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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쉼터

5. 길 위의 하루

by 구르미

길 위에서 생을 마감하는 로드킬 고양이들은 대부분 길에서 태어나 위험을 인식하지 못한 채 도로를 오가다 사고를 당한다고 해. 하루 역시 길에서 태어나 생의 대부분을 도로와 쓰레기통 근처에서 배고픔을 이기며 살아갔고 어린 시절 엄마를 따라 차도 근처로 자주 나갔으며, 도로의 위험을 알지 못한 채, 길을 무심코 건너는 습관이 생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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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도로 건너편 식당으로 향하던 하루는 그만 도로로 뛰어들었고, 빠르게 다가온 차량에 치이고 말았대. 도로밖으로 튕겨져 나간 하루는 움직이지 못하고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나 봐. 차들은 아슬아슬하게 하루 옆을 지나다녔고,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체온이 급격히 떨어진 하루는 마지막 순간을 예감했다고 해. 하지만 다행히 지나가던 사람이 하루를 발견하고 구조해 줬고, 하루는 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으며 회복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대.


그제야 비로소 따뜻한 손길과 안정된 환경을 경험하게 된 하루는 로드킬로 떠난 친구들의 몫까지 대신해서 씩씩하게 잘 살고 있어. 이곳에선 더 이상 길 위를 방황하지 않아도 되고, 위험한 일들을 겪지 않아도 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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