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크라와 음열
#티벳싱잉볼 #음계
산스크리트어로 바퀴, 순환이라는 뜻을 가진 ‘차크라’는 우리 몸에서 어떠한 기가 모이는 곳으로 척추를 따라 일곱 군데로 모아진다. 그 곳에 적용되는 음이 일곱개가 있다. 이건 베딕 시스템과 티벳시스템으로 나뉜다. 베딕 시스템은 일곱개의 차크라가 아래부터 위로 도에서 정수리 시까지 순서대로 나열된다(도레미파솔라시도)
그런데 티벳시스템은 파(F)부터 시작되어 위로 5도씩 쌓인다.(파도솔레라미시) 그렇다. 음악하는 사람들은 한 눈에 알아볼 것이다. 5도권(cycle of 5th)를 거꾸로 도는 순서이자, 일명 플랫을 붙이는 순서이다. 문헌을 확인해보야겠지만 이 티벳시스템은 그 지역에서 음을 산출하는 방식이고, 베딕시스템은 이걸 정렬해둔 시스템이 아닌가 짐작된다.
서양에서는 피타고라스율이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지역의 아악 음 산출 방식으로 삼분손익법이 있다. 피타고라스율은 완전5도와 옥타브 완전8도를 가지고 만든다. 현을 3등분 하여 2/3가 완전5도, 도(C)부터 시작하여 도솔레라미시파로 산출한다.
삼분손익법은 율관을 완전5도를 이용해 만드는 것은 유사하다. 차이를 아주 간단하게 풀자면, 피타고라스율은 5도로 쌓은 뒤 옥타브를 내려 정렬하는 반면, 삼분손익법은 말 그대로 3등분하여 1/3빼고(손일), 다음은 더하는(익일)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엄밀히 따지면 미세하게 음고가 다르다.
그런데 티벳시스템은 파(F)부터 시작된다. 이건 음을 다루는 문화차이일까. (언뜻 스치는 생각은 중국에 들어온 9부기 10부기 서역음악의 조와 관계 있는 건 아닐까 싶다.) 티벳싱잉볼을 연주했을 때 우리가 익숙한 음간격(평균율)과는 꽤 다르다. 지금까지는 싱잉볼의 음정을 정확히 제조하기 어려워 ‘음이 안 맞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음을 산출하는 방식에서 미세한 차이가 나는 건 아닐까 조심스레 추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왜 과거 우리 민요나 궁중음악(향악)도 평균율에 드러맞지 않았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