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레트-나헤라

6/21 10일 차

by 크리스탈

와인 2.5

커피 3.6

식품 6.7

밴드 2.0

빨래 1.50

숙소 10.0


로그로뇨부터 함께 걷던 Mireille & Roland 부부와 헤어졌다. 나헤라 숙소까지 데려다주고 포옹하고 헤어지는데 눈물이 났다. 나는 안 되는 불어로 미레이는 몇 단어 아는 영어로 서로 떠듬떠듬 의사소통하느라 힘들었지만 결혼한 지 40년에 손자도 많고 순례길을 세 번째 걷는다는 것도 알아낼 만큼 이해하고, 키다리 멋쟁이 롤랑도 슬쩍 장난치기 시작했는데 헤어진다니 너무 섭섭했다.

내가 우니까 롤랑이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아빠 같은 느낌. 아비엥토라고 하며 계속 손 흔들고 헤어졌는데 산티아고에서 아니면 부르고스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미레이는 어제 숙소에서 내 발을 치료해 주고, 오늘 나헤라까지 오는 길에 뒤처지지 않도록 계속 살펴보고 오는 길에 또 한 번 치료해 주고 물 많이 마시라고 계속 얘기해 주고. 꼭 엄마 같았는데.

함께 사진도 많이 찍었지만 결국 그렇게 인연은 흘러가는 것.


알베르게 들어와서 어제 산 라면 먹고 있는데 미현이 왔다.

새벽 6시부터 걸어 2시도 되지 않아 30킬로 주파해 도착한 것. 짐이 없다고 덜 힘든 게 아니라며 이제 다시는 짐 부치지 않을 거라는데, 얼굴과 팔이 빨갛게 타서 지친 모습이었다. 역시 어제 로그로뇨에 머물지 않은 건 잘한 일이었다. 아무리 짐이 없어도 30킬로 걷는 건 무리, 특히 발이 아픈 지금 상황에선.


씻고 장 보러 다녀와서 저녁으로 보카디요를 만들어 먹었다. 참치와 치즈, 햄 넣어서. 나헤라 와인 하나 사서 미현을 따라주고 요구르트와 납작한 스페인 복숭아를 주었다.


오늘부터 본격 여름이라고 하더니 진짜 햇살이 타는 것 같이 따갑다.

오전 11시에 힘들다 소리가 절로 나왔으니. 앞으로는 더 뜨거워질 텐데 큰일이다. 서두르는 수밖에.


내일은 발이 좀 덜 아프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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