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n brand의 시대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과학은 신화와 전설을 현실로 만든다. 인간 DNA 까지 분석해 낸 오늘날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은 것들이 많지만, 하나씩 밝혀지는 신비는 어제와 다른 오늘, 그리고 내일의 삶을 예고한다.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브랜드와 브랜드 구축은 지난 30-40년간 신화의 영역에 있었다. 누구도 그 과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브랜드 구축의 효과가 있는지, 어떻게 나타나는지, 어떤 기제가 작용하는지에 대해 확실히 설명하지 못했다. 그저 잘 구축된 브랜드는 매출이 훨씬 높고, 더 큰 성장을 한다는 결과론적인 이야기를 전제하고는 브랜딩을 시작하라고 등을 떠미는 격이었다.
과정이 비밀에 부쳐지면 추측이 쌓이고, 거기에 아주 약간의 상상력만 더해져도 본질을 현저하게 왜곡하는 신화와 전설이 생긴다. 지금도 브랜드는 visual & verbal communication의 총화라는 협의의 카테고리에 갇혀, 과정을 아름답고 신비하고 복잡하게 만드는 방법론을 겹겹이 두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브랜드가 고객에게 어떻게 소비되고 재생산되는지와 같은 실체에 대한 논의나, 비즈니스의 장애나 기회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와 같은 핵심에서 동떨어진 한가한 입담만 생성해 내고 있다.
이런 거대하고 비대해진, 이제 누구나 의심하고 있는 브랜드와 브랜드 구축의 담론에서 벗어나려면 브랜드를 회사의/비즈니스의 전부가 상징화 된 것으로 확대해 보는 견지를 가져야 한다. 최근에야 브랜드를 전략의 기조이자 실행의 최종 액션으로까지 이해하는 동향이 생기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브랜드와 브랜딩에 대한 오해와 환상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는 꽃이 아니라 나무 전체다. 나무의 생장발육이 제대로 되게 만드는 것이 브랜드 전략이고, 전략의 실행이다.
Lean brand라고 할 때 떨어져 나가야 하는 것은 협의의 브랜드의 신화를 만들어 온 껍데기를 부풀린 각종 방법론과 절차, 이론들이며 그에 의해 부풀려진 성공의 겉치레다. 모든 것이 고객과의 관계에서 시작한다는 단순한 진실을 내면화 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위한 계획과 활동을 일관성 있게 조율하는 것- 그 안에는 협의의 브랜딩 활동, 커뮤니케이션도 포함된다 - 그리고 끊임없이 튜닝하고 개선하는 것만이 유효하고 의미있다.
단단한 실체로서 염원되고, 소망받는 존재가 되려면 기존의 마술이나 속임수로 만들어 낸 신화는 허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여태껏 해 왔던 브랜드 구축의 방법들, 비법들, 법칙들을 모두 내려놓고 바닥부터 새로 시작할 필요가 있다. 창조적 파괴는 브랜드의 성역에도 적용된다. 이는 오직 새로운 브랜드와 브랜딩의 신화를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계획되고, 경험되고, 측정되는 영역에서 고객과 관계를 맺고 존재를 이해받기 위해서다.
브랜드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한시도 쉬지 않고 해 보지만 답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 제품이기도, 서비스이기도, 로고이기도, 직원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떠드는 그렇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리고 그 모든 것이면서 그것이 나타나고 발현되는 방식은 너무나 불규칙적이고 비정형적이다. 물론 정형화 된 sheme으로 펼치려고 기업이 크던 작던 노력을 하지만 사회와 그 고객에게 닿는 브랜드는 일관된 무엇이 아니다. 만약 일관된 무엇이 있다면 이미 죽은 브랜드일 것이다.
The Lean Brand라는 책을 읽었다. 진리의 복음서까지는 아니지만 본질에 대한 아주 중요한 문제를 제기했고, 가지고 있던 많은 생각들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브랜드, 브랜딩이 만들어낸 수많은 신화와 전설, 입담과 담론만큼 이 lean brand가 만들어 낼 새로운 신화와 전설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최소한 막연히 느낌적 느낌이라는 영역에 있도록 밀어부쳐 버렸던 과거와는 다르게 많은 마케팅 테크들을 통해 설명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훌륭한 접근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관계라는 단어는 너무 쉽게 지나쳐 버렸었는데, 단어의 무게를 제대로 느끼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