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0 9일 차
슈퍼 5.61
음료 3.0
알베르게 10.0
저녁
밤새 짐승 같은 코 고는 소리와 알코올 기운으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피곤한 상태로 6시 기상
짐 챙기고 아침 먹고 7:50 되어서야 겨우 출발
미현이 로그로뇨에서 타파스 먹으며 하루 머물자길래 그러자 했는데 도착하니 11시도 채 안된 시간에다 타파스는 저녁에나 한단다. 점심으로 타파스 먹고 다음 마을까지 가도 되겠다 싶었는데 그게 안되니 약간 실망..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와 오렌지주스 마시며 어찌할까 고민하다 난 계속 가기로 했다. 오늘 로그로뇨에서 쉬면 내일 짐을 부친다 해도 30킬로 가까이를 걸어야 하는데 내 발 상태로 30킬로는 무리라서 예정한 대로 나바레트까지 걷기로 했다. 미현은 로그로뇨에서 타파스 즐기며 놀고, 내일 짐을 부치고 30킬로 걷겠다는데 짐을 부치면 정해놓은 숙소까지 무조건 와야 하니 어디든 오긴 하겠지. 난 내일 16킬로만 걸어 나헤라에 도착하거나 좀 더 걸어 아소프라에 가던가 오늘 밤에 결정하기로 했다.
로스아르코스에서 본 일본인을 오는 길에 잠깐 만났는데, 같은 숙소에 묵게 됐다. 같이 슈퍼에 갔다가 밥 먹자 하니 냉큼 따라나서더니 별로 내키는 게 없는지 어디 갈까 물어도 몰라.. 이러고 있다. 답답해서 난 쌀을 먹어야겠다고, 빠에야 하는 집을 간다 하니 자기는 숙소에 돌아가겠단다.
혼자서 성당 옆 식당에서 해물&닭고기 빠에야와 맥주 한잔 시켜 먹으니 행복하다. 스페인에 빠에야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고기 먹는 것도 지겹고 빵 먹기도 싫고.
집에 갈 때 사프란이나 좀 사가야지.
7/16 토요일에 산티아고 도착하려면 앞으로 몇 킬로씩 가야 하는지 생장에서 준 가이드에 뻔히 나와 있는데, 그래도 뭔가 좀 더 합리적인 일정-20킬로 언저리를 매일 걸을 수 있는-이 없을까 생각하게 된다. 발이 아파서 너무 괴로우니 어떻게든 꼼수?를 부리려고 하는 거지.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편하고자 몸부림치는구나 싶으니 우습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