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후의 변화
정리를 하면 얼마나 깨끗해 질까. 지구도 얼마나 깨끗해 질까.
혹여 누군가는 정리를 하면 많은 쓰레기가 배출되지 않나요?라고 할 수도 있다.
이건 맞는 말이기도 하다. 정리대행에서 일을 했을 당시를 생각해 보면 17평 집에서도 1톤 트럭을, 40평 이상인 집에서는 5톤 이상의 트럭을 불렀던 적이 있다.
집안에 비울 물건들이 차례차례 나오고 트럭이 오기 전에 집 앞에 물건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그러면 물건을 주워가는 사람들도 생기고, 이때 꼭 주민들에게 듣는 말이 있다.
"여기 이사 가나요?"
대량의 쓰레기가 나오면서 오고 가는 주민들이 항상 묻는 말이다.
몇 달 전에 정리졸업을 한 D님께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물건을 살 때에도 지금 사고 싶은 물건이 '나에게 정말 설레는 물건일까?'
를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평생 고민이었던 충동 구매하는 습관을 크게 자제할 수 있게 됐어요.
라는 장문의 글이었다.
인터넷 쇼핑하다가 괜찮은 물건이 있으면 바로 사는 습관이 있었던 D님이었다. 하지만 정리에서 시작해서 모든 생활에 여러 가지 좋은 영향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하셨다.
가장 기쁜 순간은 정리 후에 고객이 스스로 정리의 지혜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모습을 볼 때이다.
내가 가진 작은 물건부터 하나하나 설렘 체크를 해서 설레는 물건만 집에 남긴다. 그러면 앞으로 우리 물건 하나를 구입할 때 더 신중해지고 소비도 줄어든다. 그렇다면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도 줄어들게 된다.
예전에 이 이야기를 지인에게 했다가 이런 질문을 들었다.
"소비가 줄어들면 생산하고 판매하는 곳들은 망하는 거 아니야?"
아마 사람들이 미니멀리스트가 된다고 오해한 것 같다. 미니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내가 어떤 옷을 좋아하는지, 자신에 대해서 좀 더 잘 알게 된 것뿐이다.
무엇이 되었든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사람들의 소비가 줄어들면 생산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리고 나의 답은 같다.
말하고 싶었지만...
"..."
말을 못 하고...
이곳에 써본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러다가 지구가 망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