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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 Sep 02. 2022

노력해도 상황이 변하지 않으면 이제는 내가 변해야할 때

© dimjees, 출처 Unsplash




무엇이 나를 상담센터로 이끌었을까. 

겉으로 보이는 사유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

그 속에 감춰진 진짜 내가 힘들었던 이유는 


'내가 노력해도, 아무리 노력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있고, 그것을 끊임없이 받아들여야하는 상황, 결국 그것으로부터 시작된 무기력'


이었다. 그로부터 시작된 무기력은 생활 전반으로 퍼져 모든 일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한없이 힘들기만 한 상황을 만들고야 말았다.



상담센터까지 가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과연 내 상태가 심리상담을 받을 만큼 힘든 일인가. 내가 그냥 받아들이면 안되는가. 내가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인가. 내 자신이 부족해서, 내 마음이 못되먹어 힘든 거지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일도 아닐수도 있는데.

등등 별의별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몇 회기 진행된 상담으로 내가 알게 된 것은

            난 지금 힘든 것이 맞다. 비록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일이 아닐 수 있어도 내가 힘들면 힘든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잣대로 나를 판단하지 말고 나의 잣대로 나를 판단해야한다.          

            화가 나는 일은 말로 표출해야만 풀린다. 마음 속에 넣어두고 있는 것은 나를 갉아먹는 일이고, 내가 참는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세상에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도 많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다.           



내가 살아왔던 환경, 내가 받아들이는 마음, 생각하는 방법 등이 모두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내가 가엽기도 했다.


다른 사람보다 성공에 대한 역치가 한없이 높아 같은 일을 성공하더라도 만족도가 낮으니 우울해질 수 있는 가능성은 훨씬 많았고, 그렇게 난 오랫동안 살아온 것이다. 그렇게밖에 만족할 수 없었나. 나를 더 칭찬하고 사랑해줄 수는 없었나.


이 몇 번의 상담으로

내가 변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오랜 글쓰기를 통해서도 알고 있었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나의 깊은 속마음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큰 치유가 있다는 것. 

그것으로 이번 여름, 조금은 치유받았다는 것.



상담로 인한 것인지, 스스로 어차피 변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대처하는 방법을 나도 모르게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인지

8월 말부터 힘든 상황에 대한 대처방법이 달라졌다.

생각보다 괜.찮.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았는데 

상대방은 비록 내가 변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지언정

이렇게만 해도 괜찮다는 것을 내가 변함으로 배웠다.



상대방을 지키고,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나를 지키는 거다.

상반기 내내 상황을 변화시키려고 수도없이 노력해봤다.

변화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무기력까지 생겼었다.

상황이 변하지 않으니 이제는 내가 달라져, 나를 보호하는 것이 내가 해야할 일이라는 것이다.



벌써 9월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어떻게 펼쳐질지 무섭기도 하다.

오히려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두려워하지 말고, 유연하게, 나를 변화하며 어떻게 잘 보내봐야겠다. 

그것이 지금 내가 최선을 다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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