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놀이처럼 즐거워야 한다.

by 김미라
재미가 밥먹여 줍니다

90년대생은 일에 끌려 다니며 자신은 없고 일의 속성만 남게 되는 국화빵 같은 직장인이 되기를 거부한다. 내가 일을 만들어 가고 일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일도 놀이처럼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언어에 '덕업일치' 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배경을 보면 알 수 있다. 덕업일치란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일과 직업이 일치 한다는 의미다. 그들은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보내는 삶이 곧 ‘성공’이라고 말하며 덕업일치가 직업 선택 조건 0순위가 되었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호모 루덴스'에서 인간의 본원적 특성은 사유나 노동이 아니라 ‘놀이’라고 주장한다. 또 인류의 문명은 놀이의 충동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한다. 잘 노는 사람이 트렌드를 만들어 낸다. 일도 놀이처럼 할 수 있다면 더 열심히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공자는 논어에서‘지호락(知好樂)’을 이야기했다. 지호락이란 ‘그일에 대해 많이 아는 자는 그 일을 좋아하는 자를 당할 수 없고 그 일을 좋아하는 자는 그 일을 즐기는 자를 당할 수 없다’ 는 의미다. 90년대생은 지금 지호락의 마지막 단계처럼 일 자체를 즐기면서 하는 즐거운 직장생활을 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은 기존 시스템에 맞춘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에 회의감을 느낀다. 소모적인 일에 쉽게 흥미를 잃는 것이다. 어렵게 들어온 회사라도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언제든 떠날 의향이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조사한 신입사원의 근속연수는 ‘1년 5개월’에 불과하다.


그러나 기성세대의 해석은 다르다. 일을 즐길 수 있는 단계에 이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 지를 안다. 그래서 일과 재미가 공존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앞선다. 회사에서는 일을 하고 재미는 회사 밖에서 즐겨도 된다고 생각한다. 또는 은퇴 후에 재밌게 살기위해 지금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주의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이 그때는 맞지만 지금은 아닐 수 도 있다.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서 일하는 것이 효과적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90년대생들이 조직에 새롭게 밀려들어 오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하는 인기 있는 회사들은 일과 놀이의 경계가 모호한 곳이다. 구글이 대표적인 예이다. 구글은 개발자의 창의력을 극대화 시키고 일의 능률을 올리기 위한 인테리어를 하고 있다. 계단과 엘리베이터 대신에 미끄럼틀을 이용한다. 알록달록한 가구들과 디자인은 놀이동산을 연상케 한다. 구글의 자유 출근제, 질 좋은 공짜음식, 화려한 복지 시설 등등 이 모든 것이 직원에 대한 존중과 신뢰라고 생각한다. 구글의 직장 문화는 직원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생산성을 발휘하도록 돕고 있다.


비단 구글의 문화만은 아니다. 우리 나라에도 구글 뺨치게 직원의 복지에 힘주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판교의 테크노밸리 기업들은 업무 외 분야에서 직원들의 시간의 누수를 최대한 줄여주도록 돕고 있다. 사내에 주점, 만화방은 물론이고 지정 미용실과 사내 전문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들은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일해야겠다는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보상 방법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젠 더 이상 일과 즐거움 사이에 명확한 경계를 짓는 것은 쓸데없는 일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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