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아니고 저거, 아이덴티티 만들때 피해야 할 방법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그 자체로 정의다

by 크리스탈

아이덴티티는 무엇이 아닌 것이 아니라 그 무엇으로 완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과 월마트가 자주 비교되는데,
저 둘은 아마존이 아닌 월마트나, 월마트가 아닌 아마존이 아니라 그저 아마존이고 월마트다. 비즈니스의 경계가 명확했던 예전에도, 경계가 사라진 지금도 그러하다.

결핍과 회피에 의한 정의는 브랜드가 스스로 결핍의 존재로 알게모르게 한정짓게 만든다.
브랜드는 지속적 생존발전을 위해 유연하고 확장될 수 있어야 하는데 본질이 무엇이 아닌가로 정의되면 모든 의사결정은 무엇이 아닌가를 판단하는데 집중된다. 무엇인가에 집중해야 할 리소스와 시간을 무엇이 아니라는 변명을 하는데 소비하게 된다. 무엇이어야 하기에 이런 액션도 저런 프로세스도 도입할 수 있고, 그런 유연성은 브랜드 본래의 역량 확장과 고객의 확장을 이룰 수 있다.

이전 회사에서 두 브랜드의 컬러아이덴티티를 정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함께 일하던 외부 에이전시에서는 D브랜드는 보다 프리미엄인 B브랜드의 컬러에 부딪히면 안되니까 어떤 색상들을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내부적으로는 두 브랜드가 비슷한 색을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브랜드 연계성을 이야기 해 줄 수 있어 좋은데 둘은 구분은 가야 한다고 했다.

에이전시에서는 B브랜드의 제품 컬러가 흰색과 다홍색인것은 이미 백년이 넘었기 때문에 바꿀 수 없지만 D브랜드는 불과 수십년밖에 오렌지를 사용하지 않았으니 오렌지와 다홍색이 부딪히지 않게 그레이와 블랙을 쓰자 라는 의견을 냈다. 그에 대한 내부 반응은 구별은 되어야 하지만 갑자기 흑백톤은 좀.. 하는 거부감이 컸다.

D브랜드는 시장에서 “ 머신”으로 불리고 있었고, 제품쪽, 영업쪽의 오렌지색상에 대한 자부심과 선호는 대단했다.(어느 외국 브랜드의 OEM으로 시작해서 그 색상을 가지게 됐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D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온전하게 이해되고 수용되며 국내에서는 최고의 브랜드파워를 가지고 있고, 글로벌하게는 힘을 키워가고 있는 상황인데 갑자기 컬러아이덴티티를 바꾸자는 이야기는 상당히 황당했다.
게다가 두 브랜드는 타겟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각 브랜드의 고객, 잠재고객이 상호비교를 할 일은 절대 없다. 브랜드 오너인 회사에서 그 둘을 나란히 놓고 보기 때문에 이거랑 저거는 좀 구별이 되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바보같은 생각을 할 뿐이다.
그리고 설령 B브랜드가 아닌 무엇으로 컬러아이덴티티를 설정한다면, 브랜딩의 핵심 요체인 제품마저 그렇게 바꿀 수 있는가? 가능성을 차치하고 바꾸는 것이 합당한가?

D브랜드는 그 자체로 독립적이고 온전한 브랜드로서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이유를 컬러에서도 보여주면 된다. D브랜드다움을 더 강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으로 아이덴티티도 강화하고, “부차적으로” B브랜드와 구별되어 보일 수도 있다.

로고나 색상은 브랜딩의 작은 부분이다. 물론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무엇이 먼저이고 중요한 것인지 올바르게 판단해야 한다. 많은 브랜드들이 로고를 만들때 우리는 파란색을 쓰고 싶은데 경쟁브랜드 어디서 사용하고 있어서.. 라고 주저한다.
아이덴티티가 절대적으로 정해져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차별되는 색상을 쓰면 좋다. 하지만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브랜드와 로고가 존재하는데 유일하게 남아있는 색상이 있을 수 있나? 현실은 브랜드가 스스로 정의한대로 행동하고, 색상을 쟁취하는 것이다.

덧붙여,
무엇이 아닌 무엇으로 스스로를 묘사하기 시작하는 순간, 비교의 대상으로 내놓은 그 브랜드를 절대로 넘어설 수 없고, 한계에 갇힌다는 것은 어느 나라의 무엇, 어느 업계의 무엇이라는 일견 자랑스러워 보이는 비교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물론 스스로를 그렇게 정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언론이나 사람들이 비슷한 사례를 붙여 영광을 부추기는 것이다. 하지만 잘 되어야 그 정도라는 얕잡음이 숨어있다.
샤오미가 대륙의 실수라는 태그라인과 함께 애플짝퉁으로 불리웠을때 사람들은 절대 샤오미가 애플이 되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샤오미는 애플이 아니다. 하지만 애플이 될 이유도 생각도 없는것 같다. 샤오미는 그저 샤오미가 되려 하고 있고, 사람들도 그렇게 봐주기 시작했다.

만약 어떤 브랜드가 스스로를 xxx의 우버니 oo의 알리바바니 칭한다면 결국 거기까지가 그 브랜드 최대의 한계로 이해하면 된다.
우리는 어떤 분야의 무엇(유명브랜드)을 지향합니다라고 고객한테 이야기하는 회사는 둘 중 하나다. 정말 그 정도되면 소원이 없겠다는 바램이거나 더 큰 무엇이 있지만 대중이 아는 사례 중에서 그 브랜드 정도가 일차적 목표라서 그렇게 이야기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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