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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탈 Nov 03. 2016

화살처럼 사라진 현장감각

이번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지인의 부탁으로 스타트업을 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워크샵 코칭을 했다.

주로 그들이 세운 계획에 대한 의견을 주거나, 아이디어 제너레이션을 할 때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을 틔우도록 예를 들거나 이상한 방향으로 빠지지 않도록 가이드 해 주는 역할이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아이디어를 들었다. 회사생활 하는 동안 이런저런 경험이 제법 있었던 터라 해 줄 말이 많을거라 생각했는데, 어떤 경우엔 아무 생각이 나지 않기도 했고, 핵심을 짚지 못하고 주변부를 맴돌거나, 설명에 필요한 적합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이전이라면 열 가지를 한 번에 고려해서 이야기 해 줄 수 있었는데 두가지 밖에 얘기하지 못한다던가 하는 일이 4일 내내 발생했다.

유학 다녀와서 회사 인터뷰를 보러 갔을 때 내가 딴소리를 하고 있구나 싶은 순간이 있어서 놀랐던 적이 있다. 이번도 딱 그때와 같았다.

재미없는 아이디어에 지루하고 힘든게 아니라, 내가 그 아이디어나 계획에 대해 정말 필요한 조언이나 의견을 줄 수 없다는 것이 더 힘들었다. 결론은 공부하지 않는 머리는 즉시 퇴화한다는 것.


사회인에게 공부란 책 읽고, 세미나 들으러 가는 것 만이 아니다. 현업에서 여러 상황을 해결하는 것도 공부고 자기계발임을 생각하면, 현장감각이 불과 10개월만에 놀랄만한 속도로 사라졌다는 뜻이다. 노력하지 않는 것은 정체가 아니라 후퇴이며 퇴보다. 그리고 현장 감각은 현장을 떠나는 순간 화살보다 빨리 사라진다. 늘 잊지 말아야 하는 진실인듯.


조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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