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괴물

도심 속 불청객

by 구수정

사마귀를 보았다. 사람들 머리 위로 유유히 걷고 있는 한 마리의 푸른 사마귀. 무균실에 갇힌 연약한 곤충처럼 휘청인다. 서늘한 에어컨 출구 틈새를 단단하게 부여잡고 소리없이 아무도 모르게 지하철 한 칸을 휘젓는 작은 거인. 어떻게 들어왔지? 다른 시공간을 사는 듯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고. 순간 영화 괴물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스며든 영화 속 공포처럼, 누군가 자기 머리 위 사마귀를 발견한다면 지금 세차게 나오는 에어컨보다 더 시원하고 짜릿할텐데. 아깝.... #아래로떨어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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