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대한 응급의학회 30주년 기념사업 02
"근데 의국도 없고 과라고 숙소도 따로 없고.
그러니까 응급실 당직 인턴들 방에서 같이 생활하는 거야.
그러니 얼마나 한심해요 볼 때는.
갈 곳도 없고 아무 데도 없고. 과로 인정도 안 되고.
다른 사람들은 볼 때마다 쟤 도대체 저기서 뭐 하는 애냐고 물어보고."
"또 생명을 다뤄야 진정한 의사 같지 않겠냐는 생각도 했고.
또 한 가지는 개업을 하게 되면 쉽게 얘기해서
비즈니스 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하잖아요.
월급도 주고, 병원을 경영하고 해야 하니까.
그러면 진정한 어떤 의료 행위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기 때문에 개업은 접었어요.
개업 안 하고 진정한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쪽으로 하다 보니까
응급의학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제일 가깝죠. 생명도 다루면서
사람이 급하면 제일 먼저 오는 곳이 응급실이니까.
환자가 안 좋고 급하면 다 응급실로 오게 되어 있잖아요.
그런 환자들을 본 다는 것이 자부심이 있는 거죠.
가장 어렵고 급할 때 보는 의사가 응급의학과 의사니까.
그런 의사가 진정한 의사지."
이름 : 이원재
응급의학과 전문의 번호 : 30번
수련병원 :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현근무지 : 강릉동인병원
Q 응급의학과를 학생 때부터 아셨나요?
A 학생 때는 전혀 몰랐고요, 응급의학이라는 말도 없을 때였는데. 인턴을 하면서 그때 레지던트 지원할 때쯤 되어서 일반 외과를 돌았는데, 그때 김세경 교수님이 계셨거든요. 김세경 교수님이 학회 3회, 4회 회장 하신 거 아시죠? 교수님이 외과 보시니까 수술방 따라가서 어시스트 서 있는데, “자네는 무슨 과 할 건가?” 그러셔서 “외과를 해볼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그랬더니, 응급의학을 해 볼 생각 없냐고 그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응급의학이 뭔지 여쭤보니, 미국에서는 한 15년 정도 돼서 이미 하고 있대요. 한국에도 이제 응급의학이 생겨야 할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없지만 해 볼 생각 없냐고. 교수님이 자꾸만 그 얘기를 하셔서 어떻게 어떻게 하다가 거기에 연루되어서 하게 됐어요.
그런데 솔직히 뭐, 초창기에 과라고 인정도 안되고. 근데 수련이라고 뭔가 해야 되니까 응급실에는 있어야 되잖아요. 근데 인턴이 끝나고 다른 애들은 다 1년 차로 각 과로 갔는데, 나는 응급실에 있어야 되니까. 항상 거기 있으니까, 다른 애들이 저보고 왜 계속 여기 있냐는 거예요. 그래서 내 동기가 우스갯소리로 “야 너 도대체 정체가 뭐냐?” 그러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말 하는 사람마다 응급의학과라는 것이 있는데 이렇게 다 얘기하기도 번거롭잖아요. 그래서 그냥 응급의학과라고 뭐 있다고. 근데 의국도 없고 과라고 숙소도 따로 없고. 그러니까 응급실 당직 인턴들 방에 같이 생활하는 거야. 그러니 얼마나 한심해요 볼 때는. 갈 곳도 없고 아무 데도 없고. 과로 인정도 안 되고. 다른 사람들은 볼 때마다 "쟤 도대체 저기서 뭐 하는 애냐?"라고 물어보고.
Q 일종의 연장된 인턴 생활 같은 것이었네요?
A 공식적으로는 촉탁의로, 1년마다 갱신하는 그런 촉탁의로 있었는데. 공식적인 전공의도 아니었고. 병원에서 공식적으로 하는 전공의들을 위한 어떤 프로그램이라든지 그런 거에는 일절 안 들어가니까 우리는. 아예 다 소외되어 있었죠. 그러니까 응급실에서 맨날 사는 거예요. 참 어떻게 보면 한심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나 자신이 회의도 들고.
Q 그럼 김세경 선생님께서 “응급의학 해볼래?” 그러셔서 응급의학이 뭐냐고 물어보셨을 때, 뭐라고 하시던가요?
A 자세하게 얘기도 안 해주셨어요. 응급실을 전담하는 그런 과가 있는데, 미국은 그런 의사를 전담하는 의사가 과가 따로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없어서 만들어야 된다. 해 볼 생각 없냐고.
Q 그러면 전공의 들어오셨을 때 김세경 선생님과 두 분이서 계셨던 건가요 응급실에?
A 그렇죠.
Q 어떻게 근무를 하셨나요 선생님?
A 그러니까 뭐, 항상 응급실에서 사는 거죠. 그러고 뭐 가끔 집에 갔다 오고. 그런 식이였어요.
Q 가끔이라고 하면 일주일에 한, 두 번?
A 정확하게 당직표를 짠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없으니까, 한 번 갔다 오자 하면 갔다 오는 거고. 스케줄도 따로 없었어요. 다만 김세경 교수님이 아침에 출근하시면서 응급실에 들르셔서 한 번 쓱 라운딩 하시고, 퇴근하시기 전에 한 번 내려오셔서 보고 가시고, 그게 다였으니까.
Q 응급실은 환경은 어땠습니까? 옛날 가톨릭 대학병원 응급실, 거기죠?
A 한 30 bed 정도 된 것 같아요. 항상 바글바글 하니까. 응급실이 또 그때, 지금은 서울 성모 병원인데 그때는 강남 성모 병원이었잖아요. 근데 응급실 면적이 그렇게 크지 않았거든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대학 병원 응급실이 입원 대기가 많잖아요. 그러니까 항상 입원 대기로 가득 차 있는데, 새로운 환자는 매일 오니까 얼마나 복잡하겠어요. 그래서 어떤 사람은 여기 2시간만 있으면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다고 그랬어요. 하도 복잡하니까.
Q 그럼 거기서 응급의학 트레이닝받으실 때 어떤 일을 주로 하셨나요?
A 만들어진 업무가 따로 없었고요. 그냥 김세경 교수님 회진 돌면서 말씀해주시면 이런 환자는 어떻고, 어떤 거 해야 되는 거고. 그냥 일반적인 이야기 하신 거죠. 제가 따로 환자를 보고 그런 것은 없었어요. 어떻게 보면은 그냥 방관자적인 입장같이 응급실에 상주는 하는데, 그렇다고 맡은 업무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어정쩡한 상태에서 매일 있어야 되는 그런 거 있잖아요. 내 할 일이라고 정해진 것은 따로 없고. 그러니까 참 지내기가 갑갑하죠.
Q 윗년차가 없으니까 뭘 좀 배우는 것도 없고 했겠네요. 방패 막이도 없고?
A 맞아요. 진짜 혼자서 책 보고 그렇게 해서 자수성가하는 수밖에 없잖아요. 제일 어려운 건 소속이 없으니까. 버려진 자식 같은 느낌 있잖아요. 어떤 집단에서 아무 데도 속한 곳이 없고. 그냥 있기는 있는데, 맡은 일이 정해진 바도 없고. 그런데 항상 거기 있어야 하고. 그게 참 괴롭죠.
Q 다른 과 선생들하고 트러블이 있었겠어요?
A 처음에는 트러블이 있을 만한 것도 없어요. 왜냐면 연루를 안 했으니까. 그런데 그 이듬해에 몇 명이 들어오고 나서, 박규남 선생님도 들어오고 그러면서. 박규남 선생님이 좀 공격적이거든요 일하는 게. 그래 가지고 그때서부터 다른 과하고 갈등이 좀 생기기 시작했죠. 외과랑 막 싸우고 그랬어요.
Q 후배들 들어왔을 때 진짜 반가우셨겠어요?
A 그렇죠. 혼자 있다가, 같은 일원이라는 사람이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Q 선생님이 오라고 밥 사주고 그런 작업이 있었습니까?
A 그런 것은 없었어요. 박규남 선생님하고 황주일 선생님은 그냥 들어왔던 것 같아. 아마 김세경 선생님이 얘기하지 않으셨을까. 그리고 강의 들어가고 하시면서 학생들한테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아요. 응급의학과 앞으로 하면 비전이 있으니까, 한 번 해볼 사람 없냐 이런 식으로 강의하시면서 조금씩 얘기를 하셨던 것 같아요.
Q 외과랑 주로 뭐 때문에 싸웠나요 선생님?
A 이게 사람 나름인데요. 그 외과 레지던트 중에서도 자기네들 자존심이라는 게 있잖아요. 응급실에서 예를 들어 혈압이 떨어지면 C라인(central line; 중심정맥관)도 잡고 그러는데. 그런 환자 있으면 우리가 C라인 잡으니까, 그러면 외과에서 우리 환자를 너네들이 왜 손을 대냐 이거예요. 그런 식으로 해서 박규남 선생님하고 외과 레지던트들하고 싸우고 그랬거든요.
Q 그럼 선생님이 중간에서 중재를 하셔야 되잖아요?
A 아니, 그냥 나는 보고만 있었어. 우리 과가 위상이라든지 그런 게. 과대 과로 얘기할 만한 상황이 아니잖아요. 좀 그런 게 있어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서러움이라든지. 정식 과가 아니기 때문에 떳떳하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Q 같은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2명, 3명 이랬지 않습니까, 서로 되게 친했을 것 같아요?
A 근데 너무 떨어져 있다 보니까, 만날 기회가 별로 없죠. 그런데 가끔 가다가 원주에 모임이나 집담회 가끔 갔던 기억은 나요.
Q 전문의가 되시고 그러면, 전문의 제도가 생길지 아닐지도 모르셨던 거잖아요. 수료증만 받으셨잖아요. 수료증 받으시니까 기분이 어떠시던가요?
A 수료증 안 받는 것보다는 낫지만, 과가 안 생기면 좀 문제가 있잖아요. 언제 생기나, 다른 과에서 반대한다는데. 다른 과하고 같이 걸려 있어서, 김세경 교수님이 의학회 모임에 다녀오셔서 모든 과가 다 반대한다고 그러셨던 기억이 나요. 응급의학과 만드는 것에 있어서 다른 과들이 다 반대를 하는 거예요.
Q 왜 반대를 했을까요?
A 다른 과 의사들 입장에서는 꼭 필요하냐 이런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어요. 특정 전문 과가 아니기 때문에 꼭 그런 것을 만들 필요가 있나,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Q 그럼 수련 마치시고 처음에 어디 병원에 계셨지요?
A 저는 강남 성모 병원에 20년 있었죠 계속.
Q 전문의가 되고 나서도 업무 자체에 변화는 없었겠네요?
A 사람이 계속 들어오면서 조직이 만들어지잖아요. 다른 과처럼 갖추어 가는 거죠. 아침에 컨퍼런스도 하고 회진도 돌고 우리 나름대로. 다른 병원에 있는 우리 과들 다 모여서 레지던트들 집담회 하고, 입국식 하고, MT도 가고. 다른 과들이 하는 비슷한 것을 많이 갖추어 간 거죠. 그것만 해도 얼마나 뿌듯했겠어요.
Q 입국식 처음 하셨을 때 얘기를 해 주시겠어요? 언제부터 하셨습니까?
A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네. 박규남 선생님이 들어와서 몇 년차 되면서 많이 활성화시킨 거죠.
Q 강남 성모에 계시다가 다른 데로, 바로 이쪽으로 오셨나요?
A 네네, 처음에는 그만둔다고 그러니까 병원에서 저보고 미쳤다고 그랬어요.
Q 왜 그만두셨습니까?
A 병원에 있으면 행정 일이 많잖아요. 그다음에 학생 강의도 들어가야 하고, 논문도 써야 하고. 직위가 올라가다 보니까 대학원생 받아야 하고. 병원에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 회의 있고. 그냥 심플하게 환자만 보는 게 나는 좋은데, 다른 게 너무 많아서요.
Q 여기서는 행정 일을 전혀 안 하세요?
A 전혀 안 해요. 내가 원래 원했던 거니까, 그냥 환자만 딱 보고 퇴근이니까.
Q 그럼 대학에도 오래 계셨고 지금 로컬에 나와 계시니까요. 응급의학과 의사한테는 로컬이 더 적절한 건가요?
A 사람에 따라서 자기 적성이 행정일이나 연구, 교육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저처럼 환자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아니면 보직이나 병원일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그거 찾아서 가는 것 같아요.
Q 많은 후배들이 사실은 응급의학의 전문성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해요.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응급의학의 전문성이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A 지금 한 30년 됐잖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응급실에서 응급의학과 의사가 아니면 다른 의사는 못 하는 그런 것을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응급실은 쉽게 말하면 피곤한 곳이죠. 누군가 전담은 있어야 해요. 응급의학과 의사의 역할이 응급의학 의사만 할 수 있는 특수한 게 아니고요. 응급실이라는 공간에 그것을 전담하는 의사가 꼭 필요한 거지, 응급의학 의사가 아니면 어떤 환자를 절대 못 보고 그런 건 아니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그 일이 다른 과에서 하기에는 못 해서가 아니라 힘드니까 안 하는 거죠. 점점 응급실 근무를 다 기피하잖아요. 누군가는 해야 하니까, 응급의학과 의사가 필요한 거죠. 예전에는 다른 과 쓰던 중소 종합 병원이 응급의학과 의사들을 써보니까 좋거든요. 그래서 계속 응급의학과 의사로 채워 가고 있잖아요.
Q 작년에 응급의학과 전문의 2000번이 나왔거든요. 예전하고 비교하면 응급의학이라는 것이 많이 발전한 건가요?
A 학문적으로 발전한 것 같지는 않고요. 응급실에서의 필요한 전담하는 의사로서의 그게 많이 발전한 거지. 학문적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Q 외과를 고민하다가 응급의학을 하셨잖아요. 응급의학을 그만두고 외과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하셨나요?
A 그 생각 말고 개업하기 좋은 과를 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많이 해봤어요. 근데 사실은 제가 응급의학과를 하기 직전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셨거든요 사고로. 아버지께서 개업하면 병원을 차려주려고 하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었어요. 강북에 가지고 계시던 땅에 건물도 짓고 상가도 짓고 그래서. 그런데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그 계획이 다 없어지면서, 그냥 응급의학과를 하게 됐는데. 그런 한 가지 이유가 있고.
또 생명을 다뤄야 진정한 의사 같지 않겠냐는 생각도 했고. 또 한 가지는 개업을 하게 되면 쉽게 얘기해서 비즈니스 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하잖아요. 월급도 주고, 병원을 경영하고 해야 하니까. 그러면 진정한 어떤 의료 행위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기 때문에 개업은 접었어요. 개업 안 하고 진정한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쪽으로 하다 보니까 응급의학을 하게 된 것 같아요.
Q 선생님이 생각하는 진정한 의사상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환자를 도와주는, 치료해주는?
A 네, 그렇죠. 그래서 생명과 관계되지 않으면은, 다른 과 선생님들이 들으시면 기분 나쁘실 수도 있지만, 생명을 다루지 않는 의사는 의사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업하게 되면은 병원 경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업하는 판이에요 그거는. 진정한 의사 쪽으로는 신경을 덜 쓰게 되는 거고.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Q 진정한 의사상에 응급의학과가 가까운 거네요?
A 제일 가깝죠. 생명도 다루면서 사람이 급하면 제일 먼저 오는 곳이 응급실이니까. 환자가 안 좋고 급하면 다 응급실로 오게 되어 있잖아요. 그런 환자들을 본 다는 것이 자부심이 있는 거죠. 가장 어렵고 급할 때 보는 의사가 응급의학과 의사니까. 그런 의사가 진정한 의사지.
Q 응급의학과를 다시 선택하라면 다시 하시겠습니까?
A 절대 안 하죠. 이게 같은 시간 일을 해도 스트레스가 많고 피곤해요. 왜냐하면 어떤 환자가 들이닥칠지 모르니까 환자가 없으면 없는 대로 피곤하고요. 하루 평균으로 오는 환자 수가 있잖아요. 그럼 지금 안 오면 있다가 오는 거예요. 환자가 안 와도 편한 게 아니고, 오면 와서 또 힘들고. 항상 긴장을 하고 있어야 하는 게 싫은 거죠.
Q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세요 선생님?
A 근무 끝나고 나가면, 내 의식에서 없애 버리는 거예요.
Q 친한 후배가 있다면, 응급의학과를 권하지 않으시겠네요?
A 저는 권유 안 해요. 편하게 살 수 있는 과를 하라고 하고 싶죠.
Q 응급의학의 장점 단점은 어떻게 될까요?
A 남들이 볼 때는 그래요. 근무 시간이 있고, 쉬는 날이 있고. 저희는 이렇게 하거든요. 다른 과처럼 매일 출근해서 하는 게 아니에요. 다른 사람이 볼 때는 하루 일하고 며칠 쉰다 그러면 좋다고. 쉬는 것만 생각하는 거예요. 일 자체의 그런 것은 생각 안 하고. 밖에서 볼 때는 몇일씩 놀고 하루 일하고 그거 괜찮은 과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거든요. 그게 생활의 리듬이 깨지기 때문에 몸이 다 망가지는 거예요. 굉장히 피곤한 직업입니다.
생활의 리듬이 깨지기 때문에 건강에 매우 안 좋고 휴가를 못 가요 우리는. 여태까지 휴가 한 번도 못 가봤어요. 왜냐하면 보통 휴가는 일 년에 며칠, 문 닫고 가야 되잖아요. 근데 우리는 휴가를 어떻게 가냐 하면, 나 오프인 날에 휴가 갔다 오라는 식이거든요 병원에서는. 그거는 진정한 휴가가 아니잖아요. 그러면 내가 휴가 갔다 오려면 일을 몰아야 하는데, 무리해서 일을 하고 가던지, 갔다 와서 무리해서 하든지 해야 되는 거예요. 그거 하기 싫으면 휴가를 못 가는 거죠.
Q 지금도 현역으로 당직을 서고 계시잖아요. 몇 세까지 당직을 더 설 수 있을까요?
A 앞으로 많이 해봐야 5년쯤 할 것 같아요. 그 이후로는 그만둬야죠. 밤 근무하는 것은.
Q 직업으로서 응급의학과 전문의 어떻습니까? 좋은 건가요?
A 개인적으로는 자기 프라이드라던가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지는 않아요.
Q 지금 응급의학과를 고민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A 응급의학과 의사의 생활이라든지 단점, 장점 이런 것을 충분히 알고 나서 결정하면 자기 결정이기 때문에 가는 거죠. 그런데 잘 모르고 며칠 쉬고 하루 일하는 그런 것만 보고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Q 2000번대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A 자기가 선택한 일이라면 최선을 다 해야죠.
Q 응급의학에서 이것만 바뀌었으면 좋겠다 싶은 게 있을까요?
A 정확하게 휴가를 챙겨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다른 것은 몰라도 휴가는 못 가요. 딱 한 번 간 적이 있거든요? 어떻게 갔냐 하면, 한 달을 휴직하고 갔어요. 월급 안 받고 한 달 휴직하고 다녀오겠다. 내가 휴가 가면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잖아요. 내 일을 나눠서 해야 하니까. 그래서 병원에서 휴가를 갈 수 있는,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지 않고 가는 제도가 되면 좋겠어요.
응급의학과 1기 22명의 개척자들, 그들의 이야기 들어보기 [인터뷰 모음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