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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이 Mar 22. 2021

공무원이 뭐라고...(17)

조직은 내게 친절하지 않다.

 마치 던전깨기를 하는 것처럼 너도 나도 공무원이 되기 위한 여정에 동참하고 있다. 공무원이 왜 좋을까? 


정년이 보장된다.


  징계를 받더라도 그 수준에 따라 훈장이나 표창 받아 놓은 것이 있으면 상쇄되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방어하면 징계 수준이 낮아지기도 한다. 그래서 훈장이나 표창을 받을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말고 적극 어필하여 받아놓는 것이 좋다. 만약 실수나 잘못을 하게 되면 눈에 크게 뜨이지 않는 사업소 어딘가로 발령나는데, 몇 년 지나면 그 누구누구가 다시 본청으로 복귀했다고 게시판에 글이 올라온다. 


  민간기업은 50대 중반쯤 되면 정년퇴직을 한다. 40대 중반에 퇴직하는 경우도 보았다. ... 모아놓은 돈이 많지 않거나 결혼하지 않은 자녀가 있거나 미성년자녀가 있다면 앞이 막막할 수 있다. 그러한 상황이 아니라도 인생 100세 시대에 50대 중반 퇴직은 이르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정년보장이 되는 공무원이 좋을 수 있다. 다만 급여는 민간기업과 비교하여 작다.  민간기업 다니는 친구와 비교해서 자신의 월급이 작은 것에 자괴감 느낀다는 이야기도 있기는 하다.


  정년보장은 장점이고 급여는 단점일 수 있는데, 그 외에 조직생활, 경쟁, 승진과 전보로 대표되는 직장생활의 이면에는 거의 인간의 삶이 크게 다른 것이 없다. 그런데 공무원이 된 신규직원들을 보면 공무원에 대한 모범상이 있다. 민간 기업보다 더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이거나 그래도 공무원인데 인정이 있을 거라는 그런 생각들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그렇기에 공무원사회를 이상향처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무원사회는 조직의 이상향이 아니다.
유토피아는 더더욱 아니다.  


  들어올때는 공평한 기회로 들어왔어도 어느 조직이나 그러하듯 파벌이 존재하고 분파가 존재한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만 않을 뿐이다. 차별 받았다고 주장하는 글이 자유게시판에 심심치않게 올라온다. 고등학교, 대학교, 출신 지역 등 연고에 의한 라인업이 있고 연대감을 갖기 위한 모임과 동호회가 있다. 수 많은 씨줄과 날줄이 얽혀있는 가운데에서 너희와 우리를 구분한다. 조직 내부와 외부 사람, 직렬, 고시와 비고시가 그러하다. 굳이 구분하려면 매우 많은 종류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 


  공무원 사회도 사람사는 곳이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다. 신규직원에게 자상하게 업무를 가르쳐주고 종종 밥도 잘 챙겨주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신규나 부서이동해 온 직원에게 힘들거나 번거로운 업무를 몰아주는 사람도 있다. 몇 번의 인명사고가 난 후 서울시는 신규직원에게 어려운 업무를 맡기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부서의 인원이 적으면 업무 경중을 따질 겨를이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한번은 신규직원이 '공무원이 편하다고 해서 들어왔다. ' 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놀라움과 함께 오랫동안 회자되었다. 다시 언급하지만 '공무원은 편하지 않다.' 민원인을 상대할 때도 많고 중요한 사업을 맡게 되면 야근도 밥먹듯이 할 수도 있다. 우리 부서의 한 직원에게 언젠가 '공무원이 힘들다는 거 알고 왔어요?' 하고 물었더니 그 직원이 '저는 공무원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왔어요. 힘들다는 것도 무엇때문에 힘든지도 알아봤어요.' 라고 답했다. 공무원이 되려면 공무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보자. 실망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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