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짜고짜 받아 보고
5초간 정적.
심호흡 뒤 사고 회로를 다시 정돈한다.
벌떡 일어나 한편에 자리를 잡고 통화 버튼을 누른다.
"언니, 괜찮아요?"
액땜이란다.
별거 아니라는 듯 덤덤한 말투로 정보를 전달한다.
불법 유턴 중인 차량을 보면서 서행 중에 상대 과실 100%로 사고가 난 거란다.
부딪힌 게 아니라 눌려 긁힌 거라 충격은 덜 했다 표현한다.
"그러니까, 괜찮으시냐고요?"
"다친 데는 없어. 괜찮아. 차만 저래. 액땜한 거지"
그제야 내 얼굴에도 안도의 미소가 올라온다.
그래도 몸은 잘 챙겨야 한다며 당부의 인사를 전하고 끊었다.
순식간이다.
나도 뭐, 차 사고 경력이 없겠냐만은
예상하지 못한 찰나의 순간이 겹쳐지면 그게 사고가 된다.
타깃을 두고 해코지하는 것은 사고가 아니라 사건이다.
임의의 불특정 누군가에게 불행이 떨어지는 순간이
내가 되지 않길 바랄 뿐.
그래서 나는 사고가 더 무섭다.
보험 처리며, 렌터카며 병원비 등 물어볼 것들이 많지만
그건 그분의 몫으로 남겨두고
그저 몸과 심리적 상태를 확인한다.
내가 언니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예의다.
난 최대한 예의를 지켜 선을 넘지 않고 걱정과 위로를 전한다.
그분도 알고 있다는 듯 간결하고 정확하게 반응한다.
딱 여기까지.
깔끔하게.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