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민 응급의학과 1회 전문의 인터뷰 TFT 위원장

2019 대한 응급의학회 30주년 기념사업 서문

"처음으로 응급의학과의 선배들을 인터뷰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2009년 대한 응급의학회 창립 20주년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너무나도 부족했고 아무런 준비도 없던 시절에
처음으로 응급의학과를 선택하여 수련을 마치고
우리나라에 응급의학과를 탄생시키고 정착시킨
선배들의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도 엄청난 행운이며,
응급의학과의 역사라는 측면에서도
너무나도 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꿈꾸던 응급의학의 이상은
앞으로도 영원히 후배들의 마음속에 남아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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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형민

응급의학과 전문의 번호 : 353번

수련병원 : 경희대학교 병원

현근무지 : 경희대학교 병원




삼국지의 서두는 ‘사람은 같은 냇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고, 때의 흐름은 다만 나아갈 뿐 되돌아오지 않은 것을, 새삼 스러진 삶을 돌이켜 길게 적어 나감도 마찬가지로 헛되이 값진 종이를 버려 남의 눈만 어지럽히는 일이 되지 않겠는가’라는 부정적 서사로 시작한다. 거기에 더하여 우리 짧은 삶의 의미 없음과 세월의 무상함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그들은 이전에 또 다른 삶을 살았던 우리’ 이기 때문에 ‘사람이 거울을 지님은 옷과 갓을 바로 하기 위함이고, 옛일을 돌이켜 봄은 내일을 미루어 살피고자 함이라’라고 그들의 삶을 다시금 소개하는 것이 과거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도 스스로를 돌아보는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으로 응급의학과의 선배들을 인터뷰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2009년 대한 응급의학회 창립 20주년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나는 전문의가 된 지 5년도 안된 새내기로 언제나 무엇인가 홀린 듯 바빴고 한참 응급의학과의 정체성을 찾고자 방황하고 고민하던 시기였다. 스스로 수련과정과 전문의 생활을 되돌아보면, 보람보다는 서운함이 많았고, 그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가 고생하는 만큼 다른 과나 병원 경영진, 혹은 환자들로부터 전문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이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었다. 매번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던 점도 또 다른 서운함의 원인이었다.


원하는 답을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고, 그래서 선배들에게 응급의학과가 과연 무엇인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인지 물어보고 싶었던 마음이 너무나도 간절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러한 멋진 프로젝트를 수행하기에는 내가 너무 어렸고 준비가 부족했으며, 1기 선배들 역시 너무 젊었고 또한 그 당시는 몸도 마음도 잠시의 여유도 없을 만큼 모두가 정말로 바빴다.




이제 응급의학과 창립 30주년을 맞이하여 10년의 기다림 끝에 인터뷰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너무나도 부족했고 아무런 준비도 없던 시절에 처음으로 응급의학과를 선택하여 수련을 마치고 1회 전문의 시험을 통하여 우리나라에 응급의학과를 탄생시키고 정착시킨 선배들의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도 엄청난 행운이며, 응급의학과의 역사라는 측면에서도 너무나도 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이번 인터뷰의 대상을 응급의학과 수련을 마치고 1회 전문의 시험에 응시하셨던 22명의 선배들로 한정하였다. 응급의학의 창립자 선생님들께도 당연히 마땅한 헌사가 있어야 하겠지만, 불확실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응급의학과를 평생의 업으로 선택하여 전공의 생활부터 30년의 역사를 그대로 겪으신 우리의 선배들 또한 후배들의 존경과 헌사를 받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1기 선배님들의 숨김없는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때로는 공감하고 웃고, 때로는 분노하고 안타까워하며 내가 듣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단지 단편적인 추억으로 남길 것이 아니라 후배들을 위한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욕심이 차츰 더 생기게 되었다.


그것은 우리의 응급의학과가 단지 몇 해만 운영하는 것이 아닌 10년, 20년 또 더 먼 훗날에도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창립과 발전의 역사 속에서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과 의미를 찾아 마땅히 계승하여야 할 가치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일을 우리의 후배들이 해야 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반 신촌의 호프집에 모여 전문의가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동그랗게 퍼져나가는 ‘물둘레’처럼 우리나라에 응급의료를 방방곡곡에 퍼트리자며 ‘물둘레회’를 만들었던 22명의 선배들의 염원대로 3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다양한 응급의료기관에서 마치 물이 퍼져나가듯이 온 나라에 구석구석 퍼져나가고 있다.


응급의학과만큼 동질감을 가지고 있는 집단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지금 현재 2,000명 밖에 없어서도 아니고, 생긴 지 30년밖에 되지 않아서도 아닐 것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이익 또는 명분이라면, 우리 응급의학과는 이익 때문이 아니라 응급환자를 살리고 응급의료체계를 유지하는 대의명분을 태생적으로 공유한 사람들이기에, 그 어떤 전문가 집단보다도 무한한 애정과 동질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초창기에 너무나도 많은 일을 하셨던, 그래서 인터뷰에 정말 많이 등장하지만 아쉽게도 만나볼 수 없었던 (故) 장석준 선생님과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었던 (故) 이부수 선생님의 인터뷰를 할 수 없었던 것은 너무나도 아쉬웠지만, 그분들이 꿈꾸던 응급의학의 이상은 기억의 조각이나마 앞으로도 영원히 후배들의 마음속에 남아있기를 기대한다.




근무가 아님에도 나오셔서 병원 구경도 시켜주시고 인천까지 동행해 주신 이대 서울병원의 김성중 선생님. 몇 번이나 바뀐 스케줄의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들어주시고 스승님들과 응급의학과에 무한애정을 보여주신 인천공항의원 최옥경 선생님. 확고한 주관과 철학으로 진정한 의사의 길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주신 강릉 동인병원 이원재 선생님. 응급실 진료 중에 어려운 시간을 내주신 다재다능하신 정호성 선생님.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하지만 응급의학의 아카데미즘을 이야기해 주신 춘천성심병원 안무업 선생님.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이신 것 같은 아직도 열정적이신 분당차병원 김옥준 선생님. 영원한 모범생 이미지의 분당제생병원 김영식 선생님. 화끈함과 도전정신을 가르쳐 주신 강남 성모병원 박규남 선생님. 언제나 미소로 인사를 받아주시고 선비 같으신 원광대 산본병원 이재규, 이준희 선생님. 세상에서 축구와 응급의학과를 가장 사랑하시는 그래서 애정이 넘쳐나는 인터뷰를 해주신 성애병원 장문준 선생님.


너무나도 많은 일을 하셨고, 재미있는 스토리가 많아 최장의 인터뷰를 기록했던 충남대병원 유인술 선생님. 이전에 미처 몰랐던 화끈한 입담과 거침없는 진솔함을 보여주신 김승환 선생님. 너무 많은 재주를 지니셔서 아직도 너무 바쁘게 많은 일을 하고 계신 포항 세명 기독병원 이기중 선생님. 멀리 제주도에서 인터뷰 때문에 상경하셔서 깔끔한 인터뷰의 정석을 보여주신 한라병원 구홍두 선생님.




이 모든 선생님들께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드린다. 또한 아쉽게도 인터뷰에 참여해 주시지는 못하였지만 응급의학과에 대한 애정만큼은 누구보다 충만하신 원광대병원 류수진 선생님, 삼성병원 송근정 선생님, 외국에 계셔서 인터뷰가 불가능했던 김상은 선생님께도 마찬가지로 감사드린다. 인터뷰가 가능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 홍은석 대한 응급의학회 이사장님과, 처음 전문의로 취직한 을지병원에서 만나서 언제나 부족한 나를 일깨워 주시고 넓은 세상을 가르쳐 주셨으며, 이번 프로젝트에 바쁜 일정 속에서도 모든 인터뷰를 함께해 주신 든든한 지원자 을지병원 조광현 선생님께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모든 작업의 최종적인 평가는 온전히 후배들의 몫일 것이다. 또한 이 기록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입장에서 같은 길을 조금 먼저 걷기 시작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입에서 입이 아닌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되는 시대를 넘어선 연결고리가 될 것이며, 앞으로 같은 길을 걸어갈 후배들에게 마치 등대처럼 어려움에 헤매고 있을 때 방향을 가르쳐 줄 마음의 빛을 비춰줄 것으로 기대한다.




PS: 언제나 부탁하면 해결해주시는 명지병원 김인병 선생님. 좋은 촬영팀을 섭외해 준 부천 순천향 김호중 선생님. 균형 잡힌 의견으로 복잡한 문제를 정리해주신 부산백병원 윤유상 선생님. 바쁜 스케줄과 다른 업무들에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원주세브란스 박경혜 선생님, 동아대 박송이 선생님. 새롭고 참신한 의견을 내주신 젊은 피 여의도성모병원 기동훈 선생님, 고대구로병원 이의선 선생님. 또한 어려운 프로젝트의 부담스러운 작가를 맡아주신 이천 엘리야 병원 최석재 선생님. 이 모든 분들이 없었다면 프로젝트는 불가능하였을 것이고 또한 이 분들은 응급의학과의 현재를 이끌고 계시면서 시간이 지나고 또 하나의 역사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빠듯한 스케줄과 일정, 무리한 요구에도 묵묵히 차질 없이 촬영과 영상을 제작해 준 글림 미디어 김용필 이사님과 허현우 감독에게도 응급의학회를 대신하여 고마움을 전한다.




2019년 10월 응급의학과 1회 전문의 인터뷰 TFT 위원장 이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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