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치료 일지
지금에야 하지 않고 있지만 장애아동 관련 음악치료는 한때 나의 주요 세션이었다. 일단 한국에서 음악치료사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이고, 실제로도 ‘음악치료사다’ 하면 학교, 센터, 병원 등 아동파트를 가장 많이 할 것이다.
아이들은 치료전략이 잘 맞아떨어지면 그 긍정적 변화가 폭죽 터지듯 번쩍번쩍 나타난다. 그래서 치료사 스스로도 성취가 많은 파트다. 그만큼 준비도 많이 해야하고 아이디어도 많아진다.
나야 학업을 위해 지금 최소한으로 세션을 운용중이기 때문에 아예 안 하고 있지만. 몇 년 전부터 법이 강화되어 발달재활서비스 제공 인력 자격증을 가져야지 장애아동파트를 맡을 수 있게 되었다.
그간 장애에 관한 충분한 사전훈련 없이 투입되었던 탓에 사건사고가 많았고, 이를 정부 차원에서 보완 강화하고자 이런 자격 인정 시스템을 만들었다. 자격증이라 하면 참 질리게 따러 다닌 것 같다. 우쿨렐레 자격증을 따면 우쿨렐레를 기깔나게 칠 것 같지만, 역시나 음악은 많은 연습을 해야하고, 다른 자격증도 방법론에 관해서 좀 알았다 뿐이지 실제 활용하는 것은 다 하기 나름이다.
2021년에 두 살 아이 돌보면서 전환교육을 받았던 것 같은데 어찌저찌 심사가 늦어져 이제 인정이 되었다. 그때도 꽤나 귀찮아서 안 하려고 한 것을 교수님께서 지금 안 하면 앞으로 기회가 없다 하셔서 했다. 장애아동파트를 갑자기 맡게 될지도 모르고 인생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 해두길 잘 한 듯. (감사합니다 교수님)
그나저나 2021년 나 어떻게 산 거니? 박사 3-4학기 다니면서 과제하고, 에세이 쓰고, 국악원 악보집 만들고, 자격증 따고, 아기 어린이집도 안 보냈을 때인데! 그때 쓴 소논문들 아직도 투고를 안 함… 애썼다. 증말.
그래서 그 때 자격증 하면서 교육 받았던 내용들이 아주 자연스레 #마음을듣고위로를연주합니다 에 녹아 있다. 세상엔 그냥 되는 일이 없는 것 같다.
에세이 <마음을 듣고 위로를 연주합니다>의 연장선에서 음악치료사의 일상과 직업적 생각을 담고 연재합니다. 책이 궁금하시다면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