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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수정 Aug 21. 2023

눈 건강 관찰 리포트



(시력) 나빠지는 것은 내가 가진  두려움  하나다. 2때부터 근시로 안경을 쓰기 시작했는데,  기억에 0.2 0.5 였다. 엄마 말로는 책을 좋아하는 내가 “일찍 자라 하고  불을 끄고 가도,  밖으로 불빛이 샐까 이불 속에서 스탠드 켜고 책을 봤다고 한다. (왜그랬냐…) 암튼 초등때 책을 가장 많이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뒤로 급격하게 나빠져 학창 시절에는 마이너쓰의 길로 들어서 20 초반엔 내가 남자였다면 시력으로 군대 면제를 받을 정도로 많이 떨어졌다. 엠티가서 랜즈를 빼고 안경을 쓰면 사람들이  알아봤다. 압축을   해도 안경알의 두께는 어마어마했다. 차라리 즈가 편했는데 미용적 측면 보다 코가 너무 눌려 두통이 왔기 때문.


시력에 관해선 우리 할머니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책에도 등장하는) 우리 할머니는 체격도 체질도 나와 가장 닮았다. 할머니는 젊은 시절 땡볕에 우물에서 물을 긷다 핑 돌아 쓰러지셨다. 가족들은 원기를 회복하게 하려고 삼계탕에 좋다는 한약재료를 넣고 푹 고아 드시게 했는데, 열이 올라 결국 눈이 멀었다. 약간의 빛만 인지하실 정도였다.


나는  이야기를  커서 들었는데, 후에 체질검사를 하고 평행이론에 소름이 돋았다.  체질에도 닭은 멀리해야 하며 먹으면 열이 오르고 아프다. 당시 1 3닭을 하던 내가 닭을 끊자 그간 골골대던게  없어졌다. 가장 소름이 돋는 부분은 닭을 먹고 열이 오르면  열이 눈으로 빠져나가는데, 눈에서 레이져 품듯 뜨거워진다는 것이다. ! 우리 할머니도 닭이 체질에  맞았겠구나. 치킨을 멀리하게  결정적인 이유였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 돈을 모았다. 반드시 시력 교정수술을 해야지! 많은 부작용에 대해 우려를 했지만 나는 “단 하루라도 눈를 뜨고 살리라!”는 신념으로 3년 모아 졸업한 해 2월에 바로 수술했다.


수술은 나름 성공적(?)이었고, 양쪽 0.9  시력을 회복했다. 의사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워낙 나빠서 나올  있는 시력이 최대치라고. 처음 눈을  , 잊을  없다. 3~4일의 회복기간을 지낸 새로운 아침, 눈을 뜨자 벽에 걸린 시계가 보였다. 10 12. 내가  멀리 벽에 걸린 시계가 보이다니! 이렇게 돈으로  나의 눈을 평생 지키리라!


그때부터 나는 최대한 책을 멀리하고 책상을 멀리하고 공부를 멀리하면서 나의 신념을 지켜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고. 느즈막히 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이론 전공을 하게 되면서 내 눈은 집중적으로 혹사당했다. 게다가 팬더믹으로 인한 사이버대학화… 몸은 편해졌으나 아악! 내 눈…. 책의 글씨가 아른거리고 집중이 안 된다.


시력도 다시 떨어지는 것 같고 눈물도 마르고 결국 병원을 찾았다. 돋보기 같은 걸로 내 눈동자를 한참 들여다보더니, “에구, 많이 깎았구만!”

에? 근시는 떨어지진 않았지만(오히려 한 쪽이 1.0 나옴) 원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블루라이트 겸용 안경을 맞추고 나오는 길에 하늘이 무너지는 줄. 내 신념을 지키지 못했써….. 공부를 멀리했어야 했는데.






생애 마지막이라 믿고 싶은 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바로 논문자격시험으로 보는 한문 시험이다. 9월에 보던 시험이 당겨지면서 7월… 서서히 시험 준비에 돌입할까 했던 6월 중순 공고문을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으악, 시험일까지 딱 5주 남았다. 한 3개월 공부하려했는데 5주라나 이게 가능할까? 범위가 너무 넓고, 게다가 한문고자인 내가… 그래도 한국사 1급을 3주 만에 격파한 경험이 있으니 되든 안되든 해보자. 일정 점수만 넘기면 되잖아? 이번에 안되면 다음에 쉽겠지. 한 번 훑는 것을 목표로 내 가진 모든 교육학 지식을 쏟아 뇌를 깨우는 시험 공부를 해보리라!


일단 한 주에 한 챕터씩 훑고, 마지막 주에는 부족한 주제들을 다시 보기로 계획을 세웠다. 번역문 찾는 데도 며칠 걸렸다. 아이 얼집 등교시간과 잠자는 시간 쪼개 시간을 확보했다. 그런데 문제는 나였다. 정확히는, 내 눈이었다.


눈이 보이질 않는다. 뿌얘져 집중이 되질 않는다. 이게 왠일인가? 만삭일 때도 앉았다 일어났다 하며 과제 발표준비 거뜬히 했는데, 시야가 흐려져 공부를   없다. 가까운 곳을 (눈알의 움직임이 적은 상태에서) 애써 보다가 어느 순간 초점을  놓는 기분이 들었다.


바로 책을 덮었다. 이렇게 시력을 잃을 순 없지 않은가. 눈을 감고 생각했다. 3주 남았다. 시험 포기할까? 안되는 체력을 밀어붙여 망한 케이스가 나다. 이거 시험에 내 건강을 담보로 앞으로의 인생을 망칠 순 없다.


잠시 공부를 멈추고 인터넷에 시력 회복에 관한 검색을 했다. 약 먹기, 눈동자 운동, 인공눈물 초점 운동 등 여러가지가 나왔다. 나를 절망케 한 건 s대 안과 유투브에서 저런 방법 다 소용 없다는 것이다.


생각해보자. 생각해보자. 일단 나의 상태를 점검했다.


1. 아이패드를 30분 정도 보면 시야가 흐려진다.

2. 눈물이 말라 건조하며 따갑다.

3.  곳의 시야(, 구름 )  보인다.


그렇다면 내가   있는  뭐지? 눈물이 나오게 하여 손상을 최대한 줄여본다. 눈의 피로를 줄이도록 환경을 바꿔보자.


1. 미네랄 섭취, 눈물이 나오는 루테올린 복용, 결명자차, 인공눈물로 응급처치

2. 눈마사지, 눈 자주 깜박이기, 눈찜질로 눈물 확보

3. 30분 하고 휴식-> 초록의 먼 곳 바라보기

4. 운전 할 때 선글라스 착용

5. Sns 삭제, 공부 관련 외 스마트폰 금지

6. 아이패드 눈부심방지 필름 교체 


3, 4, 5번이 꽤나 효과가 있었다. 그 중 3번 가까운 모니터 스마트폰 특히 아이패드 볼 때 시야가 흐려지고 가까운데가 잘 안 보여서 겁이 덜컥 났는데, 우연히 아주 먼 곳을 응시하다 다시 가까운 곳을 보면 초점이 어느정도 맞는 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 때 떠올랐다. 안과 선생님이 “너무 많이 깎았네!”


그 당시에는 그 말을 못 알아들었다. 시력 교정수술을 할 때 근시를 교정하느라 각막을 많이 깎았다. 그래서 먼 곳은 여전히 잘 보였으나 가까운 곳을 볼 때 달라진 각막의 상태로 바로 전환이 안 되었던 것이다. 주기적으로 먼 곳을 응시하다 가까운 곳을 응시하니 수정체가 단련이 되는 기분이 들고 마침내 시야가 흐려지는 현상이 사라졌다. 나중에는 먼 곳 가까운 곳이 다 잘 보였다. 이런 기적이! 성장기때 안경을 벗었다 뺐다 한 친구가 결국 시력이 더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지난 달에 만난 은사님도 그랬다. 결국 눈도 근육으로 움직이는 것이며 우리 몸은 회복탄력성이 있다는게 아닐까? 미래인은 맨날 모니터만 봐서 눈이 나빠질 것이라는데, 진화학에서 이야기하듯 나름 사람의 눈도 적응하는 쪽으로 진화하게 되는게 아닐까?(망상임) 1주 남았을 때 일이다.


눈의 건강이 회복 되면서 집중력도 증가하였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최대한 화면을 보지 않고 되새기며 공부하는 방법으로 준비했다. 그리고 마음을 비웠다. 뭐 안 되면 다음 번에…. 다시 하자.


이런 나의 노력을 조상님께서 알아 주셨는지, 시험도 다행히 내가 아는 문제로 잘 쓰고…. 통과 되었다. 와, 기적이다! 5주 기간도, 내 눈 건강도 뛰어넘고 패스! 얏호 감사합니다.



결론: 건강이 최고, 이제 눈으로 하는 공부보단 귀로 하는 공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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