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1 30일차
아침 3.5
식품 7.0
저녁 10.0
숙소 6.0
세레나, 파올로와 함께 29킬로 왔다. 원래는 Gonzar에서 그만 갈 생각이었는데 숙소 모양새가 마음에 안 들고, 날씨가 걷기 좋아서 딱 한 마을만 더 가자 해서 오니 29킬로.
오늘 밤에 발 아파서 벌떡 일어날 듯. 아참, 파올로가 점심값을 내줬다. 처음 만난 날 요리를 해주고 커피도 사줬는데! 그래서 저녁 전 맥주는 내가 샀다.
씻고 갈아입은 잠옷 바지에 벌레 있는 거 같아서 버렸고, 세레나가 티셔츠를 줘서 잠옷 티셔츠도 버렸다. 그새 여러 방 또 물린 걸 보니 옷 아니면 수건인 듯. 오늘 셋이 합쳐 빨래하면서 슬리핑백도 빨았으니 괜찮지 않을까 하는데 그래도 걱정돼서 산티아고 도착하면 속옷부터 전부 다 새로 장만하기로 결심했다. 내 인생 벌레물림은 여기서 다 하는 듯
내일부터는 약 20킬로로 4일 가면 산티아고 도착한다. 오늘 워낙 걸어서 거의 80킬로 남았기 때문에 이제 정말 무리 안 하고 20킬로씩만 걷기로 했다. 오늘로 딱 30일째고 4일 더 가면 되니 34일 걸려 다 걷는 셈. 물론 하루는 기차 타느라 걷지 않았고, 하루는 쉬었지만 그 정도는 전체 여정을 생각한다면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벌써 카미노가 끝나가고, 여행이 다가온다. 면접 때문에 조기 귀국하게 되는 일이 없길 바라는데 어찌 될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꼭 가고 싶거든.
북유럽을 가려고 했지만 역시 썩 끌리지 않아서 계속 망설였는데 어제 만난 예바가 발트 3국 여행하라며 권유해서 네이버로 리투아니아를 검색해 보니 제법 괜찮은 것 같다. 물가가 싸고, 도시가 예쁘고 영어가 잘 통한다고. 어차피 관광이라면 그런데가 좋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 라트비아의 아야도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해서 괜찮은 옵션인 것 같아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로 했다. 예바가 자기 집에서 재워 줄 수도 있다 하고.
사람은 얼마나 많은 호의로 살아가는가. 내가 돈을 내고 서비스를 사고 제품을 구매하지만 그 뒤에 숨은 호의를 생각하면 서로에게 평생 빚을 지고 사는 게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내가 받은 호의를 갚으려면 다른 이에게 다른 방식으로 베풀어야겠지? 나의 호의는 어떻게 베풀어야 할까?
문득 카미노 카페를 열어서 창업을 할까? 생각을 했다. 카미노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나, 다녀온 사람들의 모임도 유치하고, 카미노 수기나 사진전도 하고, 강연도 유치하고 그러면 좋겠다. 그리고 카미노의 인연을 다시 찾아주는 매개체가 되는 것도 좋을 것 같고. 그래서 그 사업모델은 뭔가 생각해 보니 결국 음식장사, 음료 장사, 카페 업이다. 보카디요, 또띠야데파타타, 카페콘레체에 수모데나란햐, 이걸로 돈을 벌어야 하는데 과연 혼자 하며 돈을 벌 수 있을까? 알바를 고용해서 한다 해도 실속이 있을까? 한국 돌아가면 카페 내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한번 알아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 모르겠다. 일단 끝마치기나 잘 하고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