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걸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이 우리를 살게 한다.

크리스마스와 브라운 아이드 소울 콘서트


여행을 좋아한다.


특히,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을 좋아한다. 숙소를 검색하고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여행을 떠날 날을 기다리는 그 과정을. 이상하게 여행은 떠나는 순간보다 기다리는 과정이 더 설렌다. 사랑도 비슷하다고 느낀다. 사랑을 시작하고 나서의 감정도 소중하지만, 상대방에게 처음 느낀 설렘과 서로 알아가는 과정. 상대의 연락을 기다리고, 처음 상대를 만나러 가는, 그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리는 그 순간 말이다.




바질 프로젝트를 이끄는 우리 커플의 시작을 잠시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일을 하다가 만났다. 촬영을 하는 PD와 연기자. 사천의 홍보영상을 촬영하러 서울에서 출발해 경남 사천으로 내려가는 길, 나는 운전을 했고 은서는 내 뒷자리에 앉았다. 차 안에 흘러나오는 내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뒷자리에서는 감탄이 나온다.


"우리 노래 취향이 참 잘 맞아요."


이번 크리스마스에 우리의 음악 취향을 저격할 콘서트가 있었다. 바로, 브라운 아이드 소울 콘서트. 비가 올 때면 <비오는 압구정>, 살짝 둠칫거리고 싶으면 <Brown City>, 얼이 형이 이끄는 애절함에 빠지고 싶은 날엔 <정말 사랑했을까?>. 우리 일상의 순간을 책임지는 브아솔이 크리스마스에 돌아왔다. 그래서 유독, 올해 크리스마스를 기다렸다.




올해는 세 번의 기다림의 정거장이 있었다. 1월 은서의 생일을 맞아 떠난 일본 여행. 북미, 남미, 유럽 등 여러 대륙과 국가를 여행했지만, 가깝다는 이유로 아껴둔 일본을 은서와 떠났다. 반신욕을 좋아하는 은서를 위해 유후인의 좋은 료칸을 예약했고, 생일 당일 이른 새벽에 떠나는 그녀를 위해 마일리지를 탈탈 털어 비즈니스를 탔다. 나에게도 처음 해보는 일들이 많다 보니 이번 은서의 생일은 유독 내가 더 기다려졌다.


어쩌면 바질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만든 일은 공모전이겠다. 올해 두 번의 영상 공모전을 준비했다. 기획을 하고, 촬영을 하고, 편집을 함께하며 우리는 대상을 꿈꿨다. 대상 발표만을 기다리며 매일 홈페이지에 들어가 우리의 수상 내역을 확인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크리스마스와 브아솔 콘서트를 기다리다 보니 벌써 1년이 다 갔다. 올해를 되돌아보면 얼마나 많은 기다림이 있었고, 또 기대한 만큼 큰 실망들도 있었다. 기대와 실망을 모아보니 내년이 기다려진다. 또 2026년에는 어떤 재밌는 일들을 벌이고 어떤 하루를 기다리게 될까?


우리의 기대와 기다림을 바질 프로젝트에 업로드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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