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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기쁜소식 인터뷰 질문과 답

인터뷰 210905

1. 응급의학 전문의를 선택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힘들지 않으세요?)

처음부터 응급의학과를 꿈꾸고 선택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지금은 어느 과 보다도 다이나믹한 매력이 있고 응급상황에서 환자의 예후를 크게 바꾸는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2. 응급의학 전문의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된 장면이나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가장 보람된 때는 아무래도 생명을 놓칠뻔 한 위기를 잘 넘기고 살아서 걸어 퇴원하는 환자를 경험했을 때 아닐까요? 심한 가슴 통증으로 왔던 젊은 남성 환자가 심근경색으로 진단되어 시술을 준비하던 중에 갑자기 심장이 멈춰서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심장 혈관을 뚫는 시술을 받았고 천만 다행히 심장 혈관이 뚫린 뒤에는 심장기능이 서서히 돌아와서 중환자실에 올라갔다가 회복과정을 잘 거치고 걸어서 퇴원하는 경험이 한 번씩 생깁니다.


또 어려운 진단을 한 경우에도 보람된 기억으로 남는 경우가 있죠. 단순한 감기증상이라고 생각하고 병원에 왔던 젊은 여성 환자가 검사 결과 심근염, 심낭염이 확인되어서 잘 설득해서 대학병원으로 이송했고 치료 잘 받고 나오셔서 우연히 연락이 닿아서 감사했다고 생명의 은인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기뻤습니다.


3. 응급실에 있다 보면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것 같다. 자주 드는 생각은?

우리가 이렇게 일상에서 생활을 할 때엔 죽음이 아주 멀리 있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잖아요? 응급실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되다 보니 제 나이와 같은 젊은 사람들의 사고도 보게 되고요, 젊은 나이에 중병에 걸린 사람들도 만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삶과 죽음이 멀리 있지 않구나, 종이 한장 차이처럼 아주 가까운 곳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현재에 충실하고 내일이 마지막이어도 후회가 없도록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하죠.


4. 유튜브, 브런치, 책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뭔가요?

앞에 말씀드린 그런 생각 때문에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으려 하는 습관이 생기는 것 같아요. 짧은 인생이란 여행을 하는데 있어서 그 여행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면, 지금 이순간이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요? 먼 미래, 내 후손의 행복을 위해서 지금의 나를 희생할 것이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이 지금 이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행복들을 최대한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그 과정들을 유튜브와 브런치에 기록하기도 하고 사회에 하고 싶은 얘기들을 다양한 채널로 남겨 놓으려는 노력을 하다보니 이렇게 인터뷰도 하는 날이 오게 되었네요.


5. 국내 응급의학 체계 중 개선되길 바라는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에 대해 가장 크게 문제의식을 느끼는 부분은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진 상태로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1차 의료기관이 봐야할 환자가 있고 2차, 3차 의료기관이 봐야할 환자가 있는데 각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대학병원과 같은 3차 의료기관이 1,2차 의료기관에서 관리받아도 될 환자들을 모조리 빨아들이고 있죠. 응급의료기관도 마찬가지 입니다. 환자가 급하다 생각하면 대학병원 응급실로 제한없이 방문할 수 있다보니 정작 중한 환자만 봐야할 3차 의료기관 응급센터는 경한 환자들로 넘쳐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요. 수 년 전부터 실비보험들을 많이들 드시면서 그나마 있던 응급의료관리료라는 제한도 무의미해진지 오래입니다.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죠.


6. 보통 사람들이 꼭 알고 있길 바라는 응급의료 상식이 있다면? 

응급하지 않은 문제를 가지고 낮에 바쁘단 이유로 응급실에 방문하는 분들도 문제지만 정말 꼭 와야하는 응급환자들이 너무 참거나 응급질환인지 모르고 골든타임을 지체하는 경우가 있어 그런 부분들을 알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뇌졸중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가서 나중에 후유증이 남은 상태로 오시는 경우가 있지요.


7. 해외의료봉사 단체 행복한 의사를 만들고 앱을 개발한 이유는?

행복한 의사회란 단체에서 만든 Happy Doctor 앱은 아프고 불편한 곳이 있지만 의사를 만나기 어려운 모든 사람들을 위한 앱입니다. 사실 환자는 전세계 어디에나 발생하고 있고 특히 후진국, 시골 지역에 많은데 의사는 대부분 선진국, 대도시 중심으로 있죠. 그렇다보니 자신의 재능을 봉사활동을 통해 펼치고 싶어도 본업을 마치고 봉사활동을 하는 데에는 한계가 생깁니다. 국경없는의사회처럼 6개월 단위로 본업을 접고 참여해야 하거나 이태석 신부님처럼 온 인생을 다 던져 의료봉사에 올인하지 않으면 쉽게 접근하기가 힘듭니다. 직접 만나서 진료하지 못하더라도 앱의 사진 전송과 번역기능 등을 이용해 상담을 해준다면 의사가 없거나 만나기 어려운 분들께 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냐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 이 앱입니다.


8. 해피닥터 앱 사용 현황이나 소개하고 싶은 사례가 있으십니까?

이제 막 앱을 개발한 단계라서 소개할 사례는 없습니다.


9. 계획 중인 활동이나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Happy Doctor 앱이 지금 기능으로 끝이 아니고 기능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실시간 영상 상담도 준비하고 있고 추후에 현지 간호사 등 지원 인력을 통해 더 큰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들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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