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23일차
아침 4.5
점심 3.5
커피&과일 1.7
채리티 과일 1.04
저녁 2.99
숙소 5.0
20여 일 만에 다시 혼자 걷기 2일차. 좋다.
첫 마을에서 혼자 아침 먹고 둘째 마을에서 혼자 커피 마시고 셋째 마을에서 혼자 점심 먹고 네 번째 마을에서 숙소 잡고 혼자 저녁 먹었다. 함께 가는 이가 없으니 걷는 속도도 빠르고, 폰에 저장된 음악 크게 틀고 가니 덜 지겹고, 가끔씩 진지한 생각도 하고. 힘들더라도 산티아고까지는 미현을 굳이 기다리지 않고 혼자 잘 걸어보기로 했다. 어쩌면 다른 친구들을 또 만나겠지
오늘 든 생각인데, 난 좋아하는 분야이기만 하면 어떤 일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딱히 뭐는 안되고 되고 이런 게 아니라 성격상 필요한 일은 다 직접 챙겨봐야 하기 때문에 어차피 한 분야를 한다 해도 다 하게 될 거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분야 중 아무거나 정해서 뭐든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그건 또 너무 막막. 그렇다면 정 아니다 싶은 일만 찾아내서 피하면 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좋아하는 분야를 일로 만들만한 상황이 되는가? 생각해 보면 자신이 없다. 부딪혀 보지 않았으니.
부딪혀 실패한다 해도 뭔가를 알고 배우는 게 중요한 것. 내게 오는 기회를 거절하지 말고, 궁금한 것은 해 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이러다 지치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덜덜 떨며 걱정만 하는 삶보다는 얼마나 가치 있을까? 그리고, 빈털터리가 되면? 엄마한테 가야지!
아스토르가는 몇 년 전 순례자가 납치되어 살해당한 곳이라 긴장이 되기도 한다. 순례자들이 늘어나면서 혼자 걷는 순례자들이 범죄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모양. 겁쟁이인 나는 사람들 뒤에 졸졸 쫓아갈 테다 하고 걸었는데, 대부분의 구간에서 사람들이 너무 많아 내가 피할 수도 없이 함께 걷는 경우가 많았다.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