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를 위한 응급실 주치의] 추가 1 - 소아 치과, 치아우식증
아이들 치아 관리, 어떻게 하세요? 신경 써서 매일 닦고 불소도 발랐지만 순식간에 썩는 치아, 막기가 힘들더라고요. 첫째는 특히 앞니가 많이 썩는 바람에 신경치료와 크라운 씌우기까지 권유받았었습니다.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터라 당시에 고민 많이 했는데 결국 지켜보기로 했고 얼마 전 오랫동안 속 썩이던 앞니가 빠졌네요.
저도 어렸을 때 유치가 많이 썩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며 자랐던 기억이 납니다. 양치질 습관과 방법의 문제도 있겠고 치열이 고른 지, 먹는 음식은 어떤지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잡하게 작용하는 거겠죠. 그래서 오늘은 아이들 치아관리를 위해 도움이 될 이야기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저는 치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라 하기 어렵지만 동생이 치과의사로서 도움을 줄 거예요. 특히 소아 치아 관리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예방치과 전문의라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멀리 타국에서 지내는 관계로 서면을 통한 인터뷰 형식으로 글을 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예방치과에서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박사를 수료한 최승재라고 합니다.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사회에 나와 일반 진료와 제 전문 분야인 예방치과를 함께 진료 및 연구하고 있습니다.
독자분들께 생소할 것 같은데 예방치과는 어떤 분야인가요?
단어 그대로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아프기 전에 예방하는 치과’라는 뜻입니다. 하나만 더 추가하자면 ‘관리’의 개념이 포함됩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치과의 존재를 잊고 살다가 충치나 잇몸 질환이 한참 진행되어 아프기 시작한 후에야 두려움을 안고 치과로 향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이에 해당되겠지요. 이런 치료의 개념을 관리로 옮긴다고 보시면 됩니다.
치아와 잇몸으로 나누어 좀 더 자세히 들어가면, 우선 치아의 경우 너무 심하게 썩어서 임플란트 또는 신경치료를 할 상황까지 가기 전에 간단한 충치치료로, 더 나아가서는 치아가 입 안에 충분히 올라오면 음식물 및 세균이 자리잡기 쉬운 골짜기 부분을 메워주고 치아를 화학적으로 튼튼하게 불소 보강해주는 관리 개념이 있습니다. 한 편, 잇몸의 경우 잇몸질환이 생겨서 쑤시고 아프기 전에 그 원인이 되는 세균덩어리들을 정기적으로 제거해주고, 잇몸질환 예방 및 관리에 탁월한 잇솔질로 관리를 해드리고 최종적으로는 환자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능력을 배양해 나가는 트레이닝을 시켜 드리는 분야입니다.
어른들과 다른 소아 치아만의 특징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점이 다른가요?
여러 가지가 다르지만, 예방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하나만 꼽으라면, 어른 치아(영구치)의 건강이 아이 치아(유치)에서 이미 결정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유치 관리가 미흡하여 심하게 썩거나 치아의 머리 부분이 일부 사라지는 경우, 영구치가 비정상적으로 발생하거나 뒷 치아가 쓰러지는 바람에 영구치가 자리 잡아야 할 공간이 닫혀서 교정치료까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소아 치아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요?
유치 관리가 잘 되지 않은 아이의 경우 당연하게도 영구치 관리도 잘 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생활습관과 식습관에서 찾을 수 있는데, 사회에 나와서 배우는 교육보다 가정교육이 더 중요하듯이 어렸을 적부터 부모의 관심 속에서 칫솔질을 습관화 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영구치가 모두 나온 후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을 때 전혀 다른 입 속 건강 상태를 보입니다. 식습관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충치의 발생은 단 것에 노출되는 시간에 비례하기 때문에 끈적이는 캐러멜 또는 사탕을 좋아하거나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는 습관은 유치 시기에서부터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부모로서 특별히 잊지 말고 챙겨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미국치과의사협회(ADA)등 영어권 국가에서 주최하는 학회에 가면 냉장고 자석으로 만들어서 나눠주는 것이 있는데 'Lift the Lip'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자녀들의 '입술을 들어 올려보세요'라는 뜻인데 앞니와 입술 사이에 음식물이나 세균이 남아 있어 충치가 되기 전 초기 발견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런 아주 간단한 관심이 자녀가 추후 임플란트 또는 틀니를 하게 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우리가 좀 더 알아야 할 부분이 있다면요?
의과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치과 분야는 심한 통증과 급격히 증가하는 치료 비용 때문에라도 아프기 전에, 더 악화되기 전에 검진받으러 가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특히 자녀분들의 경우 첫 치과 방문을 썩어서 아픈 상태로 가게 된다면 치과에 대한 첫인상은 좋을 수가 없겠지요. 아이의 치아가 건강히 잘 있는지, 지금 시기에 나야할 이들이 잘 나오고 있는지 확인받기 위해 가는 치과. 그리고 치료할 게 없어서 치과의사 선생님께 칭찬을 받고 주의사항만 듣고 치과를 나서게 된다면 아이에게 치과는 더 이상 무서운 곳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 아이 때 형성된 트라우마로 인해 어른이 되어서까지 치료 시기를 계속 늦추고 악화시키고 있는 분들을 많이 봐서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인사 부탁드려요.
몸의 다른 부분이 아플 때보다 입안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 그 영향은 훨씬 더 큽니다. 통증 및 비용은 물론이고 활짝 웃지 못하게 되어 자신감까지 떨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자녀분들이 더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입 속 건강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세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