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영화 서브스턴스 페스소나 vs 내적자아 갈등

내면 소통의 중요성

by 지혜



예고편도 안 보고 보게 됐는데, 다 보고 나니, 찝찝하고 무거운 기분이 들었던 영화예요.



너무 자극적인 모습들에 불쾌했지만, 확실히 고민해 볼 만한 주제였고 더 깊게 생각하게 하는 영화예요.



영화 서브스턴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1. 에어로빅 쇼 진행자인 데미 무어는 나이가 많고 섹시하지 않다며, 해고를 당합니다. 그러다, 젊어질 수 있는 희귀한 약을 알게 되고, 비밀리에 그 약을 먹습니다.



2. 먹은 후, 그녀의 척추뼈에서 여자가 나옵니다. 어린 시절의 인기를 누렸던 데미 무어의 모습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었어요.



3. 약을 주는 사람은 꼭 당부했어요.


“둘은 하나이다. 서로 일주일씩 살아가야 한다. 이 균형을 꼭 유지해라.”



영화 제목 Substance 서브스턴스

‘유지’ 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끔찍한 사건입니다. 젊고 예쁜 모습을 갖고 싶은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4. 1주일간 젊은 여성으로, 다음 일주일은 나이 든 데미 무어의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데요, 욕망을 절제하지 못한 젊은 여자는 원칙을 어깁니다. 하루를 더 살기 위해서 죽은 듯 누워있는 데미 무어의 척추뼈에서 주사로 영양분을 뽑아내 연명합니다.



5. 시간이 지나, 다시 자신의 몸으로 돌아온 데미 무어의 검지 하나가 이상합니다. 마치 마녀 손가락처럼 변했어요.


약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하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죠.


“당신들은 하나다. 밸런스를 맞춰라. 멈추고 싶다면 지금 멈출 수 있다.”



그녀는 약을 멈출까요?



영화 서브스턴스 데미 무어
영화 서브스턴스



6. 주인공 데미 무어가 회사에서 잘리고 나왔을 때, 동창 한 명을 만났는데, 여전히 옛날 모습 그대로라며, 예쁘다며 칭찬했습니다.



그 남자가 떠올라, 저녁 약속을 잡아요.



7. 저는 준비하는 과정이 공감이 많이 되고 마음도 아팠습니다. 현실적인 내용이었죠.



예쁘게 치장을 하고 현관문을 나서려고 하는데, 문 손잡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랍니다. 동그란 손잡이라서 왜곡돼서 찌그러지게 보였던 거예요.



기겁하고 다시 화장을 합니다. 입술을 빨갛게 한번, 두 번 더 진하게 합니다.



다시 나가려던 찰나에, 자신과 전혀 다른 모습인 그 여성의 사진을 보게 됩니다. 다시 거울 앞에서 화장을 고치고 덧칠하고 반복해도, 결국 견딜 수 없던 그녀는, 약속 장소에 가지 않습니다.



8. 자신의 망가진 손가락을 원래대로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원망하면서도, 현재의 자신에게 만족 못 하기 때문에 계속 약을 투여하며 밸런스를 유지하길 바랍니다.



9. 분명 젊은 여자와 데미 무어의 자아는 다른 듯 나옵니다.


그런데 젊은 여성이 계속 자신의 영양분을 뺏어가며 연명하고 계속 폭삭 나이 들고 흉측해져 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도 약을 멈추지 못하고 서로를 증오합니다.



얼마나 지금 자신을 부정하고 완벽한 미를 추구하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10. 제 관점은 젊은 여자가 사회적 가면 ’페르소나, 외적 자아’이고 데미 무어는 내적 자아라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칠지에 대해 사회적 가면으로 사느라, 젊은 여성이 본래 자신과 대화를 못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더더 징그럽고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끝이 납니다. 뭐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영화관을 나왔어요.



영화 서브스턴스 데미 무어




제 좌석 오른편에는 70대 정도의 어르신 여성분이 앉아계셨어요. 영화 초반 내용 중, 회사 사장이 화장실에서 데미 무어가 나이 들었다며 험담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분께서 껌을 질겅질겅- 소리 내며 씹으시더라고요. 다행히도 딱 그 장면에서 만요. 많이 언짢으신가 보다 했어요.



영화가 끝나고 그분이 신호등에서 기다리고 계시길래, 허탈한 마음을 달래고 싶기도 하고, 어르신은 어떻게 보셨는지 너무 궁금해서 다가가서 여쭤봤어요.


다행히 흔쾌히 이야기를 나눠 주셨어요.


“나도 너무 자극적인 장면들이 많아서 힘들더라고요. 주변에도 친구들이 많이 젊어진다고 여러 가지 하는데, 이 영화를 보니까 나는 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젊었을 때는 거울을 자주 보고 싶었는데, 내 나이 되면 거울 보기도 싫어요.

…”


어르신의 공감과 여성으로서의 의견을 들으니, 조금 마음이 편해졌어요.




데미 무어가 남자 동창을 만나러 갈 때, 더 젊고 예쁘고 싶은 욕망과 비교 때문에 자신을 계속 망치는 선택을 합니다.



판단과 평가를 하는 것이 외부의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이 만든 기준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껴요.



데미 무어도 상을 받으면서 아래와 비슷한 말을 했어요.



‘우리가 아무리 완벽을 추구하려고 해도, 완벽해질 수 없다. 만족할 수 없다.’



타인과 비교해서 완벽하려고 애쓴다면, 우리는 계속 만족하지 못할 거예요. 왜냐하면 외부의 기준은 계속 바뀌기 때문이죠. 미적 기준도 어제오늘 다 다르잖아요.



우리는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 만든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부족한 점보다

예쁜 모습을 더 크게 바라볼 것.



이 영화가 보여준 사회적 자아와 진짜 자아의 갈등은, 결국 현대인들이 끊임없이 마주하는 문제이기도 해요.



저 역시 정리 컨설팅을 하며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과 소통하고, 진짜 원하는 삶의 기준을 세우도록 돕고 있어요.



이 과정이 단순한 물건 정리를 넘어, 자기 자신을 되찾는 여정이 되길 바라며, 그 역할을 해나가는 데 더 큰 사명감을 느낍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설레는 책만 남기면 좋은 이유 3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