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선은 계속 지연되었고, 충무로역에서 그들이 탔다.
220325 - 너무너무 기록하고 싶었던 감정을 담아 메모장에 다급히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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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에게 말을 건네는 건 꽤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도 많은 이들이 있는 대중교통에서.
시위가 이어져 지연된 열차 안에서는 그 용기를 뚫고 나오는 분노가 입을 통해 새어나왔다.
-하
-지각이라고
-진짜 짜증난다
-화난다
휴대폰으로 어딘가에다가 분노를 말하고 있겠지
내 기대보다도 더 지연은 오래되었고
마침내 충무로역에 다다르자 경찰들 시민들 그리고 장애인 시위대들이 보였다. 그들은 열차에 올라탔고, 함께 시위를 하는 다른 사람들은 하고 싶은 말을 줄이고 줄이고 줄여 쓴 팻말들을 들고 있었다
마이크를 쥔 분이 휠체어 위에서 소리쳤다
시민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이어나갔고,
그 용기는 얼마나 더 있어야 할까
셀 수 없는 그 버거움을 직접 느껴보니 정말 속에서 무언가가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그때, 다른 누군가들이 소리쳤다.
- 왜 시민들을 볼모로 잡냐 우리가 총을 들었냐 칼을 들었냐
- 정부한테 가서 해라 무고한 시민이 무슨 잘못이냐
- 내가 일하고 내가 낸 세금으로 이게 무슨 짓이냐
시위대 몇몇 분들은,
한번이라도 우리의 물음에 대답해 준 적이 있냐고 화난 시민들에게 되물었으나
다신 돌아갈 수 없는 지각한 시간처럼
단단해져버린 그들의 무언가.
나는 그만 눈물이 났고
같이 소리칠 수 없는 용기없음에 속이 너무너무 상했다.
충무로역에서 을지로삼가역까지 가는 그 시간이 너무 길었고, 마음이 울렁거렸다.
내려서 갈아타는 곳까지 더 무력한을 느꼈고,
열차가 곧 도착했지만 다른사람과 다르게 뛰고 싶지 않았다.
뛰고 싶어도 뛸 수 없는 삶
늘 그렇게 뒤처지는 시간
나는 절대 헤아릴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