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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바람의 내기로 보는 암과 우리 몸의 상관 관계

아미랑의원 김선만 대표원장님의 칼럼




아미랑의원 김선만 대표원장님의 칼럼입니다



해와 바람의 내기



하늘 위가 시끌시끌합니다. 바람과 해가 서로 자기 자랑을 이야기하느라 소리를 높혔기 때문입니다.


해가 먼저 말했습니다.


“나는 위대한 힘을 갖고 있지. 저 들판의 옥수수와 밀도 다 내 덕에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고, 저기 나무들이 푸르른 이유도 다 내 덕이지.”



바람이 말했습니다.


“흥. 네가 만들었다는 저 옥수수와 밀도 내가 한번 후~ 하고 불면 모두 떨어져 버리고 말아. 저기 나뭇잎은 말할 것도 없고 말야. 게다가 내가 구름을 몰고 와서 너를 가려버리면 넌 세상에 보이지도 않는다구!”


바람은 우르르 쾅쾅 소리를 내며 말했습니다.



그 때 길가 한 켠에 한 나그네가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나그네는 긴 위투를 입고 있었습니다. 이 나그네를 본 해는 바람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내기를 해서 누가 센지 결정을 하자구. 저기 길가의 나그네 외투를 먼저 벗기는 쪽이 이기는 걸로 할까?”


바람은 코웃음을 치며 답했습니다.


“좋아. 내 힘을 보라구!”


바람은 무서운 소리를 내며 나그네를 향해 바람을 내뿜었습니다.


갑자기 불어온 바람에 나그네의 외투가 벗겨지려고 했습니다.


“어이쿠. 갑자기 웬 바람이 이렇게 불어?”


나그네는 외투 옷깃을 여몄습니다. 그러자 바람은 더 센 바람을 불었습니다. 나그네는 앞으로 걸어갈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럴수록 외투가 날아갈까봐 더 단단히 외투를 붙잡았습니다. 바람은 지쳐 포기했습니다.



이제 해가 나설 차례입니다.


해는 나그네에게 햇볕을 내리쬐였습니다.


나그네는 어리둥절했습니다.


“방금 전까지 바람이 불더니 이제는 해가 또 나네.”


나그네는 외투를 꼭 쥐었던 손을 풀고 걸어갔습니다. 해는 점점더 강한 빛을 내렸습니다. 나그네는 슬슬 땀이나기 시작했습니다.


“날이 왜 이리 더워?”


나그네는 외투를 벗어 가방 안에 넣고 길을 걸었습니다.



해와 바람의 내기에서 해가 결국 이겼네요.





암치료에 있어 기존의 항암제나 방사선치료가 바람이라면 온열치료는 해라고 생각합니다.



바름을 세게 불면 나그네의 외투를 벗길 수 있겠지만, 그 정도의 바람이면 나그네가 멀리 날아가서 다칠 수도 있습니다.





암환자와 함께 동행하겠다는 의미로 아미랑의원을 하면서 암에 대해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할까 자주 고민해 봅니다. 이렇게 애기 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를 사람으로 친다면, 암은 범죄자에 해당되고 외세의 침입과 공격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비유됩니다. 범죄자의 악독성이 단순 잡범과 조직폭력배 등으로 다양하듯이 암도 성질이 다양합니다. 이것을 우리는 암의 악성도라고 합니다.



사실 태어날 때부터 범죄자는 아닙니다. 살면서 불우한 가정환경이나 나쁜 친구들을 사귀면서 범죄자의 길을 걷게 됩니다. 물론 유전적인 성향은 존재하지만 주변의 지지나 사회적 환경이 더 영향을 미칩니다.



마찬가지로 원래는 정상이었던 세포를 암세포로 변하게 하는 것은 정상세포를 둘러싼 주위 환경입니다. 세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영양과 산소공급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조직으로 혈액순환이 잘 안되어 영양이나 산소공급이 부족해지는 것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세포들은 이것을 생존의 강력한 위협으로 인지합니다. 대부분의 세포는 이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살다가 상황이 악화되면 죽게 됩니다. 그런데 이들 세포 중 일부 독한 세포는 이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며 풀뿌리(영양공급이 안 좋고 질도 떨어짐)를 뜯어먹고, 심지어는 자신의 일부를 희생시키거나(의학용어로는 autophagy) 주변의 죽어가는 동료 세포들을 분해해서 영양물질을 획득합니다. 또한 스스로를 과거 자신을 만들었던 이전의 상태로 퇴행을 시키게 됩니다(이것을 의학용어로는 역분화라고 함)



퇴행이 된 세포는 스스로를 분열할 수 있는 능력도 갖게 되어 억제되지 않는 증식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러한 증식이 덩어리가 되어 우리가 알게 되면 이것을 우리는 종양이라고 합니다. 물론 정당히 자라다가 멈추게 되면 양성종양이라고 하며, 증식억제가 안되는 것을 암(악성종양)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양성종양이 악성종양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나라(우리 몸)에서는 이들 범죄자들, 특히 세력화된 조폭들(종양)을 가만히 놔두고 있을까요? 절대 그럴 리는 없겠죠. 항시 이들을 감시하며, 가벼운 범죄자는 파출소나 경비원들 수준에서 제압됩니다. 하지만 지역을 장악한 조폭세력은 순진한 경찰들로는 제압이 안됩니다. 더욱이 조폭이 관리하는 지역에 들어간 경찰이 비리경찰이 되기도 합니다(M1- 암세포와 싸우는 백혈구/ M2- 암조직을 돕는 백혈구).



지역을 장악하고 있던 조폭은 이를 제어하던 경찰이나 검찰 등의 감시가 소홀해 지거나 약화되면 그 지역을 벗어나서 세력을 확장하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것을 암에서는 전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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