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을 하려는 팀장님이 “저녁 뭐 시켜줄까?”라고 물었더니 젊은 팀원이 “퇴근시켜주세요”라고 답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기업 내에서 벌어지는 세대 갈등 중 자주 등장하는 예인데요, 팀장님은 좀 당황스럽겠죠?
회사는 곧 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 안에서 젊음을 바쳐 꿈을 꾸었고 성장을 해왔던 기성세대라면 더 할 겁니다.
하지만 새로운 세대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들은 습관성 잔업, 눈치 야근, 주말 특근 등이 근면함을 증명한다는 관례에 반기를 듭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로열티란?
밀레니얼 세대에게 충성심 대상은 첫째로 나와 미래에 대한 것이 우선이 돼야 하고 다음은 우리 팀과 내가 맡은 프로젝트를 위해서, 그리고 마지막이 회사라고 생각하는 세대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의 조직 문화 개선의 방향은 개인들이 어떻게 회사에 충성심을 갖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는 회사 안에서 어떻게 개인이 성취감을 갖고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울 것인지를 연구해야 합니다.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한 세대
근로기준법에 따라 2018년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면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90년대생들에게는 이제 워라밸이 선택이 아닌 기본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남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길 원할까요?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즐기거나, 취미, 여행 등 개인의 여가 시간으로 활용하길 원한다고 합니다.
마케팅 시장에서는 '편리미엄'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했는데요..편리미엄이란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결합한 용어로 밀레니얼 세대들은 조금 비싸더라도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는 편리한 상품이나 서비스라면 선호하는 현상을 나타냅니다.
가사 노동에 드는 시간을 줄여 가족과 함께 하거나 자신의 시간을 늘리겠다는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는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점점 더 빨라지고 개인의 여가 시간이 중요해지면서 편리함에 대한 욕구는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나라 근로환경에서 워라밸 캠페인이 자리잡기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워라밸이 정착됐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 특성상 90% 이상을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고 산업별, 직군별, 고용형태별에 따라 리더들의 평가는 다릅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기록이 있습니다. p75.
『리더들 역시 워라밸의 가치에는 공감을 한다. 하지만 직장에서의 일을 시간 내에 무 자르듯이 잘라서 관리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중요한 회의나 회사 일정이 있음에도 개인 시간을 우선시하는 사원이 꼭 있다. 뻔히 바쁜 시즌인 줄 알면서도 휴가를 쓰는 모습에 과연 성숙한 직장인의 모습인가 의문이 든다고 한다. 회사의 구성원이 된 이상 회사와의 시간 조율은 필요하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강박감보다는 ‘일과 삶의 조율’이 더 맞는 표현일 수도 있다. 』
성공 대신 성장을 꿈꾼다
90년대생이 생각하는 행복의 프레임은 확실히 다릅니다.
그들은 자신이 중요하고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세대답게
행복은 타인과의 비교나 시선에서 오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서 스스로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신의 성장에 관심이 많습니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지만 새로운 세대들의 성장 욕구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성취 욕구라기보다는 어제보다 나은 나의 삶을 위한 진화과정으로 관점이 다릅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루틴'이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루틴이란 규칙적으로 실행하게 되는 방법과 패턴, 습관을 말하는데 지속 성장을 위해 자신의 습관에 투자하는 젊은이들이 늘었습니다.
특히 요즘 일터로 출근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변했습니다.
급격하게 일터는 디지털 오피스로 변했고 디지털 노마드의 삶이 가능해진 시대가 됐습니다. 디지털 노매드의 삶을 꿈꾼다라고 하면 흔히 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을 떠돌며 끊임없는 여행을 즐기며 일하는 사람을 떠올리는데요
사실 그런 모습은 환상에 가깝습니다.
디지털 노매드는 장소와 관계없이 일을 하고 살아갈 수 있는 자유에 대한 갈망이지 방랑이 아닙니다.
이런 시대 변화에 발맞춰 밀레니얼 세대들은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에 매우 적극적입니다.
일상에서의 즐거움과 재미
한 신문사에서 20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했는데 “어떻게 살면 잘 사는 것일까” 물었더니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사는 것""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요즘 새로운 세대는 과거 어느 세대보다 자율적인 삶 속에서 즐거움을 추구하길 원합니다.
그들은 심각하고 진지한 걸 싫어합니다. 어른들의 말투를 풍자한 '라테는 말이야~'도 그다음에 오는 말들이 길고 자신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고리타분한 말들이기 때문에 거부감을 갖는 것입니다.
90년대생들은 정치나 사회문제의 무거움 마저도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광장문화에 익숙한 세대답게 갑갑한 현실을 해학적 풍자적으로 덜어낼 줄 알죠. 의미가 있으면 sns 통해 공유되고 놀이문화처럼 확산시키기를 즐깁니다. 그렇다고 직업을 대하는 태도나 고민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는 않습니다. 직장은 나의 행복을 얻기 위한 자아실현의 장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일을 충분히 즐기면서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세대입니다.
그들의 언어에 '덕업일치'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덕업일치란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일과 직업이 일치한다는 의미로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덕업일치가 직업선택 0순위가 되었습니다.
책에서는 역사학사 하위징하의 호모루덴스라는 개념을 언급합니다. p.116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호모 루덴스》에서 인간의 본원적 특성은 사유나 노동이 아니라 ‘놀이’라고 주장한다. 또 인류의 문명은 놀이의 충동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한다. 잘 노는 사람이 트렌드를 만들어 낸다. 일도 놀이처럼 할 수 있다면 더 열심히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
젊은 세대가 가장 입사하고 싶은 인기 있는 회사들은 일과 놀이의 경계가 모호한 곳입니다. 직원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생산성을 발휘하도록 돕는 곳, 자유와 책임이 확실한 직장 문화를 갖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와 다른 생각을 가진 90년대생들이 조직에 밀려오고 있습니다.
과거 회사에서는 일을 하고 재미는 밖에서 즐겨도 된다는 생각을 했다면 이제는 일과 즐거움 사이에 명확한 경계를 짓는 것은 쓸데없는 일인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