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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 코토르, 나만의 소중한 보석같은 곳

by 연주신쥬디 Mar 14. 2025

몬테네그로? 세상엔 내가 알지 못하는 나라들이 참 많다.

Montenegro 단어만 보면 왠지 아프리카 국가일 것 같은 …

어렸을 때 I am from Korea라고 하면 Where is Korea?라고 묻던 사람들의 심리가 이렇겠지?


크루즈 내에서는 인터넷 사용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핑계로 새롭게 가는 곳에 대한 검색도 일절 하지 않았다.

정박지 관광 상품 홍보물이 보이면 그거로 얼추 미리 보기를 할 뿐..

매일마다 여행하고 연주하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서 다음날 여행 계획을 세울 시간이 없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아무튼, 우리 배는 몬테네그로의 도시 코토르에 정박했다.

코토르는 tender port로, 항구에 배가 직접 닿지 않고 수면 위에 배를 앵커로 정박시킨 후, tender라고 불리는 작은 셔틀 배를 타고 항구로 이동해야 하는 항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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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이 얕은 항구는 이렇게 멀리 배를 세워두고 셔틀을 타고 땅으로 이동한다.

Tender를 타고 이동하며 보는 경관에 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바위산과의 웅장함과 맑은 하늘과 물의 조화는 압도적인 아름다움이었다.

아름답다는 표현보다 더 풍성하게 표현하고 싶은데 떠오르는 단어가 없다. 그만큼 감탄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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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 공식 언어는 몬테네그로어가 있지만 세르비아, 크로아티아어와 굉장히 비슷하다고 한다.

다른 언어지만 서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건데.. 사투리 같은 느낌일까?

내 짧은 스페인어 실력으로 이탈리안 친구들과 소통하던 그런 느낌일까?

한국어는 아니지만 한국어로 소통 가능한 언어가 있다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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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 근처는 초록빛 물이었고 두브로브니크와 비슷하게 성벽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었다.

가까이 가면 갈수록 거친 바위 산의 거대함을 더 체감할 수 있었다. 코토르라는 도시는 사방에 돌덩어리들이 지켜주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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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르의 랜드마크는 이 시계탑이 아닐까 싶다.

건물들 자체가 워낙 낮아서, 시내 어디서든 시계탑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사진을 보니 웬 두루마리 휴지를 잔뜩 풀어놓고 땅에 누워있는 여인이 있네…? 내가 행위예술을 봤었나..?

사진은 시계탑과 강아지를 담으려고 찍었을 텐데 의도치 않게 예술의 한 순간(?)을 포착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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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올드 타운이라고 한다.

시내 규모는 굉장히 작았는데 화려한 건물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오밀조밀 정감 있는 건물들이 모여있었다.

미녀와 야수 영화에서 엠마 왓슨이 파란 앞치마 두르고 노래하며 돌아다니는 씬이 생각나는 동네였다.

유럽의 이런 타운은 워낙 많이 다녀본 데다가, 건축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 올드타운은 다 비슷비슷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

모르는만큼 안보이는데 뭐가 안보이는지 조차 모르기 때문에 그저 즐겁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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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양식은 몰라도 코토르가 내 기억에 진하게 남은 이유가 있는데 그건 바로 handmade 아이템이 가득한 가게들이었다!

대부분 기념품 샵에는 overpriced 공산품(자석, 머그, 키체인, 엽서 등등)으로 가득해서 구경도 하지 않는데, 코토르 샵들은 달랐다.

갤러리도 많고 반짝반짝, 알록달록 빛나는 유리공예품이 굉장히 많았다. 베프와 함께 “와 예쁘다”를 연발하며 예쁜 작품을 눈으로 담았다.

사진을 많이 찍고 싶었지만 구매하지도 않으면서 사진만 찍기엔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남긴 사진은 없다.

다양한 미술 작품을 한참을 구경하며, 베프와 나는 유리 귀걸이를 한쌍씩 기념품으로 장만했다.

여행 기념품으로 귀걸이가 최고다! 아직도 소장하고 있는 코토르 산 유리 귀걸이. 생각난 김에 조만간 착용해야겠다.


코토르에 왜 유리공예가 활발한지 찾아보니, 코토르는 오랜 기간 베네치아의 지베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베네치아의 유리공예가 여기까지 전파되었다는 사실!

10년쯤 전, 베네치아 무라노섬에 갔을 때도 유리공예의 매력에 푹 빠졌었는데, 그걸 코토르에서 또 느낀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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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화려한 그릇도 많아서 작은 거라도 사고 싶었지만 깨질 위험 때문에 귀걸이 산 걸로 나 자신을 달래며 감상만 했다.

최근에 베프와 연락을 하다가 베프가 “코토르”가 생각이 안 났는지

“우리 그때 알록달록한 그릇이랑 귀걸이 산 데가 Qatar인가? 기록 제대로 안 해놓은 게 후회돼!! 사진이랑 같이 일기 쓸걸!!”이라고 카톡이 왔다.

ㅋㅋ 우리 카타르는 간 적 없고 귀걸이 산 데는 몬테네그로의 코토르라고 답장하고 그날을 잠시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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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가게 앞에서 베프와 사진을 한 장씩 찍었다. 코토르에서 유일하게 남긴 내 사진이다.

단단한 돌벽이 둘러싸고 있는 코토르는 외관과 다르게 정교하게 예쁜 볼거리가 가득한 매력 있는 곳이었다.

당시 인스타그램에 남긴 짧은 일기를 찾아보니 15살로 돌아간다면 음악 미술만 할 거라고 썼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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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직접 보며 라이브 여행스케치를 하고 싶었지만 텐더를 타고 크루즈로 돌아가 연주 준비를 해야 해서 나중에 사진을 보고 스케치북 한장을 채웠다.

그리고 채워져 가는 스케치북을 보며 이 안에 내 이야기가 얼마나 많이 담겼는지, 후에 대대손손 전해주리라고 당시 일기에 적었는데 과연 내 이야기를 누가 들어줄런지…..? 말 많은 할머니는 되고 싶지 않은데 ^^


웅장한 바위산을 뒤로하고 다시 코닝스담으로 돌아가 시커먼 연주복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몬테네그로를 떠난 크루즈는 이제 그리스로 향했다.

그리스 네 개의 도시(Corfu, Katakolon, Athens, Santorini)에 연속으로 정박하는 일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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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아니었으면 어쩌면 평생 못 가봤을 몬테네그로.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서 더더욱 숨겨진 보석처럼 느껴지는 곳이었다.

귀걸이 외에 다른 미술 작품도 사 올걸 하는 후회가 살짝 드는 지금이다.


to be continued….. in Gree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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