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 앞니가 빠져 버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엄마 아빠를 위한 응급실 주치의] 추가 2 - 소아 구강 외상

아이들 뛰놀다 보면 얼굴 자주 다치죠.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다치면 얼굴 중에서도 입술이나 치아를 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술이 치아에 찔려 찢어지기도 하고 심하면 바깥으로 천공이 생기는 경우도 발생하죠. 그나마 입술만 다치면 다행인데 치아까지 흔들리거나 빠지는 경우는 난감합니다. 갓 난 유치가 빠지면 영구치 성장에 장애가 올 수 있거든요. 만약 영구치가 빠졌다면 다시 나지도 않을 테고요.


그래서 이번 지면에서는 응급실에서 흔히 보는 소아 구강 외상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다행히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부터 응급처치가 잘못되면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이 남는 경우까지 다양한 문제가 있거든요. 경한 문제부터 중한 문제까지 순서대로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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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응급실에서는 접수할 때 간단하게 내원한 이유를 적게 되어있습니다. 여기에 입술 손상이라고 적혀있으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협조가 안 되는 어린아이의 입술 열상이라면 심한 경우 전신마취를 하고 꿰매어줘야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다행히 대부분은 치아에 살짝 찍혀 생긴 5mm 미만의 작은 열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정도 크기라면 마취까지 해가며 꿰매지 않더라도 잘 아물죠. 우리 음식 먹다가 볼 깨무는 경우 있잖아요? 처음에는 뻥 뚫린 상처가 느껴지다가도 3~4일 지나면 서서히 아물게 되죠. 이처럼 입술과 구강내 상처는 회복이 빠른 편입니다. 다만 입 안에 있는 수많은 세균이 상처를 통해 피부 안쪽 깊숙이 들어간 경우이므로 항생제 사용은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같은 이유로 혀 열상, 치아에 찍혀 혀가 찢어져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혀는 입술과 달리 확인할 것이 하나 더 있는데 혀의 가장자리가 찢어져 너덜너덜한 상태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혀 안쪽 손상이고 5mm 이내라면 그냥 두어도 잘 붙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혀의 가장자리 손상이고 그 길이가 5mm를 넘어간다면 그냥 두어서는 붙지 않을 수 있거든요. 전신마취의 위험성을 감수하더라도 봉합을 하는 것이 나을지 전문가의 소견을 듣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이하면서도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손상이 있는데요, 윗입술 순소대 손상입니다. 이름만 들어서는 뭔지 잘 모르시겠죠? 우리 윗입술 또는 아랫입술을 뒤집어 올려보면 잇몸과 입술 사이를 연결하는 끈 같은 조직이 보입니다. 이것이 바로 순소대라는 인대의 한 종류인데요. 사실 이 인대는 입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혀 아래에도 있습니다. 혀 아래에 있는 인대는 설소대라고 부르죠. 입술과 혀가 과도하게 움직이지 않도록 운동범위를 제한해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인대가 끊어져서 응급실에 내원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아이들 놀다 넘어질 때 탁자 모서리 등에 부딪히는 경우 입술 안쪽에 있던 인대가 손상을 입는 거죠. 보호자 분들 보시기엔 입 안에서 피가 나니 경황없이 응급실로 둘러업고 뛰어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윗입술 순소대 손상은 대부분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입 안쪽이라 소독도 큰 의미가 없어서 열상이 작으면 그냥 지켜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만약 주위 잇몸 조직까지 손상이 있으면 먹는 항생제만 처방하고 치과 외래에서 관찰합니다. 출혈도 금방 멈추는 부위라 병원 도착할 때쯤이면 지혈도 다 되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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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좀 더 걱정스러운 치아손상에 대해 알아볼까요? 일단 아시다시피 치아는 뼈와 같은 단단한 조직입니다. 따라서 치료도 뼈 손상과 같습니다. 부러지거나 빠지면 제 위치에 자리하게 하고 고정을 해두는 것이죠. 따라서 치아가 빠지면 지체 없이 치아를 병원으로 가져와 제자리에 넣고 고정을 해줘야 합니다. 마침 젖니가 빠질 시기인 7-8세라면 다행이지만 영구치이거나 난지 얼마 안 된 젖니라면 얘기가 다르죠. 치아가 부러진 경우는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빠진 치아는 어떻게 가져와야 할까요? 어디 떨어지지 않고 입에서만 빠진 경우 거나 거의 빠져서 덜렁거리는 경우라면 제자리에 밀어 넣고 살짝 입을 다물어 치과 응급치료가 가능한 대학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어디서 치과 진료가 가능한지 모르신다면 119 상황실에 전화해 물어보셔도 됩니다. 만약 바닥에 떨어져 지저분한 이물질이 묻었다면 절대로 뿌리 부분을 잡거나 비비지 마시고 가까운 편의점 등에서 작은 팩우유를 하나 구입해 치아를 넣어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빨리 가져올수록 치아를 살릴 확률이 높아지므로 서둘러주세요.




치료는 어떻게 하는 걸까요? 치과에서는 스플린트라는 기구를 이용해 빠진 치아를 고정하게 됩니다. 고정해 둔다고 다 살아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렇진 않겠죠? 한 번 빠진 치아의 생착률은 25%가량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빠진 치아를 얼마나 빠르게 뿌리 부분이 손상되지 않도록 가져와 고정하냐에 따라 생착률, 그 치아를 살려 사용할 수 있을지가 결정되죠. 그래서 빠른 응급처치가 중요합니다. 안타깝게도 치아를 가져오지 않거나 뿌리 부분을 다 손상시킨 채 가져오는 경우는 도움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이도 저도 안되면 결국 마지막 단계인 임플란트를 시행하게 됩니다. 자라면서 구강 구조와 치열이 변하는 소아 청소년에게는 임플란트를 시행할 수 없어 성장을 완료한 뒤 임플란트 치료를 하게 됩니다. 임플란트는 꽤 대수술입니다. 먼저 잇몸을 절개해 치아가 빠진 부분에 뿌리 역할을 하게 될 나사를 심습니다. 이후 턱뼈와 임플란트 뿌리가 충분히 붙은 뒤에는 임플란트 머리 부분을 마저 끼워주면서 완성합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수술 전후 합병증도 크고 사용기간도 제한이 있어 임플란트까지 하게 되는 일은 가능한 막아야 합니다.




이번에는 치아가 부러진 경우입니다. 치아 끝부분만 부러진 경우와 중간 부분이 부러져 신경조직이 드러난 경우로 나누어 보아야 할 텐데요. 치아 끝부분만 부러진 경우는 불편하고 미용적으로 문제가 될지언정 통증도 없고 치아가 죽는 경우도 드물어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간혹 충격으로 인해 안쪽 신경이 손상되어 치아 색이 어두워지며 죽는 경우는 있습니다. 이럴 땐 크라운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중간 이상이 부러졌을 땐 어떻게 하느냐, 이제부터 복잡해지는데요. 신경조직이 드러나 시리고 아프기 때문에 그냥 두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신경치료. 치아 속 신경 부분을 제거하고 크라운을 씌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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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입술, 혀 손상부터 윗입술 순소대 손상, 치아 빠짐과 부러짐, 신경치료에 크라운까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얼굴 손상, 그중에서도 구강 손상만 알아보는데도 복잡하죠? 그래도 미리 알아두시면 아이들 다쳤을 때 덜 당황하고 응급처치에 도움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흉터 남잖아요? 아이들 다치지 않고, 특히 얼굴 안 다치고 잘 자라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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