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플로렌스, 베니스, 파리 여행을 마치고 스위스 제네바로 넘어왔다.
스위스는 내가 고른 여행지였는데, 왜 제네바를 골랐는가..라고 물으면.. 그냥 스위스의 수도여서..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그리고 당시 스위스 출신 친구랑 친할 시절이어서 그 영향도 상당히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굳이 제네바에 갈 필요가 있었는가? nope..
제네바에서 기차를 타고 몽블랑에 가긴 했지만 그게 베스트 루트는 아니라는 걸 나중에 깨달았다.
사실 제네바에서 크게 인상 깊은 건 없었다. 오히려 기차표를 사는데 역무원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서 굉장히 기분 나빴던 기억이 강렬하다.
미국 시카고, 보스턴에 살면서는 인종차별을 당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유럽에서는 무례한 사람들을 꽤 많이 겪었다.
제네바에서 스케치 장소로 고른 건 제네바 분수(Jet d’Eau)였다.
분수가 잘 보이는 벤치에 앉아 동생과 나란히 스케치를 시작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꽤 많이 지나갔는데 그들에게 멈추라고 할 수는 없으니 그냥 자전거 타는 아무개의 실루엣을 그렸고, 분수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커플 또한 크로키하듯 재빠르게 그렸다.
분수 사이엔 히끗한 무지개도 있었다. 검정 펜으로 무지개의 곡선만 남겼다.
이 풍경 외에 제네바에서 기억에 남는 건.. 기념품샵을 가득 채운 칼이다.
어딜 가도 가득한 Swiss knife에 관심이 전혀 없는 동생과 나는 실망의 연속이었다. 스위스 초콜릿도 있었지만 터무니없이 비싸서 사지 않았다.
큰 수확 없는, 살짝 아쉬운 제네바 방문이었지만 봄날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잠시 쉬어가는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