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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응급의료체계 위기와 대안 마련

대한의사협회 인터넷 방송 KMA TV 특별 기획

대한의사협회 인터넷 방송 KMA TV 특별 기획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응급의료체계 위기와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촬영 일시 : 2021년 12월 15일 오전 10시

촬영 장소 : KMA TV 스튜디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 최석재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https://youtu.be/FgkBQwYG-10


안녕하세요, KMA tv입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위중증 환자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응급실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입니다. 재택치료가 어려운 코로나 확진자들이 중환자실이나 병상이 없어 응급실에서 체류되면서 격리실은 부족하니 새로운 환자들 진료가 제한되고, 응급실 의료진들은 코로나 확진병동과 같은 환자 케어와 응급환자 진료를 해야함으로써 번아웃 상태라고 합니다. 오늘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을 모시고 의료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는 현 상황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 최석재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 박수현 의협 대변인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토론회에 대한 진행은 박수현 이사가 수고해주시겠습니다. 


1. 응급실 격리실에 확진자들이 대기 중인 것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수도권 대부분의 격리실에 코로나 확진자들이 대기 중입니다. 병상배정 담당자에게 전화해보면 대기 500번째 이런 응답이 돌아오는데요? 가장 현장에서 몸소 체험하고 계신 분들이 나와계시니 현장 상황을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구체적인 예도 좋고요.


전국에 응급실이 400여개 있습니다. 만약 일일 확진자가 7000명이라고 할 때, 20%가 무증상이라고 하더라도 5000명 이상은 증상이 있다는 것이지요. 응급실 당 최소 몇 명 이상은 방문할 개연성이 충분한 것입니다. 저희 응급실만 하더라도 현재는 하루에 최소 2-3명 정도 많을때는 5명 정도 양성환자가 나옵니다. Expert라고 하는 신속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되면, 정규 PCR을 거쳐 확진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반나절 정도 걸립니다. 이후 감염관리실에서 보건소에 신고하고, 경증인 환자는 귀가하고 중증인 환자는 병상배정을 기다립니다. 이 과정에서 현재는 병상부족으로 엄청난 시간을 대기하게 되고, 위드코로나 시행 전에 1-2일 걸렸던 시간이 현재는 많을 때는 1주일 넘도록 기다리기도 합니다. 만약 투석이나 특수한 처치가 필요한 경우 더 어렵고요, 응급실 간호사들이 방호복을 입고 매끼 식사와 화장실 수발까지 다 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입원이나 전원을 현장에서 결정하지 못하고 중수본에서 배정받는 방식이라 오히려 더 어렵고 늦어진다고 느껴지고요, 지난달에는 3일째 대기하던 환자가 응급실 격리실에서 상태가 나빠지며 심정지가 와서 사망한 일도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사망한 환자는 영안실에서 받아주지 못하기 때문에 화장터로 이송되어야 하는데 이 또한 현재는 하루이상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보호자들과 마찰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응급실 근무자들은 핫라인 전화를 대부분 가지고 있습니다. 근무 중 전원을 원하는 전화가 무척 많이 오지만 실지로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은 거의 없습니다. 2주 전에는 코로나 양성인 35주 산모인데 진통이 오면서 태동이 없다는 것입니다. 경기도 남부에서 동대문구에 있는 우리 병원까지 전화가 왔습니다. 정 어렵다면 응급실에서라도 분만을 하자고 산부인과 소아과 다 설득했지만 결국 감염관리실에서 거절해서 받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아기는 좋지 않은 결과를 보였을 것으로 생각되고요, 드라마처럼 내가 책임질 테니 다 받아라 이건 현실에선 불가능합니다. 


응급실의 진료풍토도 많이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재전원이 불가능한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최종진료가 불가능할 경우 아예 처음부터 환자를 받지 않으려는 현상들이 차츰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응급실 환자도 해결이 안되는 마당에 119에서 중증의 증상을 가지고 있는 환자를 받을 수 있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오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일부에서는 응급실에 자리가 있는데 왜 환자를 못받냐고 119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하지만 결국 재이송을 해야하는 상황이 명확하면 당연히 받지 못하겠지요. 이런 상황에서 응급실들에게 무조건적인 환자수용의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이 통과되어 현장의 응급실 의사들이 느끼는 자괴감과 허탈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2. 위중증 환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고, 중환자실이 포화상태가 되어가니 그 중환자들을 자연스럽게 응급실에서 보게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이니 응급의료체계가 붕괴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응급실은 환자들이 들어올 수 있는 입구 같은 존재입니다. 입구가 막히니 어떤 문제들이 생기나요?


비유하자면, 집안이 꽉 차 있고 방에도 사람들이 가득한데, 응급실은 문을 열어야 하고 사람들은 계속 들어오려 하니 결국은 현관에서 신발도 못 벗고 기다리는 거지요. 중환자실과 관련된 과들은 보통 필수진료과들인데, 대부분 병원에서 이 사람들이 코로나 진료에도 투입됩니다. 동시에 응급실의 응급중환자도 봐야 하고요, 저희 병원 같은 경우는 코로나 진료인력을 지원받았습니다만, 소아과, 방사선종양학과 선생님들로 결국은 기존 인력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들의 진료여력도 지금은 거의 바닥나 있습니다. 


배후진료나 입원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환자들이 응급실에서 체류하는 시간은 차츰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국은 현재는 모든 환자들의 응급실 입장 자체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병원전단계 119에서부터 환자이송이 큰 스트레스입니다. 최소 20군데쯤 전화해야 받아줄까 말까 하다고 공공연히 이야기가 나오고, 대형병원들이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중소병원이나 음압실이 없는 병원, 최종치료가 불가능한 병원에까지 환자를 받아달라고 요청하고 이런 문제들로 계속적인 트러블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전원조정센터에서 근무할 때 포항에 있던 심폐소생술 후 회복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서 2시간만에 경기도까지 전원시켰던 사례도 있었고, 그 병원조차도 장거리 이송에 따른 Warning과 DNR을 받아 줘야 수용하겠다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3. 응급실 내 확진 환자를 본다고 해서 다른 응급환자를 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코로나 환자로 인한 다른 응급환자 진료의 문제점 어떤 것이 있을까요?


1%도 안 되는 코로나 환자가 전체 응급의료자원을 50%이상 차지하는 상황입니다. 다른 환자들의 진료는 당연히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진료의 지연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제가 일하는 응급실의 경우 입장 자체가 보통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나마 들어오면 다행인 것이고요. 3시간 이상 기다리다가 다른 병원으로 가는 환자들도 종종 있습니다. 

응급실 진료 결과 입원이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이전이면 바로 병실이나 수술실로 올라가면 되었지만 현재는 코로나 검사결과가 나온 후에야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입원에 걸리는 시간도 최소 1-2시간씩 길어지고 있습니다. 


더 문제는 음압격리실을 운영하는 주체가 응급의학과이다 보니 음압실에 상태가 나쁜 환자가 누워있다면 의사 1-2명 간호사 1-2명은 D-level을 착용하고 계속 왔다갔다 해야 하니 응급실 진료구역의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집니다. 


4. 응급실 내 발열환자의 진료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나요? 병원 마다 좀 다른가요?


일단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는 무조건 음압 격리실과 이에 준하는 시설에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안타깝다고 또 급하다고 그냥 응급실에 입실해 버리는 순간 그 안에 모든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노출되게 됩니다. 실제로 이런 상황이 벌어져서 여러 번 폐쇄와 격리를 당했었고요. 


수행가능한 코로나 검사도 병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Expert가 양성이 나와도 정규 PCR을 수행할 필요가 있는데 이 경우는 검사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보통 하루에 2회밖에 시행을 못합니다. 시간대가 안맞는 경우 결국 다음날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무조건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Expert가 양성이 나왔을 경우 바로 이동해서 관찰하고 처치와 입원을 담당할 수 있는 특정 시설이 존재한다면 응급실의 음압실 순환은 훨씬 빨라질 것입니다. 


이전에는 선별진료소를 운영해서 발열환자의 동선을 분리시킬 계획을 병원마다 세웠었지만 지금 현재는 선별진료소 자체가 응급실의 부담을 전혀 덜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5. 코로나 확진 환자의 이송과 진료 대응에 있어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Expert로 양성이 확인되면 본인과 보호자에 결과를 전하고, 보호자는 귀가해서 확진검사를 기다리라도 이야기합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접촉했던 의료진이나 보호자는 그냥 일상적인 활동과 업무를 계속하고 있고 최종결과 이후 격리나 폐쇄, 소독 등에 대해서 감염관리실이 결정을 내립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방역택시 부르고, 보건소와 전화하고 감염관리실과 상의하고 이송차량까지 수배하는 모든 행정업무는 모두 응급의학과에서 담당합니다. 


복잡한 사안의 경우 1시간 이상 전화기에만 매달려 있습니다. 보건소 역시 업무로딩이 많아지고 나서는 담당자를 찾기 어려워졌고 전화통화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행정구역이 다른 경우에는 해결이 무척 어렵습니다. 


DOA환자가 코로나 검사를 해서 양성이 나오면 심지어 공무원들이 행정구역이 다르니 집에가서 다시 해당 구 보건소에 신고하라고 종용하는 일까지 생깁니다. 만약 응급실에서 신고할 경우 시신의 처리와 신고, 화장터 이송 등의 행정업무가 응급실에서 수행하게 됩니다. 


6. 응급실에 있는 의료진들이 응급환자도 보고, 오랫동안 체류하는 코로나 확진자들도 보려면 인력이 부족할텐데요. 거기에 전혀 예상치 못한 무증상의 환자들 중 확진자가 나오면서 의료진 감염이나 격리로 이어지면 응급실 유지가 어려워지는데요. 코로나 확진자들을 본다고 해서 의료진 추가 파견이나 지원이 있나요? 의료진 감염이나 격리로 인한 응급실 단기 폐쇄 사례도 있었죠? 


저희 병원은 짧게는 2-3시간, 길게는 하루 정도 폐쇄된 것이 10번 정도 됩니다. 전공의 1년차의 경우 심폐소생술 하다가, 또 무증상이었던 골절환자 접촉 등으로 1달에 2번 연속으로 격리되면서 전공의를 그만두려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 일도 있었습니다. 간호사들도 마찬가지이고 격리가 되면 남은 사람들이 그 업무를 모두 뒤집어쓰는 구조라서 특별히 다른 부서에서 파견이나 지원은 전혀 없습니다. 


얼마전에는 코로나 병동에만 지급된 지원금 문제로 간호사 선생님들이 많은 불만이 있었는데요, 실제 코로나 환자를 가장 많이 보는 응급실 간호사들에게는 지급되지 않고 있어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많은 병원들에서 위험한데 급여도 적은 응급실을 떠나 차라리 급여라도 많이 받는 코로나 병동으로 자리를 옮기는 간호사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7. 응급실은 사실 초반부터 의료진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감염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을 분류하고 검사하는 역할을 했었고요. 백신 부작용 관련된 진료도 가장 많이 한 곳입니다. 119 뿐 아니라 요양원, 요양병원, 병원간 이송 유입 경로는 너무나 많은데, 응급실은 포화 상태입니다. 이 상황에서 재택치료 하다가 안 좋아진 환자들까지 유입된다면 그야말로 붕괴가 올 거 같은데요. 여기서 대안을 좀 고민해봐야 할 거 같습니다. 꽉막힌 응급실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7-1 일단 응급실 내에 있는 환자를 이송시키고 순환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 할 거 같습니다.


(병원전단계, 요양병원, 병원간이송 등 고위험 중증 환자군 보건소 및 공공기관에서 사전 PCR(또는 Expert)검사 및 드라이브스루 검사소 운영)

(triage center 필요 : 지역별로 중증코로나환자 센터(공공병원 또는 민간참여병원, 체육관), 준중환자실 확보하여 응급센터에서 양성환자가 발생할 경우(Expert포함) 바로 이송, 재택치료 시 이상 소견 환자도 이송, 확진검사와 분류, 중환자, 입원 및 생활치료센터, 재택치료 결정) 


7-2  2만명 이상되는 재택치료 환자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할 거 같습니다.


(재택치료자에 대하여 가벼운 의료요구(비위관, 소변줄, 드레싱, 단순열상 등)는 재택치료자를 위한 단기치료센터 방문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수술이나 분만, 투석 등 Elective Medical Needs는 전담병원을 지정하여 해결해야 함. 공공병원이나 지역거점병원을 지정하여 음압텐트, 컨테이너 등을 추가로 설치하여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가 필요한 재택환자에게 최소한의 안전망을 제공해야 하고 이에 따른 시설과 인력지원을 국가가 책임져야 함. 제일 중요한 점은 현재 과부하가 걸린 응급의료체계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함


8. 아까 잠시 응급실 확진자로 인한 의료진들의 부담이 굉장히 크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제 주변에서 응급실 의료진들이 사직했다는 소식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상황이 열악하니 원래 인력으로도 어려운데 인력도 줄어들어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는데요. 의료진들 현재 상태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8-1 응급실 확진자로 인한 의료진들의 부담과 관련된 인력지원에 대한 대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코로나 병동에 준한 국가보상 필요. 응급실의 음압실을 응급센터 인력과 별도로 운영할 수 있는 인력지원체계 마련)


9. 2년 넘게 달려왔지만 아직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응급실은 정말 최전방이잖아요. 응급실이 무너지면 의료의 큰 축이 흔들리는데요. 이번 코로나라는 감염 재난을 통해서 응급의료체계문제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고 중장기적인 개선방향을 고민해봐야 할 거 같습니다.


(응급센터 음압실 인프라 추가구축 및 인력지원, 현 코로나 상황의 여러 문제점들과 지침들의 효과와 현황에 대한 구체적 정보수집, 효율성 평가들을 포함한 백서제작(Documentation). 향후 장기화될 감염병 대응의 미래를 고민하고 보다 효과적 대응방안 마련을 위하여 현재 상황들에 대한 정리부터 시작해야 함.) 


#코로나위기 #응급의료붕괴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 #최석재 #박수현 #의협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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