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reativity

합격 자기소개서를 꺼내보며

Q.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회사는 개개인의 Creativity를 통하여 그 가치를 창출합니다. 이는 '새로운 것만이 아니라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가치', 또는 '일반화된 사고방식을 탈피하여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능력' 등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제시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Creativity는 무엇인가요? [1자 이상 500자 이내]
 
A. [이노션 회의실 9번 스트라이커]
골대에서 튕겨 나온 아쉬운 볼, 방향성이 조금 달랐던 패스. 저의 Creativity는 이러한 볼과 패스를 잘 캐치해 골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역량과 아이디어를 더 극대화해,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처음부터 독창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오기 쉽
지 않습니다. 하지만 깎고, 다듬고, 붙여서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버려지는 아이디어도 이리저리 재활용해보고. 여러 개를 조합해보고, 뒤바꿔 생각하는 데 자신 있습니다. 환경부 미세먼지 홍보 제안서 작성 시, 미세먼지 없는 깨끗함을 녹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에 제가 힐링을 붙여 '푸른 숨을 충전하다'고 응용했고, 콘셉트로 확정되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AE에게 팀원들과 머리를 맞댄 회의는 필수적입니다. 제 Creativity는 다른 이의 Creativity와 협업해 완성될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필드 위에서 아이디어 팀워크로 캠페인에 확실한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가 되겠습니다.
 

자기소개서라는 취업준비생으로서 거쳐야 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단계에서 썼던 문항 중 하나다. 여자라서? 문과 인문대라서? 나이가 많고 졸업 연도가 예전이라서? 무엇이 이유인지 몰라도 서류 합격률이 낮았기 때문에 가고 싶은 곳일수록 더욱더 노력에 노력을 기했다.

‘남에게 읽힐 글’을 매우 많이 고민하고 다듬고 조각한 소중했던 고통스러운 시간들. 마감 시간과 글자 제한, 뻔하고 정해진 질문이 있었고 대답하기에 쉽지 않은 내용을 써야 했으니 더 괴로웠을 지도.

그중에서도 18 하반기 이노션 자기소개서는 정말 딱 자기소개서만 읽는다고 엄포도 놨고 문항이 매우 특이했다. 다른 곳에서 절대 안 내는 질문 즉 복사 붙여넣기 할 수 없는 질문들로 가득했고, 고민과 수정을 거듭해야 완성할 수 있었다. 여러 명이 읽고 피드백을 주기도 했고 자동차 광고를 많이 하니 스포츠 마케팅을 주력한다는 것을 착안해 전략적으로 축구 이야기로 풀었다. 광고니까 뻔하지 않게 어필하고 싶었고 구체적인 사례가 나와야 설득력이 있으니 그것도 끄적끄적.

덕분에 서류 합격해서 인적성+1차 면접의 기회를 건졌다. 면접도 내 기준에서 괜찮았는데 인적성을 조금 더 잘 봤어야 했는지, 광고에 대한 직접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다음 전형으로 가진 못했다.
일희일비하며 글을 되돌아보던 시간들이 생각나 가져와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