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월이 Dec 26. 2022

길 위의 오월_8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젊은 날 나는 참 바보같았다. 두통이 너무 심해서 토할 지경에 이르러도 운전을 하고 지방으로 강의를 다녔다. 매일 일이 많았다. 병원 갈 생각을 못했다. 아픈 것을 깨닫지 못했다. 무언가 깨닫는 순간 병원 신세를 지게 되는 것을 그 때는 몰랐다. 두통이 있으니 두통약을 먹었다. 한 알로는 안되어서 두 알을 먹고 두 알로는 모자라서 두 알을 더 먹었다. 하루 최대치가 8알인데, 8알을 다 먹고서야 겨우 잠이 들 수 있었다. 얼음팩을 베개 삼아 잤다. 아침에 되면 속이 쓰렸다. 밥을 못먹었다. 일을 가는 길에 약국에서 위장약을 사먹었다. 3일이 지나면 괜찮아졌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한다.


나의 편두통은 수십년간 지속되었다. 하루는 사무실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건물이 흔들렸다. 토할 것 같았다. 천장이 한 바퀴 돌았다. 사무실 바로 뒤에 있는 한의원에 갔다. 한의원에서 기력이 쇠했다면서 몸을 보해야 한다고 했다. 한의원 치료를 받고나서 한동안은 괜찮았다. 그러나 또 어지러움을 느꼈다. 이비인후과에 갔다. 이석증이라고 했다. 또 괜찮았다. 어지러움과 구토증세가 같이 왔다. 이것저것 검사해 보더니 메니에르 증후군인 것 같다 했다. 또 한동안 약을 먹으니 괜찮았다.


어느 날 사무실에서 갑자기 두통이 너무 심해서 조퇴했다. 두통이 낫질 않았다. 대학병원에 어지럼증 클리닉에 갔다. 여러 가지 검사를 했다. 메니에르 증후군도 이석증도 아니라고 했다. 편두통 약을 받아왔다. 두통으로 너무 괴로웠다. 출근하다가 우연히 신경외과 간판을 보았다. 두통이 심하다고 했더니 검사를 좀 해보자고 했다. 목디스크 협착이라고 했다. 통증을 완화하는 주사를 맞고 나니 바로 괜찮아졌다.


많은 돈을 들이면서 병원을 전전해도 깨끗하게 낫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몇 년동안 괴롭혔던 두통은 이제 원인을 명확히 알게 되어 해결책도 찾게 되었다. 요즘은 두통이 시작되면 바로 병원에 간다. 그러나 이것은 임시처방에 불과하다. 자세가 좋지 않아 생긴 결과이다. 늘 긴장하고 살았기 때문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오랫동안 작업을 하게 되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


운동은 생존 필수템이지. 맞지..


틈틈히 운동을 해주어야 한다. 운동을 하지 못하더라도 자주 고개를 뒤로 젖혀주고 어깨를 움직여주고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주어야 한다. 운동을 해야 살 수 있다. 이렇게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운동을 못한다. 운동을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헬쓰클럽에 회원권을 등록하고 나서 3번 갔다. 요가 3개월 등록하고 3일 갔다. 그렇다. 나는 운동클럽에 돈만 갖다바치고 있다. 요즘은 전략을 바꾸었다. 병원에 시키는 대로 아령을 사서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 어느 날인가 물리치료사가 아령운동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하고 물었다. 네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근데 몇 번 해야 해요? 10번씩 3세트? 아니요. 100번 이요.... 그렇다. 아령운동은 하루 100번 이상 해야 한다.


어느 날 모 기관에 회의를 갔다가 운동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내가 말했다. 운동이 싫으면 대나무 밟기라도 하세요. 대나무 밟기는 몇 분이나 해야 해요? 30분 정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에이 그러면 차라리 달리기 하는게 낫지. 운동은 생존 필수템이잖아요. 그렇다. 나는 달리기가 싫어서 대나무 밟기라도 한다. 다 아는데 귀찮은 거다. 아마 지금쯤이면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라는 말이 생각날 것이다. 알아도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올해는 제대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건강하게 살기위해 운동이 필요하다.

작가의 이전글 길 위의 오월_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