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롤 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을 종종 받았을 겁니다. 그럴 때마다 책에서 본 사람이나 유명한 사람 등을 말했을 겁니다. 롤 모델은 흔히 닮고 싶은 사람으로 풀이됩니다. 그런데 누군가를 닮겠다고 하는 생각이 바람직하기나 한 걸까요?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개인인데 말입니다. 이런 의문에서 출발해서 롤 모델의 의미를 새롭게 찾아보고자 합니다.
롤 모델이란 기본적으로 각자가 훌륭하다고 여기는 사람을 기리는 하나의 방식입니다. 어떠한 이유에서 누군가를 칭찬하고 기억하는 것이죠. 다만 기존에는 누군가를 롤 모델로서 기리는 이유가 그 사람을 닮고 싶어서였습니다. 이순신 장군처럼 용감한 사람이 되겠다는 식으로 말이죠.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롤 모델로서 기리는 건 그 사람을 넘어서기 위해서입니다. 롤 모델은 선의의 경쟁자여야 합니다. 경쟁 구도는 우리가 도전 의식을 키우고 정체되지 않게 해주기 때문이죠. 모방 구도보다 더 강한 동기를 줄 수 있습니다. 혼자 뛸 때보다 둘이 뛸 때 달리기 기록이 더 잘 나오는 것처럼 말이죠. 누군가를 닮는 것보다 그 사람을 넘어서는 새로운 캐릭터가 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저의 롤 모델은 장하석 케임브리지대학교 과학철학과 석좌교수입니다. 솔직히 그냥 제 스타일입니다. 시원시원하거든요. 어쨌든 저는 장하석 교수를 '넘어서고 싶은 사람'으로 고른 것입니다. 장하석 교수는 저를 모르겠지만 저는 장하석 교수와 선의의 경쟁을 할 것입니다. 장하석 교수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더 단순하고 분명하게 이야기하려고 할 것입니다. 장하석 교수보다 어떤 분야에 더 푹 빠져서 그 분야를 즐길 것입니다. 이는 제가 도전 의식을 키우고 정체되지 않게 해줄 것입니다.
기존의 롤 모델은 일방적인 관계를 나타냈습니다. 모범적인 대상을 정해놓고 그쪽으로 나아가는 것이죠.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느낌입니다. 새로운 롤 모델은 상호작용하는 관계를 나타냅니다. 자신보다 강한 사람과 선의의 경쟁을 합니다. 자신을 능동적인 사람으로서 존중할 수 있습니다. '넘어서고 싶은 사람'은 일종의 동료로서 개인적으로도 더 뜻깊을 것입니다. 롤 모델과 경쟁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