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오브뷰 브랜드 조사를 위해 다음의 저작물들을 참고했음을 밝힙니다 : 유튜브 채널 원티트, 중앙일보, 롱블랙
포인트 오브 뷰는 ‘성수동의 줄 서는 문구점’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긴 줄을 기다려 들어가면 조각품인지 문구인지 헷갈리는 아름다운 디자인들의 연필, 자, 문진, 클립 등이 전시하듯 놓여 있는 매장을 만납니다. 이 신기하고 아름다운 문구점은 카페 자그마치, 오르에르 등 2014년부터 ‘성수동에 감각을 처음으로 들여놓기 시작한’ 김재원 대표이자 전 디자인과 교수가 만든 브랜드입니다. 오르에르 카페 한편에서 조그맣게 시작했다가 현재는 성수동에 180 평 3층 규모의 매장과 더현대서울 안 분점을 가지고 있는 작지만 강한 브랜드입니다.
Intro:
일단 이 표현이 빌려 온 말이라는 것부터 밝히고 시작해야겠다. 이 말은 세계 각국의 신선한 비즈니스를 소개하는 컨텐츠 서비스 시티호퍼스의 대표 김동진 님의 강연에서 주워왔는데, 비즈니스나 브랜드를 분석하다 보면 '애초에 기획이 잘 된 브랜드들은 제삼자가 그 의도를 파악하는 일도 쉽다’는 뜻이다. 포인트 오브 뷰를 리서치하면서 이 말이 다시 생각났다. 브랜드 기획자가 만든 브랜드답게 처음부터 아주 촘촘한 설계로 기획한 '인코딩을 잘 한' 브랜드에 딱 맞는 예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설계를 자랑하듯 열심히 여기저기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비교적 쉽다.
그래서 포인트 오브 뷰를 글감으로 삼으려고 했을 때 떠오른 제목은 이거였다. 브랜드를 만든 사람도, 클라이언트도 기획자라는 냄새가 폴폴 풍기는 브랜드.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탐구해 본 이후 드는 감상 한 줄은 ‘이토록 비상업적이고 예술적인 느낌이 드는 상업브랜드는 또 처음이네’였다. 이 표현은 찬사이자 부러움의 표현이기도 하고, 동시에 의구심이 담긴 것이기도 하다.
포인트 오브 뷰의 브랜드 설명을 살펴보면 굉장히 철학적이라는 인상이 든다. 브랜드의 소개라기엔 꽤 심오하고 조금 현학적인 표현들로 채워져 있다. 동시에 그렇다고 너무 허세 넘쳐 보이지는 않게 한마디 한마디를 정제하려고 한 노력도 보여 마치 예술품의 설명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아마 기획자는 이 브랜드 자체를 예술품과 같이 생각하며 만들었으리라.
포인트오브뷰 대표는 디자인과 교수이자 브랜드 기획자 겸 컨설턴트이다. 그는 예를 들어 연필에 대해 고민할 때면 '연필'을 구글링 한 결과 페이지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살펴본다고 한다. 무언가가 궁금해지면 끝까지 디깅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이 얘기를 들으면 누군가는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많은 좋은 브랜드와 좋은 기획, 아니 모든 좋은 창작물의 이면에는 이런 깊은 고민이 담겨있다. 그렇게 해야만 아무것도 모른 채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에게 ‘좋다’라는 느낌으로나마 겨우 닿을 수 있는 것 같다.
이토록 비상업적이고 예술적인 느낌이 드는 상업브랜드라니
브랜드 기획자로써 스몰브랜드를 조사할 때 사용해 보는 프레임워크가 있다. Brand Thinking Canvas 프레임이라는 건데, 포인트오브뷰는 이 프레임을 채워보는 과정이 굉장히 수월했다. 특히 '브랜드 본질' 영역에 있는 항목들이 어려움 없이 모두 채워지는 것을 보고 이 브랜드는 역시 기획자가 온전하게 (클라이언트의 방해를 받지 않고) 만들었구나' 하는 인상을 다시 한번 받았다.
포인트 오브 뷰를 들여다보다 보면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는다. '포인트 오브 뷰'라는 브랜드 명은 문자 그대로 '관점'이라는 뜻인데, 이를 브랜드 명으로 정한 이유는 '예술작품에는 모두 작가만의 관점이 들어가 있고, 일상의 영역에서도 창작의 순간에는 모두 각자의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두의 일상을 예술로 만들어줄 수 있는 도구로써 문구를 바라보고 있고, 이 예술이라는 키워드는 브랜드 전반에 흐르는 결을 결정한다. 브랜드의 심볼은 예술에서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 온 대표적 대상물을 선정해 '사과'로 정했고, 브랜드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는 판화가가 섬세하게 하나하나 그려낸 것 같은 톤을 유지한다. 브랜드의 말투도 전반적으로 문학적이고 차분해서 마치 시인의 문구점 같다는 인상을 준다.
매장에서는 사람들이 둘러보는 경험까지 디테일하게 설계하고자 하는 노력이 들어가 있다. 성수 매장은 3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층마다에 섬세한 컨셉이 존재한다. 1층은 ‘(창작의) TOOL', 2층은 '(창작의) Scene', 3층은 '(관점의) Archive'이다. 문구점을 층층이 올라가며 점점 더 깊은 관점을 발견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각 층마다 제품의 배치에서도 고객의 관점에서 순간들을 디테일하게 신경 쓴다. '노트를 둘러보다가 옆으로 돌아서는데 갑자기 유리구슬 오브제가 툭 튀어나와 호기심을 유발하게 하는' 예측할 수 없는 구성을 추구하며, 제품 하나하나의 위치에도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디테일을 추구하는 태도에 대해 포인트 오브 뷰 대표는 '대중의 눈에 만족을 주려면 60만 해도 잘한다고 생각한다고 하지만, 디자이너나 기획자로써는 100이 필요하다. 비즈니스 마인드로는 60을 하는 게 맞겠지만 그런데 우리가 추구하는 건 나머지 40의 차이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생각, 집착, 디테일들을 공감받는 것. 비즈니스 적으로 효율성은 낮아질지언정 그게 결국 팬덤이 될 수 있고, 나아가 매출이나 브랜드 가치 등으로 연결된다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래 이야기를 전개하기 전, 혹시라도 포인트 오브 뷰가 마치 대책 없는(?) 적자 브랜드처럼 잘못 보일까 죄송하다. 그런 의도로 작성된 것은 전혀 아니며, 필자는 포인트 오브 뷰의 실제 매출 현황에 대해 전혀 모름을 밝혀둡니다
앞서 찬사이기도 하고 의구심이기도 하다는 표현에서 의구심이 이제 등장한다. 나는 브랜드 기획자이지만, 동시에 나만의 브랜드 오너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사업가적인 입장도 항상 고민하게 된다. 성수동은 성동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고 있다지만, 그럼에도 포인트오브뷰가 3층을 야심 차게 오픈했을 때도 성수동은 한창 뜨고 있었다. 대표의 인터뷰에서 한 학생들이 “문진이라는 걸 돈 주고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삶일까”라는 얘기를 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고 한다. 그 자체로 흥미로운 에피소드이지만, 사실 한편으로는 그곳에 무언가를 사러 오는 사람들보다 줄 서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한다. 물론 부자는 생각보다 많고, 대중의 눈으로 이해되지 않아 보이는 곳들의 수익성은 대부분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 대단한 매출을 내어주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포인트 오브 뷰가 그러한 비즈니스 구조를 가지고 있다기엔 입지나 포지셔닝이 꽤 대중을 타겟하고 있다고 보여, 과연 수익성이 날까 싶은 쓸데없는 고민을 대신해보는 것이다.
실제로 포인트 오브 뷰의 성수 매장을 방문해 보면, 매장이라기보단 마치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는) 전시장 같은 목적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이런 생각을 나만 하는 건 아닐 테고, 포인트 오브 뷰는 대표의 포트폴리오가 목적인 브랜드라는 항간의 소문도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비용을 생각한다면, 실은 그 건물이 통째로 대표의 소유라는 비하인드를 알아야만 끄덕여지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그럼에도 내 페르소나의 80%인 기획자의 페르소나는 이런 브랜드의 존재를 계속 응원한다. 그래야 ‘매출 안 나오면 책임 질 거예요?’ (feat. Brand Directors 인터뷰 중)의 공격에서 언제나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는 슬픔이 조금이나마 나아질 테니.
예전에 친구가 너무 좋았다며 공유해 준 유튜브 영상이 하나 있었다. 그 영상은 한 스몰브랜드 대표의 인터뷰였고, 제목은 "초기엔 브랜딩 하지 마세요"였다. 매출이 나지도 않으면서 브랜딩에 집착하고 있는 건 잘못되었다는 내용이었는데, 대표의 경험담은 너무나 훌륭했지만 사실 이 영상을 보고 내가 친구에게 보낸 첫 답변은 "근데 나는 좀 불편해"였다.
첫 감상을 불편하다고 표현한 이유는 그분은 매출도 잘 내었지만, 사실 브랜딩도 초기부터 잘하고 있었던 걸로 보였다. 그리고 스몰브랜드에게는 (오히려 대기업 브랜드보다 더욱) 둘 다 중요하다고 본다. 그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왼발(브랜딩)만 갖고 절뚝거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오른발(매출)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었던 것 같은데, '양 발이 모두 중요해'가 아니라 '중요한 건 사실 오른발이야'라고 잘못 외치는, 자기에게는 양발이 모두 있다는 걸 모르는 양발잡이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사회에는 '오른발만 있어도 된다'라고 이야기하는 말이 좀 더 잘 들린다. 다들 먹고살기 위해, 그러니까 당장 돈 벌기 위한 일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는 가끔은 '왼발의 중요성'을 강하게 이야기하는 존재를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