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닥터스에 찍힌 그날 밤 엄청난 사고 뒷 이야기

가천대 의학과 2학년 의사와 사회 특강 1편


https://youtu.be/7FFH1PhQTms


가천대 의학과 2학년 의사와 사회 특강 1편

닥터스에 찍힌 그날 밤 엄청난 사고 뒷 이야기


그때 첫 전화를 제가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새벽 한 두 시쯤 이었거든요

여기 상황이 급하니

앰뷸런스를 먼저 보내 주세요


이게 무슨 소리인가

보호자분 저희는 응급실에서

앰뷸런스가 나가지 않습니다 그랬더니


아니 여기가 119고 여기가 상황실이에요 그러는 거에요

무슨 소리에요?

그리고 끊고 생각해보니까

얼마나 큰 사고가 났길래

앰뷸런스가 모자란다고 그러나


그래서 2007년도에

이때는 MBC 닥터스 에서

병원 응급센터의 촬영을 하겠다고 허락을 받고

피디님들이 3개월 간 상주를 하고 있었던 거예요

말 그대로 다큐인거죠


옆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이러고 계시다가

갑자기 (의사들이) 환자 (보러) 뛰어 들어가면

이걸 찍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이러고 계시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환자 들어오면 카메라 들고 들어가서 막 찍고

나중에 방영을 해도 될지 안 될지는

보호자 허락을 받고

보호자 허락이 되면 의사 인터뷰 따고

이런 식으로 제작을 했던 거였는데


요즘에는 이런 영상 못 찍을 거예요

왜냐하면 일단은 응급실에 들어가서

카메라가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코로나 때문에도 그렇지만


개인 정보 보호법이나 이런 개념들이 생기면서

아니 환자 치료하는 걸 왜 찍어 말도 안 되지

이렇게 되어 버렸는데


그때 2007년도 2009년도에는

그거를 당연히 다큐니까 찍을 수 있다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때는 그런 영상이 나왔다


그런데 그 당시에 전공의 선생님들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들이

못 씻고 막 잠 못 자고 이렇게

힘든 상태로 일을 하고 있잖아요


전공의 상황을 아시겠지만 1, 2년차 상태가 그러니까

꾀죄죄한 모습에 지저분한 모습에 이런 모습을

방송으로 노출하기가 싫은 거에요


인터뷰 이런 거 다 안 한다고

자꾸 도망 다니고 막 이러니까

그나마 협조를 했던 제가 조금

피디님들이랑 친하게 됐어요


인터뷰 하게 되면 제가 해 드리고

왜냐하면 피디님들 막 찍겠다고

고생하고 안쓰럽고 이렇게 되는데


환자 들어왔는데 무슨 환자인지 모르니까

이걸 찍어야 되나 말아야 하나

안 움직이고 막 이러니까


툭툭 치면서 찍어야 한다고 중요한 환자라고

이런거 이제 해주면 그것만 해도 되게 고마워하고

그러다 보면 저도 인터뷰 더 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서 이제 쌓인 거죠


이거는 닥터스를 보여주는 영상의 의미도 있지만

응급 센터를 간접 경험하는 의미도 있는 영상이에요

왜냐하면 여러분들 본과 2학년이니까

내년이나 내후년에 응급실을 실습을 가죠?


저희 때는 3학년 때 갔는데

그 뒤에 중간부터 4학년들이 오더라고요

4학년 때 가는 걸로 저는 알고 있어요


어쨌든 가게 되면 혼잡한 응급실을 겪게 되는데

사실 한 달 이렇게 응급실을 본다고 하더라도

이런 multiple trauma

중증 외상의 케이스를 이제는 볼 수가 없어요


왜냐 외상 센터가 있잖아요

근데 이때만 해도 외상이니 뭐니

모든 중증 환자가 응급실로 왔을 때였기 때문에

다발성 교통사고로 여러 명이 상태가 안 좋아서

오는 케이스들이 그때는 있었단 말이에요


밤마다 오토바이 사고로 다가

머리 가슴 배 막 열어야 되는

그런 환자들이 한두 명씩 있어 가지고 밤새서

20개 과 콜하고 막 이런 시절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이제 외상센터에서 한번에

다 전문의들이 한꺼번에 내려와서 결정해 가지고

수술방 가 가지고 한번에 수술하고 이렇게 되는 시대지만


그때는 그렇지 않았어서

그래서 그런 간접 경험도 될 것 같아서

이 영상을 골라봤습니다


먼저 설명을 드리면 새벽의 교통사고인데

고등학생 넷이서 아빠 차를

비오는 날 새벽에 끌고 나와서

질주를 하다가

택시랑 사고가 나는 사고였는데


첫번째 환자가 택시 승객이고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가 학생들이었던

가슴 아픈 기억입니다


보셨지만 이런 영상 다시는 만들 수가 없겠죠

딱 봐도 이걸 누가 촬영을 허락하고 그러겠어요

그때니까 할 수 있었던 일이지


어쨌든 사례를 보시면

많이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는데

첫번째 심폐소생술 하면서 들어오는 환자는

그때는 이렇게 다치면 크게 다쳤던 이유가 있어요

안전벨트를 안 맸으니까 거의 다 안 했으니까


여기서 첫번째 택시 승객같은 경우는

50대 남자 환자였는데

술 취해서 자고 있다가 택시 가고 있고 자고 있다가

대시 보드 이제 쾅 하고 부딪치고 추정이죠


쾅 하고 부딪치고 그 다음에

유리에 머리 부딪히고 목이 꺾이고

이런 손상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이 돼서

그걸 알 수 있는 이유는 외상성 질식 상태


흉부 중간부터 위에가 다 시퍼레요

부어 있고 시퍼렇고

왜냐하면 중간에 엄청나게 강한 타격을 받아서

위쪽으로 혈류가 안 도는 거죠

그런 상태가 추정이 되는 상태로 심정지로 왔고요


택시 운전자는 여기 안 나온 택시 운전자는 다행히

안전벨트를 매고 운전해서 그런지

많이 안 다쳐서 다른 병원으로 갔다고 그랬었어요


그리고 두번째 세번째 학생은

앞좌석에 탔던 학생들

그때 앞좌석에도 안전벨트 안 맸겠죠


그러니까 두 번째 환자는 양쪽 혈기흉

가슴 쪽을 핸들에 세게 부딪혔을 걸로 추정이 되고

혈기흉이라고 하는데 폐가 찢어지면서

폐에서 피가 차서 꽉 차 올라 가지고

숨이 안 쉬어지겠죠 당연히 피가 차 있으니까


그걸 뺀다고 관을 넣었더니

이쪽에서 폐에서만 2리터가 나왔다

그 얘기는 뭐예요 우리 몸에서

5리터 혈액이 있는데 2리터가 나왔어요

그러면 순환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수혈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이제 간 거고


세 번째 학생은 그나마

폐나 이런 거는 괜찮은데

머리 쪽이 너무 세게 다쳐 가지고

귀에서 출혈이 나오고 있고

두개골 골절이 강력히 의심되고


왜냐하면 temporal bone fracture 라고 해 가지고

가족에 있는 두개골이 깨지면 귀에서 피가 나거든요

그런 상태가 추정이 되고

아마도 뇌출혈도 있을 테니까


심폐소생술을 해도 폐랑 이런 게 괜찮아도

돌아오지 않는 상태고 이렇게

세 명의 심폐소생술이 동시에 들어온 사고 였어요


그때 첫 전화를 제가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새벽 한 두 시쯤 이었거든요

갑자기 전화가 왔는데


여기 상황이 급하니

앰뷸런스를 먼저 보내 주세요

이렇게 갑자기 전화 하자마자 그러는 거에요


이게 무슨 소리인가

보호자분 저희는 응급실에서

앰뷸런스가 나가지 않습니다 그랬더니

119를 부르세요


아니 여기가 119고 여기가 상황실이에요 그러는 거에요

무슨 소리에요?

그때만 해도 119 상황실이랑 응급의학과가

대화가 제대로 안 됐어요


환자가 온다 뭐 이런 거를

지금은 오기 전에 심폐소생술 몇 분 정도 한 환자

몇 세 정도로 추정되는 남자 환자

외상이냐 아니냐 이런 정도 알려주면서

몇 분 뒤 도착한다 이렇게 알려주거든요

그러면 응급실에서 준비를 한단 말이에요


근데 지금 그게 아니고 갑자기 전화해서 대뜸

앰뷸런스 보내 주세요

자기네 앰뷸런스 모자란다고

그래서 끊고서


우리가 보낼 것은 없고요 빨리 오세요

그리고 끊고 생각해보니까

얼마나 큰 사고가 났길래

앰뷸런스가 모자란다고 그러나


그래서 그때부터 부랴부랴

인원들 내려오라고 하면서 준비를 한 거죠

선배들 내려오라고 하고 왜냐하면


비 오는 날 새벽이어서 그때 환자가 많지는 않아서

저랑 일 년 차 아까 머리 빡빡 깎은

잘 생긴 친구 있잖아요

그 친구랑 같이 둘이서 지키고 있었단 말이에요


그러다가 중간에 나왔던 상급자가 우OO 선생님

그 선생님이 불려 내려온 거고

여 선생님이 제OO 선생님이라고

그 선생님도 불려 내려온 거고

갑자기 다 불려 내려와서 같이 본 거죠


흔한 일은 아닌데

응급실에서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고

그런 환자들이 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를 양쪽 다 할 수 있는 정도의

의사가 되어야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완성이다


우리끼리는 그렇게 얘기를 해서

양방 CPR을 할 수 있어야 된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요즘은 그럴 일은 사실은 거의 없어요


그런 시스템은 옛날 시스템이기도 하고

외상이 일단 외상센터로 가기도 하고

119에서 아직은 잘 안 되고 있지만

좀 분배를 하기도 하고


Disaster 라는 개념이 있는데 재난이 생기면

의료 자원이 모자란 상황이 생기면

예전에 성수대교 붕괴 사건 때나

삼풍 백화점 사건 때 이럴 때는


응급실 자체가 개념도 없을 때여가지고

그냥 급한 대로 실려 나오는 대로

앰뷸런스를 태워서 가까운 병원을 보냈어요


그러다 보니까 가까운 응급실에

경환(경증 환자)이 먼저 차는 거예요

왜냐하면 걸어 나오거나 실려 나오는 환자들은

그나마 살아있는 환자잖아요 살 수 있는 환자

별로 안 다친 환자들이 먼저 실려서

가까운 응급실을 채워버리는 문제가 생기고


중한 환자는 나중에 실려 나오는데

깔렸던 환자 이런 환자는 나중에 실려 나오는데

실려 나오면 갈 응급실이 없어

그리고 더 멀리 가는 그런 아이러니가 생겼고


그래서 응급의학과가 필요하고

Disaster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 시스템은

DMAT 라고 해서 재난이 생기면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가서 현장에서

현장 진료소 같이 임시 진료소를 차려서

거기서 가까운 곳에 중한 환자가 갈 수 있게 하고

먼 곳에 경한 환자가 갈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꾸리죠


Triage 시스템이고 태그를

빨강 주황 노랑 녹색 이런식으로

네 개로 나누고

사망한 환자는 검은색 붙여 가지고 병원으로 보내지 않고

이런 식으로 하기도 합니다 근데

예전엔 그런 게 없었으니까 그런 시절의 얘기에요


그래서 응급의학과 의사는 그렇게

수련을 하는 과정에 있다

그게 2년차. 교수님들 안 나오잖아요?

3년차 2년차 1년차가 이러고 보고 있는 거예요


이런 상황이 생겨도 교수는 안 나타났어요

요즘은 그럴 일 없겠죠? 설마

네 그런 시절입니다


https://youtu.be/UPGv9KrmJGI

#응급실 #응급센터 #중증외상 #응급의학과 #라떼는말이야 #교통사고 #무면허운전 #다발성외상 #심폐소생술 #혈기흉 #두개골절 #뇌출혈 #외상성질식

매거진의 이전글 내 삶에 목표가 있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