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이자 트레바리 클럽장 있는 클럽 독서모임 후기
나는 그 누구보다 행동력이 좋다. 그러니까, 한 번 더 고민하거나 신중하게 A안과 B안을 비교해 보거나 자료 조사를 철저히 하는 일이 없이 먼저 하고 본다. 내가 디제잉을 취미로 하는 것도 그렇게 시작했고, 이 책을 산 것도 그래서였고, 트레바리 파트너를 하고 있는 것도 일례일 것이다.
그리고 그 우연과 결과가 얼기설기 엮였고 나는 운명적인 것처럼 대화님과 함께하는 이 aka전자음악 독서 모임의 파트너가 되었다. 이 추진력에는 당연히 장점도, 수많은 단점도 있다. 어딜가나 명명되지 않아도 언제나 '그룹지어짐'이 있고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예컨대, 디제이들을 만나면 음악에 일가견이 있거나, 좋아하고 잘 아는 아티스트가 꼭 있고, 어떠한 장르나 공연, 앨범에 대해 끝도 없이 이야기 할 수 있는 덕력이 있다.
나는 그 사이에서 스스로 이방인이라고 느꼈고, '그저 재미있을 것 같고, 단순하게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시작하는 것이 더욱더 평범하게 다가왔다. 맞고 틀린 것이 없음을 알기에 디제이들의 그 애정 어린 대화를 존중하고 존경했다. 친구가 된 디제이가 운영하는 디제잉 팟캐스트 채널에서 왜 디제잉을 하냐고 물었을 때, "음악에 푹 빠져서 행복해하고 있는 다른 동료 디제이들의 눈빛을 보는 게 좋다"라고 답했고 이것은 아직도 동일하다. 내가 그들과 함께 나란히 디제잉을 한다는 자체가 이 순수한 애정 속에 포근하게 묻어 가는 기분이다.
이 클럽도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모르고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본능에 따라 이 책을 구매하고 펼쳤을 때, 더 알 수 없는 스토리와 설명에 여러 번 덮었다. 그리고 영광스럽게 이 클럽에 와서 누구보다 많은 것들을 배워갔다. 여기에도 나보다 더 전자음악을 잘 알고, 사랑하고, 오랜 기간 향유해 온 분들이 멤버와 클럽장으로 존재해주었고 나는 또 이방인으로서 배워갔다. 파트너이자 디제이로서 이 분야에 대해 모른다는 말을 쉬이 꺼낼 순 없었다. 그만큼 많이 주억거리고, 거세게 받아 적고, 열심히 들었던 것 같다.
어느 분야이건 전문가라고 말할 수 없는 초보 리스너지만, 이 클럽과 책, 대화님과 멤버들을 통해서 나에게 잠재된 어떠한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내 전자음악 삶은, 굉장히 성겨있지만 그만큼 채울 것이 많아 좋다. 내 전자음악 앎은, 앞으로도 무한히 확장할 수 있어 행복하다.
그나저나 내가 트는 하우스가 테크노와 어떻게 같고 다른지 알려주려면 또 삼박사일이 걸릴 것만 같은데, 오히려 기대된다. 이 하우스 설명 캠프(?)에 참전할 또 새로운 사람들을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