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아카스텔라-바르바델로

7/10 29일차

by 크리스탈

아침 1.2

점심 11.5

콜라 1.2

맥주 3.6

숙소 10.0


하루 종일 혼자 걷다가 바르바델로 도착해 세레나와 파올로를 알베르게 앞에서 만났다. 순례자들 사이에 유명한 알베르게는 수영장이 있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 거기로 몰렸다. 게다가 9유로짜리 침대는 없고 12유로 침대만 있다길래 성질 나서 나와버렸다. 무슨 도미토리 베드 하나를 12유로에 파나? 아무리 수영장이 있다 해도 너무 양심이 없는 짓이다. 세레나와 파올로는 돌아오라고 문자를 보내고, 저녁이라도 같이 하자고 계속 연락을 했지만 그곳에 다시 가고 싶지가 않아 쉬겠다고 내일 보자고 하고 말았다.


나와서 사람 없는 알베르게로 가서 씻고 빨래하고 있으니 독일인 다니엘, 리투아니아인 예바가 왔다.

둘이 같이 와서 밥도 같이 하길래 썸띵 있나 했는데 다니엘이 좋아하는 듯 눈을 떼지 못한다.

다니엘이 파스타 만들고, 난 맥주 사고 같이 저녁 먹고 얘기했는데 계속 눈치가 보여 먼저 자겠다고 왔다. 다들 여기 오면 그렇게 썸을 타고 섹스하고 그러는 듯. 이게 무슨 순례길이야..


알베르게 전체에 사람이 네 명 밖에 없으니 조용하고 좋다. 혼자였다면 좀 무서웠을 듯한 외딴곳이라 처음 들어갔을 땐 공포영화 시나리오 상상도 하고 그랬는데 몇 명이 더 와주니 감사한 마음까지 든다.

너무 여러 사람이 어울려 다니는 게 힘들어서 혼자이고 싶다가도, 이렇게 혼자혼자가 되면 슬그머니 무섭고 쓸쓸해지는 게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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