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환경주의:'그린'으로 포장한 기업의 실체가 알려준 이야기들
“누텔라를 먹는 것을 중단해야 합니다.” 프랑스 환경부 장관 세골렌 르와얄이 2015년 6월 페레로에서 생산하는 ‘누스 누가크림’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했을 때, 언론에서는 대대적으로 반응했다. 빵에 발라 먹는 누텔라에는 어마어마한 종려유가 들어가 있으며, 이런 제품을 만들기 위해 숲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틀 후, 이 여성 장관은 사과하며 보이콧을 거둬들였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그린’, ‘친환경’,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이 대세다. 전기차, 친환경 제품, 유기농 식품, 재활용 상품 등이 사람들의 곁에 가까이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이 만드는 제품이 더욱 친환경적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환경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깐깐하게 친환경적인 제품을 고르고 있다. 하지만 과연 기업들이 만드는 제품들이 정말로 친환경적일까?
‘위장환경주의 : 그린으로 포장한 기업의 실체’에서는 자신들이 만드는 제품이 환경에 기여한다고 홍보하는 기업들의 이면을 꼬집고 있다. 많은 대기업들이 자신들의 이미지를 친환경적으로 포장하기 위해 홍보 비용에는 수십억 달러를 쓰면서, 실제로 환경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적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 실상은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가 없다.
최근 테슬라를 포함해서 전 세계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의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을 위해 전기를 운송하는 과정에서 많은 환경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는 면은 숨기고 있다. 몇 년 전 ‘그린 디젤’로 전 세계를 흔들었던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도 동일선상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대형 석유회사 BP(Beyond Petroleum)의 反환경적인 태도를 접했을 때 어이없음을 넘어 실소가 나올 지경이었다.
비단 석유회사, 화학제품 회사 등만이 환경을 파괴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가까운 네스프레소(Nespresso) 또한 환경 파괴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책에서는 언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네스프레소의 캡슐 커피가 환경을 오염시키는 데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책에서 상당 부분을 언급하고 있는 종려유 문제도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단 대기업의 행태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와 UN의 어정쩡한 태도도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가 없다. 反환경적인 대기업 관계자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부 기구에 포함시키거나 대기업에 의한 환경 파괴를 의도적으로 축소해서 보고하는 정부의 태도 또한 환경 파괴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넘어 대기업의 압력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정부는 사람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우리는 대형마트, 백화점, TV 광고 등에서 무수히 많은 친환경적인 제품을 접하면서 살고 있다. 나 또한 그런 상품을 위주로 일부러 구매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기업들의 이러한 태도를 접하고 한동안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부모님, 친구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기업들의 실상을 전하기도 하였다. 앞으로도 기업들의 이러한 행태는 계속 될 것이다. 유명 배우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면서 수십 억 달러를 쓰면서도 친환경적인 공장 건설에는 최소한의 투자를 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러한 기업의 행태를 알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친환경, 지속가능한 발전 등의 구호가 우리 주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요즘, 이 책을 읽는 동안 신선한 충격과 한편으로는 좌절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