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 목표 달성을 앞에 두고
내 생일이자 내가 꿈에 그리던 Compass Group으로의 이직을 달성하고 첫 교육을 받으러 HQ Office에 출근을 했던 날이다. 넉넉지 않은 환경과 미래 때문에 외식을 줄이고 열심히 모으던 때였지만 그 날만큼은 근사한 저녁을 먹으러 갔었다. 집에서 술도 한 잔 하면서 ,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를 되뇌며 함께 기쁨의 눈물도 흘렸던 날이다. 여기까지 오는데 왜 이렇게 긴 시간을 돌아오고 어렵게 왔는지, 내 인생은 누군가의 것처럼 쉽게 풀리거나 술술 풀리지 않고 고생이라는 고생은 다하며 굴러가는 것인지 웃픈 현실을 회상했던 날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뤄냈다는 것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무엇인가 나도 남을 도울 수 있는 새로운 보람된 취미나 활동을 찾고 싶었다.
아내와 함께 고민을 하였고, 평소 브런치를 즐겨 읽던 아내가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보는 것이 어떨지 제안을 했다. 글이라고는 SNS에 조금씩 끄적이던 것 정도였고, 글 다운 글이래야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언젠가의 백일장 경험 정도였던 것 같다. 다만, SNS에 진심을 담아 한 번씩 고국과 가족을 그리워하며 글을 올리면 꽤나 좋은 평가 아닌 평가를 듣곤 했기에 아내가 그러한 글솜씨를 살려서 글을 써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한 것이었다. 수없이 훌륭한 작가분들도 많고,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 노력하는 분들도 많은데 내가 감히 무슨 글을 쓰겠냐며 말했지만 내심 '글? 한 번 도전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주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했다.
무엇인가 한 번 시작하면 제대로 끝을 보고 원하는 바를 달성해야 직성이 풀리고, 그럴 때까지 꾸준히 묵묵히 도전하는 성격이라 주제를 확실히 잡고 싶었다. 뉴욕에 거주한다고 해서 흔한 일상을 올리자니 이미 브런치에는 수많은 뉴욕 여행과 생활 관련 작가분들이 활동을 하고 계셨다. 내가 가진 정보와 지식에 대해서 진지한 마음으로 들여다봤고, 이전 직장에서도 조언을 많이 주는 역할로 활동한 비자나 영주권 등 외국인 신분으로의 미국에 대한 도전에 대한 내용은 꽤 정보력을 갖고 있었기에 주제를 잡았다.
다른 하나는 아내와 깊은 논의 끝에, 수필 형식으로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해왔던 일기와 더불어 꿈에 그리던 인더스트리 리더인 회사에 들어온 과정과 노력을 공유하면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것도 소위 나보다 훨씬 잘 나가고 좋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본다면 웃음거리가 될까 봐 망설였지만, 적어도 내가 기울인 노력과 프로페셔널한 업무 처리는 전 세계 1%가 와서 비교를 한다고 해도 밀리지 않은 자신이 있었기에 그 노하우를 공유하고 나보다 더 젊은 세대들을 위한 소소한 길라잡이가 되어보고 싶었다. 미국 시골에 단칸방에 살며 정보력 없이 맨몸으로 부딪혀가며 터득하고 알아낸 어려운 정보들을 최대한 비슷한 환경에서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널리 알리고 싶었다. 대가성 따위는 바라지도 않았었고, 덕분에 크고 작은 제안들을 받으며 내 글을 조금 더 알릴 수 있는 기회도 찾아올 수 있었다.
우선 브런치 작가가 되는 과정이 생각 외로 까다로워 놀랐다. 너무 안일하게 도전한 것도 사실 맞는 말이었다. 브런치에 대해 잘 몰랐던 나는 그저 내 개인 공간에 글을 적는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아내에게 비슷한 주제의 다른 작가들의 글과 흐름들을 보라고 충고를 받았고, 좀 더 브런치에 어울릴만한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재도전을 하여 브런치 작가로 선정될 수 있었다. 한 번의 탈락을 맛봐서인지 작가 선정 이메일이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르겠다. 그 날 우리는 또 외식을 하였다.
그만큼 기쁘고 특별했으니까.
마냥 목적 없이 글을 쓰기는 싫었기에 그 날 목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고, 우스갯소리로 '지금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450이 조금 넘으니까 500명 구독자 달성을 목표로 하자!'라는 이야기를 했고, 그 당시에는 참 원대한 꿈이라고 생각했다. 수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명 작가분들도 많지만 출간 작가분들도 500을 넘지 않는 분들도 많이 계셔 불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는 글들인지라 외부 유입이 많아 실제 내 브런치를 다녀간 분들은 18만 명이 넘지만 계정을 통해 구독을 해주시는 분들은 현저히 적어 정말 어려운 목표라고 생각했다.
우선은 내 소개부터 시작해서 한국과 다른 미국의 직장생활, 그리고 나의 도전기에 대한 글들을 적기 시작했다. 실제로 글을 쓰기 시작하고 구독자가 크게 늘지는 않았다. 구독자를 많이 바라고 글을 쓰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심 욕심도 나고, 구독자가 늘어나지 않으면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러다 100, 200, 300, 드디어 400을 넘어가자 목표 달성이 가까워지자 정말 기뻤다. 내 구독자분들은 잘 아실 테지만, 나는 글을 여러 편을 많이 쓰기보다 한 편을 쓰더라도 정성을 들여 길게 쓰는 편이다. 그렇다 보니 한 편을 쓸 때마다 내 머릿속에는 정말 수 천, 수 만 가지 생각, 기억, 아이디어 등이 오가고 글과 문맥이 자연스러운지를 몇 번이고 읽어본다. 그래서 글을 쓰고 난 저녁이면 힘이 쭉 빠지게 된다. 그래도 글이 발행되고 구독자 분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 그게 어찌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내에게도 구독자 수에 대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업데이트를 해주곤 했다.
적극적으로 연락을 주시고, 질문을 받고, 인터뷰를 하고, 심지어는 산업진흥원으로부터 내가 쓴 글에 대한 저작권료 지급과 동시에 글 게재에 대한 제의를 받았을 때는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브런치에서 다시 한번 내 인생의 모토인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를 느낄 수 있어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와 아내는 내 두 번째 목표를 세우고 달려가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너도 나도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유튜브가 아닌 내가 작성한 글과 내용의 전달력을 더 높이기 위한 유튜브 실행이다. 부끄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할 것이고, 실수들에 대해 적나라한 욕을 먹을 것도 잘 알지만 내가 나누는 정보들이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주저하지 않기로 했다. 진행했던 한 인터뷰에서도 다음의 목표에 대한 질문에 올해 안에 유튜브에 도전해 보는 것이었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이다.
누군가 내게 브런치가 어떤 의미이고, 구독자 500이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나는 Motivation, 즉 내 삶의 동기부여라고 답하고 싶다.
글을 쓰며 나를 돌아보고, 내가 살아온 순간들을 돌아보게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얼마나 감사한 삶을 살고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마음을 담아 누군가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것을 늘 리마인드 해주는 감사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 브런치였다. 앞으로도 이 강력한 동기부여를 가지고 글 하나를 쓰더라도 더 신경 쓰고 완성도 높은 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특히, 나는 사실 반말을 하는 것이 매우, 아주 매우 어렵고 불편한 사람이다. 심지어 내가 운영하던 곳들의 파트타임 학생들에게도 xx 씨라고 부르며 존칭을 쓰고 그것이 늘 마음이 편한 성격이다. 처음에 글을 혼자 쓰고 연습하고 아내에게 검수를 할 때는 극 존칭을 사용하며 글을 썼는데, 그러다 보니 글도 많이 어색하고 나도 모를 마음의 벽 같은 것이 생겨서 글을 쓰기가 너무 조심스러운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불편하지만 존칭을 사용하지 않고 단조롭게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 부분에 대한 노력 또한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어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본업인 직업이 있으면서 틈틈이 글을 쓰다 보니 가끔을 글을 이어 쓰면서 흐름이 이상해 지거나 감정이 달라 틀어지는 경우도 많아서 이러한 부분도 개선하고자 노력할 예정이다.
이 글을 빌어 약 35개의 글을 작성할 동안 꾸준히 응원해주시고 읽어주신 구독자 분들과 다른 독자 분들께 한 사람의 인생에 큰 동기부여가 되어 주셨음에 감사드린다 (브런치 운영진은 물론!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또한 앞으로의 구독자분들께도 내 글이 더욱 좋은 글이 될 수 있도록 조언과 충고 아낌없이 주시길 부탁드리는 바이다.
500번째 구독자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안할 것이 있으시면 '제안하기',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 인스타그램 DM (newyork.tom)으로 문의주시면 확인하는 대로 답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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