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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 Nov 18. 2020

행복이란

© kalvisuals, 출처 Unsplash

  오늘은 특별한 아침이다. 눈을 뜨니 1시 20분. 11시에 잤으니 2시간 20분 잔 셈이다. 6시간 후면 출근도 해야하는데 신난다. 거실로 살금살금 걸어가서 살짝 불을 켠다. 보고 싶었던 책을 꺼내든다. 메모를 하며 열심히 책을 본다. 가끔씩 컴퓨터가 필요할 때면 컴퓨터도 켜서 찾아보기도 한다. 어느덧 4시. 이제는 책보는 재미보다 출근 걱정이 앞선다. 다시 침대에 눕는다. 5시 50분 기상.

   일상적인 기상시각은 5시다. 기본적으로 아침형 인간이다. 눈이 번쩍 떠진다. 나 혼자만 깨어 있을 때에는 늘어지고, 외롭기도 했었다. 하지만 카톡방을 알고 난 이후에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카톡방 사람들은 5시에 너도나도 좋은 아침이라고 인사한다. 나만 깨어있는 시간이 아니다. 우리집에서만 나만 깨어있는 시간이며, 온전히 나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퇴근 후 저녁 하기 전에는 운동을 30분동안 한다. 아이들이 시간 체크 담당이다. 아이들은 기가 막히게 운동을 했는지 안했는지 체크하며,  몇 분을 더 했는지, 덜했는지 알려준다. 운동은 나에게 다이어트와 건강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밤에 야식과 맥주 한잔 할 수 있는 좋은 핑계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아이들이 잠자기 시작하면 난 두가지 선택의 기로에 선다. 남편과 함께 맥주 한잔하며 그날의 일에 대해 얘기를 할 것인가, 책을 읽을 것인가. 전자는 남편과 오붓하게 맥주와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어 좋고, 후자는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을 읽게 되어 좋다. 그저 좋다.

   아이들이 조금 크고 난 이후의 일상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면서 나에게도 시간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다보니 단 1분의 시간도 할애할 수 없었던 얼마전과 비하면 지금은 시간부자다. 왜 그렇게 사냐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다. 힘들지 않냐, 지치지 않냐, 도와줄까..

  하지만 난 지금이 더할나위없이 좋다. 물론 지치고 힘들때도 많다. 그때마다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점점 더 발전하는 나의 모습 덕분이었다.  만약 24시간이 온전히 나를 위해서만 쓸 수 있다면 지금처럼 시간을 쪼개서 살 수 있었을까? 이 질문은 아마도 '일주일이 모두 일요일이라면 일주일 모두 행복할까?' 와 같은 질문일 것이다. 시간이 귀하니까 더욱 아껴서 쓰게 되었고, 집중하게 쓰게 되었고, 이것은 곧 나에게 발전을 가져왔다.

  나에게 행복이란? 지금의 나를 만들어온 나의 시간이고, 미래 발전하는 나의 시간 그 자체다. 찬란한 오늘을 갖게 된 어제가, 그리고 찬란한 어제를 갖게 된 그제가 하루하루가 소중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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