은 곳에도 갈수있겠지.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들이 사랑받을 수 있도록 아이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게 습관을 제대로 들여줘야 한다. 


♤ 지금도 식사 후 양치가 안해서 매일 시키는데 습관을 들여줘야겠다. 

♤ 외출 후 옷정리, 가방정리를 잘하게 해야겠다.

♤ 샤워 후 수건 입었던 옷 정리를 잘하게 해야겠다. 

♤ 스스로 공부할수있게 계획을 세우고 지키는 것을 알려줘야겠다.

♤ 나꿍이가 바로 앉아서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야겠다.

♤ 저녁먹고 난 이후에는 독서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어 독서가 아이들의 양식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지금껏 우리 아이들은 바쁜 엄마와 함께 살다보니 아침에 옷은 스스로 골라서 스스로 입고 나온다. 다행인 일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습관이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남은 1년동안 하늘만큼 땅만큼 엄마가 사랑하는 것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엄마와의 추억이 평생 기억할 수 있을만큼. 굳이 좋은 장소가 아니더라도 따뜻한 말, 스킨쉽만으로도 아이들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 남편 

남편은 나와 함께 살면서 없어진 스킬이 많다. 내가 없어도 남편이 잘 살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 세탁기, 건조기, 커피머신 돌리는 방법 가르쳐주기

♤ 인터넷 쇼핑하는 방법(10년째 인터넷 쇼핑 해본적이 없다), 영화 예매방법 가르쳐주기

♤ 은행, 보험 알려주기


하지만 굳이 내가 안 가르쳐도 스스로도 깨칠 수 있을 것이다. 그보다 마음이 중요하다. 남편은 내가 몸이 안 좋다는 것을 알고 결혼했다. 매년 병원진료를 받아야 하고, 약을 먹어야 하는 나의 상태를 알고도 나와 결혼해준 고마운 사람이다. 결혼 후에도 별난 임신과 출산을 두번이나 거치고 맹장수술도 하고, 발가락까지 부러져서 옆에서 고생을 왕창 했다. 오래도록 같이 재미있게 살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시간을 견뎌냈을 것인데 1년 남았다니. 미안함이 앞선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우리는 둘이서만 여행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아이들이 크면 둘이서 많이 여행다니기로 했는데 1년후에는 내가 없으니까, 이번에는 어른들께 아이들을 맡기고 둘이서 여행을 다녀와야겠다.



3. 그 외 가족들

몸 약한 딸 때문에 너무 고생하셨다고.........................

양가 어른 모두께 감사했다고, 감사했다고, 감사했다고....................... 사랑한다고. 

나 없는 남편과 아이들을 잘 부탁드린다고............



아이들이 어려서 그런지 남겨질 사람들에 대한 걱정이 먼저 앞선다. 그래도 제일 소중한 건 나다. 



4. 나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라는 말이 있다. 지금껏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아왔지만 1년밖에 남지 않았으니 내가 못다한 것을 하고 싶다.  하고 싶었던 것들을 먼저 정리해본다.


20대 : 원월드티켓을 끊어 세계여행 하는 것. 

30대 : 캠핑카를 배에 실어 러시아까지 가지고 가고, 그때부터 캠핑카 세계여행


다른 것도 하고 싶은게 많아서 유럽 캠핑카 여행을 해야겠다. 남편, 아이들과의 뜻깊은 추억도 될 것이다.  그리고 직업때문에 명의에 막혀 하고 싶은 것들을 많이 못했었는데, 당장에 그만두고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좀 저질러봐야겠다. 만약 잘되면 아이들과 남편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1년 후에 이 세상과 바이바이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억울하다. 지금부터 운동도 더 열심히 하고 술도 덜 마시고 스트레스 관리도 잘해야겠다. 그리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하고 싶은 것도 더 열심히 용기를 가지고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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