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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수정 Jul 31. 2023

시할머니가 따로 없네

콩 좋아하는 만3세

   우리 아이는 콩을  좋아한다. 태명이 콩이여서 그런지 완두콩강낭콩검은콩넝쿨콩팥동부콩 가리는 콩이 없을 정도로  좋아해서 철마다 콩을 쟁여놓고 먹는다. 밥에 들어가는 콩이 반이  정도로 많이 넣어야 하고, 어린이집 밥이 흰밥이라 맛이 없다고 해서 어린이집 선생님이  나오면  모아  정도이다.


어느날엔가 밥에 콩이 하나도 없다며 엄마를 아기의자 앞에 불러 세우더니,

“콩을 왜 안 넣었어? 콩이 없었어?” 라고 혼낸다.

“응? 콩 안 넣었어? 밥은 아빠가 했어.”

아빠? 아빠 이리  와봐.”


아빠 아기의자 앞으로 소환,


“아빠 콩을 왜 안 넣었어! 콩 안 불렸어?”

“아이쿠, 콩을 안 넣었네.(아빠 콩 싫어함) 대신 보리를 많이 넣었지.”

“나는 보리보다 콩이 좋단 말야. 다음부터 콩을 넣도록 해.”

그래. 알았어.”


딸램에게 흠씬 혼나고 난 아빠가 뒤에서 속닥거렸다.

“쟤는 누굴 닮아서 콩을 좋아하는거야. 아이고, 시어머니가 따로 없고만.”

“우리 시어머니는 안 그러는데 어디서 본거야.”

그럼 시할머니가 환생했나.”


 뒤로 딸램에게 혼나고 나면 “시할머니가 따로 없다 고개를 절레절레. 어휴, 무섭다. 무서워. #곧만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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