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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디스컬터RYU Feb 23. 2019

배 나온 게 인격입니까?

당신의 나온 배는 매너리즘의 원인이 된다

지금은 건강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이지만 불과 십여년 전만 해도 올바른 정보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배가 나온 사람들이 흔히 ‘배 나온 건 인격이야’ 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나온 배를 합리화 하곤 했다. 요즘은 그런말 하는 사람들을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때 보다 배 나온 사람들은 더 많아 보인다. )물론,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스스로도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얘기했던 건 아닐 것이다. 겉으로는 초연한 척 해도, 속으로는 자신의 건강이 무척이나 걱정되었을 것이다. 단지, 삶의 고뇌와 역경을 먹는 걸로 풀어왔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도 식도락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엄청난 자기합리화와 타성의 표현들을 그렇게 했을 것이다.


아주 옛날이야기 이긴 하지만 배가 나온 것이 부와 권력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현대에서는 식스팩에는 열광하고, 배 나온 건 걱정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배가 나왔다는 건 건강의 적신호이기 때문이다. 물론 배가 나온 정도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적게 나왔다고 해도 여분의 지방이 몸에 붙어있는 것이 달가울 리 없다. 뿐만 아니라 지나친 지방은 짐이 되어 일상생활을 무겁게 한다. 또한 지방의 압력이 계속되다보면 체형을 변형시키고 왜곡시킬 것이다. 나아가 장애를 만들기도 한다.


복부의 피하지방이 두텁게 쌓여서 부풀어 오른 상태를 ‘배가 나왔다’라고 표현한다. 문제는 배가 앞으로만 나온 게 아니라 배 안쪽으로도 지방이 밀고 들어간 것이다. 지방이 더이상 안으로 파고들어가지 못해서 다시 밖으로 밀어낸 결과가 바로 '배가 나온 것'이다. 때문에 몸 속 장기는 물론 혈관까지 지방의 압박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또한 배가 나온 원인이 좋지 못한 식단의 결과이기 때문에 혈관을 포함한 몸 속 곳곳을 이미 위험한 상태로 몰아갔을 확률이 높다. 그 결과가 심혈관계 질환(고지혈, 심근경색, 동맥경화, 당뇨, 고혈압 등)이다. 다들 아는 얘기겠지만, 심혈관계 질환이 무서운 이유는 심장정지의 가능성을 만들기 때문이다.


배 나온 것은 실로 엄청난 위험신호다. 우리가 이미 그 위험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치기 힘든 습관들, 이를테면, 흡연, 지나친 음주, 잦은 스트레스 등은, 만약  비만자들이 이러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그 위험성은 수십, 수백배가 된다. ‘보험 들어 놨는데’,‘병원가면 되겠지’,‘나중에 운동해야지’ 등과 같은 위안은 더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사람들은 그 고통이 직접 닥치기 전에는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가늠하지 못한다. 시쳇말로 ‘먹고살만하니깐 갔다’라는 무서운 말이 있다. 왜 사람들은 몸이 보내는 이러한 위험신호를 무시하고 살아갈까? 사실 이것은 심각한 매너리즘(mannerism)의 연장선이다.


오히려 배가 조금 나왔을 때는 그나마 스스로도 문제인식을 심각하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과 힘든 삶 속에서 뒤로 밀려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몸이 무거워지니 더욱 움직이기 싫어지고, 이미 넘쳐나는 식욕은 그나마 짧게 스쳐지나갈 건강에 대한 걱정을 덮어버릴 것이다. 결국 나이가 든 상태에서 배가 나왔다면 노화라는 타이틀로 받아들일 것이고, 아직 젊은데 배가 나왔다면 미래를 위해서 건강을 희생하는 것으로 합리화가 가능해진다. 결국은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내 몸의 건강은 매너리즘과 함께 기약없이 뒤로 밀린다.    


나이가 들면 건강검진을 받기 시작한다. 이상한 얘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 건강검진이 오히려 사람들의 매너리즘을 부추기기도 한다. 자신이 걱정했던 것보다 양호하게 나온 건강검진 결과가 꽤 배가 많이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안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병원은 병을 만드는 곳 일 수도 있다. 사람들이 병들어야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의사들도 병의 근원적인 예방은 잘 다루지 않는다. 예방법 중 가장 확실한 운동방법 역시 다룰 필요가 없는 것이다. 모든 의사선생님들을 일반화시켜서 욕할 수는 없겠지만, 상업화는 확산된 지 오래다. 약이나 수술로 당장의 나온 배를 들어가게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근본이 되는 습관들(운동습관, 식습관)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리 오래지 않아 원래의 상태로 돌아간다.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 올라간 나태함의 숙주 때문이다.


조금만 배부르게 먹어도 움직이기 싫어지게 마련이다. 하물며 배가 계속 나와있는 상태에서는 어떻겠는가. 사우나를 가보면 대부분 배 나온 사람들이다. 잠깐이라도 허리띠를 풀어헤치고 싶은 것이다. 마사지를 주기적으로 받으러 가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여분의 짐을 지고 다녀서 힘든 몸을 누군가가 어루만져주면 그것만큼 편한 것도 없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학업, 일, 대인관계 등 무엇 하나 진취적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결국 당신의 나온 배는 당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위협하는 심각한 매너리즘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바디스컬터 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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